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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 미디어아트의 현재와 도시브랜드로 키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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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조인호 작성일18-12-18 18:38 조회2,72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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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창조원에서 열린 2018광주디어아트페스티벌

      

    광주 미디어아트의 현재와 도시브랜드로 키우기

    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 / 2018.11.28 - 12.07 

    광주시립미술관 미디어아트 특별전 / 2018.11.27 - 19.02.24 

    광주문화재단 레지던스 결과보고전 / 2018.12.04 - 12.29

     

    광주는 빛고을이다. 도시정체성의 상징적 개념인 을 광주의 에너지로 삼아 세상을 밝히는 힘이 되고자 한다. 광산업을 광주의 도시개발전략으로 설정해 진흥 육성하고, 이를 예향전통의 예술과 접목시키기 위해 미디어아트를 정책적으로 지원해 왔다. 그 미디어아트를 도시일상과 시민 삶에 밀착시키기 위해 2002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을 창설해서 옛 전남도청 앞 민주광장 일원이나 광주천 주변, 월드컵경기장, 광주문화재단 안팎에서 올해까지 일곱 번째 행사를 개최해 왔다.

    올해 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2018.11.28~12.7)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창조원 복합2관이 주 무대가 됐다. 주제 알고리즘 소사이어티 : 기계-신의 탄생은 판옵티콘 (panopticon) 같은 원형의 독특한 철구조물 전시공간이 전제가 되면서 설정된 개념이었다. 총괄디렉터인 유원준은 근대의 통제된 시·공간은 정보의 편중현상을 만들어냈다. 통제로부터 은폐할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의 자유였고, 민주적 이데올로기였으며, 사회적 변혁의 물결이었다.’고 말하였다. 자유·민주의 통제·억압에 맞서 싸웠던 5·18광주민중항쟁의 핵심거점에서 그 항쟁 이후 40여년이 가까워지는 시점에서 지금의 현대사회는 무엇으로부터 감시·통제되고 있는가라는 진단을 미디어아트를 통해 보여주는 기획이었다.

    기본적으로는 확장하는 정보의 유형과 범위, 그로 인한 소통의 확대와 더불어 유·무형 감시 통제의 강화에 대한 메시지들을 깔고 있다. 유원준은 “‘알고리즘 소사이어티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통해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알고리즘을 통해 분석하고 해결하는 디지털 사회구조에 대한 미디어아트 형식의 반추를 보여주려 하였다. 대부분 개별작품들이 판옵티콘으로 감시되는 원형구조의 셀 공간 안쪽에 배치되고, 원형공간 중앙에는 이따금 서치라이트처럼 조명이 번쩍이는 뾰족뾰족한 조형물이 매달려 있었다.

    실제로 개막식에서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데이터화 해서 음악적 코드로 재조합한 주제영상퍼포먼스부터, 각 셀 공간에 갖혀진 작품들 또한 대부분 기계적 메커니즘, 인공의 기계적 생명체, 인공신경망, 인근지역 교통량 데이터의 영상이미지화, 미세한 지진파동,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데이터를 통한 사건의 추적, 전자게임 아트, 도시 속 인공생태계의 진화 신경망, 모종의 웹사이트로의 링크, 인공위성 데이터, 자율주행, CCTV와 유비쿼터스, 영상 이미지의 추출과 합성, 가상이미지의 유랑과 전복, 거대 매트릭스 안에서의 분할과 복제, 우주적 관점의 존재조명 등등을 보여주었다.

    이런 전시구성과 작품들이다보니 이전의 미디어아트페스티벌과는 확연히 달랐다. 국제심포지엄이 별도로 있긴 했지만 전시 자체나 작품들 구성부터가 시각적 이미지의 외형적 연출이나 훑어보는 구경꺼리가 아닌 깊이 있게 시간을 두고 들여다봐야 하는 담론 위주의 전시였다. 디지털문명의 현재와 미래 또는 4차 산업에 관한 미지의 모호함과 불안감들이 영상과 모니터와 그들을 통해 투사되는 데이터이미지들로 뒤섞인 분위기를 만들어 내었다. 미디어아트의 개념과 방향에 대한 재성찰을 제기하는 것이면서 대중에게는 친절하지 못한 전시회였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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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의 최석영 <시티게임-광주>, 질베르토 에스파자 <도시의 기생생명체>, 정정주 <응시의 도시-전일빌딩>, 지하루&그라함 웨이크필드 <인프라넷:광주>

     

    한편으로 광주시립미술관이 기획한 미디어아트 특별전 당신 속의 낙원이 미술관 본관에서 진행 중(2018.11.27.~19.2.24)이다. 이 전시 또한 유네스코 미디어아트창의도시 지정 4주년을 기념하는 성격인데, 예측하기 어려울 만큼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과학기술의 발전에 대해 유토피아로 인도해 주리라는 기대 또는 정반대인 디스토피아로 몰고 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동시에 존재하는 지금의 디지털문명사회를 미디어아티스트 9인의 작품으로 조명해 보는 전시다.

