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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예술회관에 피어나는 '봄의 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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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김아연 작성일18-03-28 18:45 조회2,54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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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경란.향2018-매화.2018.캔버에 혼합재.324x260cm.문예회관 갤러리-봄의 연가.180328.jpg
    서경란. 향2018-매화. 2018. 캔버에 혼합재료. 324x260cm

      

     연가 

     

    2018. 03. 14 - 04. 15

    광주문화예술회관 갤러리

     

    길고 추운 겨울이 지나간 자리에 따스한 봄이 찾아왔다. 해마다 찾아오는 봄은 언제나 반갑고 설렌다. 새봄을 맞이하여 광주문화예술회관에서는 봄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소개하는 신춘기획 봄의 연가전을 마련한다. 유난히도 추웠던 올겨울을 뒤로 하고 따듯한 봄과 함께 시작하는 이번 전시에서는 회화·조각·공예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의 감성과 손을 거쳐 재탄생하는 봄과 꽃의 독특한 표현방법과 상상력을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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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단비. 별유천지. 2017. 광목천에 혼합재료

    김단비 작가의 별유천지시리즈에는 봄의 기운이 듬뿍 배어있다. 달콤한 색상의 풍경에서는 따스한 봄이 다가온 것이 전해진다. 작품을 멀리서 보거나 작은 화면으로 볼 때는 단순한 풍경으로 볼 수 있으나 화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러 색감의 안료로 표현된 마블링 기법이 눈에 띈다. 마블링(marbling)은 물과 기름이 서로 섞이지 않는 성질을 이용해 우연의 효과를 살려 작품을 제작하는 기법이다. 작가는 이러한 효과를 이용하여 유동적으로 번져나가는 색채의 흘림과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듯 약동하는 색무리를 나무에 피어난 꽃의 형상으로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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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화영. 바람이 불어.... 2017. 레코드판과 스틸에 먹그림, 아크릴

    금속공예가 김화영은 자연을 주제로 작업한다. 작가는 자연의 근원에 담겨있는 질서와 그곳에 반영된 자신의 내적 열망을 시각화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자연의 이미지를 자신만의 조형 감각과 호흡을 통하여 화면으로 이끌어 내는 독특한 미감을 보여주고 있으며 스틸, 브론즈, 수지 등을 이용하여 꽃들이 만발한 봄날을 표현했다. 은빛의 꽃잎 사이로 다채로운 색감과 형태의 작은 원형은 꽃의 수술로 표현되고 먹의 농담과 번짐을 이용해 곧게 뻗는 나뭇가지는 조화로운 리듬을 이룬다.

    서경란 작가는 음습한 겨울을 뚫고 최초로 봄을 알리는 전령사인 매화를 독자적으로 표현한다. 무심한 듯 툭툭 던져진 붓 터치들과 뒤엉켜있는 화려한 색채에 작가의 따듯한 감성까지 더해져 예술적 생명력을 작품에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작가에게 꽃은 생에 대한 기쁨과 환희를 의미하며, 꽃에 대한 탐구는 작가에게 무한한 표현의 확장과 끊임없는 실험으로서 삶과 예술을 이어주는 매개체로 작용한다.

     

    전현숙.가벼우면 흔들린다(부분)그여자.jpg
    전현숙. 가벼우면 흔들린다(부분, 2015), 그여자(2017). 캔버스에 아크릴

    전현숙의 작품은 작가 자신의 얼굴을 비추는 거울과 같다. 작가는 힘들었던 과거에서 벗어나 꽃처럼 아름답고 향기롭게, 나비처럼 자유롭게 날아가고 싶은 내면의 심경을 표출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여인은 작가의 자화상으로 자신이 겪었던 경험과 기억, 지난 시간의 흔적을 작품에 담아낸다. 작가는 보편적인 여성으로 사는 삶에 대해 고민한다. 아내 혹은 엄마와 작가로서의 삶에서 중심을 잃지 않기 위해 스스로 인생의 균형을 맞추는 법을 찾아가는 현재가 작가 인생의 화양연화(花樣年華)이길 바란다.

    주라영.beyond Here and Now-Wonderful Life.jpg
    주라영. beyond Here and Now-Wonderful Life. 2017. 아크릴판, 수퍼미러에 채색, 프린트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주라영은 봄철에 화려하게 피었다가 시들어버리는 꽃을 우리 삶에 비유한다. 작가는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삶의 방법적인 측면에 질문을 던지며, 꽃에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하여 작품 소재로 삼는다. 화사한 꽃무늬 패턴의 옷을 입고 머리에는 커다란 꽃을 단채 어딘가를 향해 달리는 사람들은 정신없이 앞으로만 내달려야 하는 현대인들의 삶을 표현한 작품이다. 각자의 꿈과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발걸음에서 열정과 에너지가 느껴진다

    싱그러운 바람이 불고, 따사로운 봄날의 햇살과 닮은 이번 전시는 소재, 매체, 기법 등이 다양하지만 따듯한 봄의 빛깔을 표현하며 모든 이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섯 작가들의 시각으로 본 '봄의 이야기'를 감상하며 여유롭고 훈훈한 봄을 맞이하길 바란다.

    - 김아연 (광주문화예술회관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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