    정기현은 지금의 문명속도를 제어하지 못할 경우의 2036년 지구모습과 예외점이라는 4상태에서 생태계와 그 너머의 모습을 설치와 영상으로 보여주고, 양민하는 권위와 허구의 상징으로 초고층건물을 설정하여 알고리즘에 의한 수학적 계산을 통해 색을 분해하고 결합하며 비현실적 화상을 만들어 보여준다. 대만에서 온 유안공밍은 난민·테러·냉전·포퓰리즘·기후변화 등의 혼란스러운 현대사회의 문제들을 거대한 테마파크 폭발영상으로 상징화시켜 내었고, 정운학은 부와 명예·권력의 상징으로서 집을 빛이 내장된 입체조형물이면서 각종 기사와 정보들이 넘쳐나는 구겨진 종이집 초상들로 군집을 이루어 놓았다. 그런가 하면 하광석은 자작나무 그림자와 두 개의 달을 수조 위에 떨어지는 물방울의 파장으로 빛과 영상으로 투사하면서 실재와 부재의 허상을, 이배경은 육면체로 분절 연속되는 파도의 영상이미지를 통해 시·공간의 실재와 가상을 공존시켜 보여주며, 임용현은 나란히 병렬된 콜라캔 위에 갖가지 광고와 기사와 비트 강한 리듬의 영상을 투사하여 시각이미지의 착시와 허구의 감정적 동요를 불러일으킨다. 그런가하면 정연두는 60여년의 2세대 시차를 뛰어넘는 같은 나이 소녀들 간의 가상이지만 묵언의 대화를 방직공장 자수노동 영상과 대비시켜 현실인 듯 허상인 듯 2채널 거리풍경으로 연출해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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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미디어아트 특별전 ‘당신 속의 낙원’의 정기현 <실험실-예외점 4℃>, 유안공밍 <Tomorrowland>, 정운학 <종이집>, 정연두 <높은 굽을 신은 소녀>

     

    두 전시와 더불어 광주문화재단 미디어338갤러리는 미디어아트 레지던스 결과보고전- Trace’(2018.12.4.~12.29)을 열고 있다. 김혜경, 문창환, 신창우, 폴 바주카, 최하람, 디이엘(안유자,변수진) 등 올 한해 입주해 활동한 작가들의 활동성과를 내보이는 전시다. 음악의 주파수에 따라 X-mas 트리가 수많은 픽셀로 쪼개진 영상이 현란하게 움직이는 사운드아트나(폴바주카), 여러 곳에서 채집한 환경소음데이터를 시청각데이터로 전환시켜 별자리 같은 영상으로 펼쳐놓기도 하고(최하람), 광섬유와 레이저 빛으로 환상의 공간을 연출하는 등 미디어영상과 디지털기술의 결합(디이엘) 등이 눈에 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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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아트레지던시 결과보고전의 문창환 <2018-1928>, 폴 바주카 <이것은 크리스마스가 아니다>, 디이엘 <찬란란 존재의 빛>

     

    사실 광주에서 미디어아트는 도시문화산업진흥정책과 깊이 관련되어 있다. 본래 회화나 조각을 전공했으면서 미디어아트로 작업으로 전환하거나 확장해서 독자적인 영역을 이루고 융·복합예술의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들도 늘어간다. 그런 만큼 공적 차원에서 개최되는 정례적인 미디어아트 전시들만큼은 보다 전략적인 집중과 연계로 도시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 이를테면 미디어아트페스티벌은 당초 취지대로 시민공동체와 도시일상 속에 미디어아트를 공유·밀착시키는 축제형 이벤트로, 광주시립미술관은 미디어아트에 관한 심도 있는 학술연구와 가능성을 개발 육성해 가는 전문영역의 장으로, 광주문화재단은 기왕 미디어아트플랫폼 조성사업 주관처인 만큼 그 산업화 가능성을 모색하고 키워나가는 역할분담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국제교류무대로 위상을 정착시킨 광주비엔날레라는 플랫폼도 적극적으로 활용해 볼 일이다. 현재 같은 일회성 소모적인 행사로 매년 되풀이하기보다는 국제 미디어아트도시라는 브랜드를 분명히 할 수 있도록 협업과 집중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 조인호 (광주비엔날레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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