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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빛예술창고 담양작가초대전 '죽-세한고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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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7-03-17 08:44 조회3,37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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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빛예술창고 담양작가초대전 -세한고절

     

    담양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담빛예술창고에서 정유년 새해맞이로 담양작가들 초대전을 열고 있다. 담양출신이거나, 담양에서 오랫동안 기거하며 작품활동을 해 온 작가들을 담양 문화공간의 주인공으로 초대한 전시다.

    -세한고절’(-歲寒孤節)이라는 이름으로 222일부터 329일까지 계속되는 이 전시는 담양의 상징인 대나무가 추운 계절에도 홀로 푸르듯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강건하게 독자적인 작품세계들을 펼쳐가는 작가들의 의지를 한데 모아 소개하고 있다. 국경희, 김영설, 김인경, 김재성, 나명규, 노은희, 라규채, 박문종, 서경석, 이이남, 인춘교, 정이석, 한선주 등 13인이 참여하고 있는데, 참여치 못한 작가들도 꽤 많을 것이다. 회화, 설치, 조각, 미디어아트, 도예, 공예 등등 다양한 분야에서 독자적인 작품세계로 이름을 얻고 대부분 개별창작과 더불어 대학이나 스튜디오, 공방 등에서 후학양성과 대외 활동들을 펼쳐가는 무게 있는 중견·청년작가들이어서 더욱 귀한 자리가 되고 있다.


    박문종 <잔> 2010, 종이에 먹과 흙, 76x143cm

    박문종은 흙물이 배이고 쭈그러진 한지에 투박하고 거침없는 필치로
    <> <>을 통해 그 속에 쓰러지기도 하고 일어서기도 하는 현세 인생을 묘사하였고, 그와 전혀 반대로 김인경은 말끔하게 인조가죽으로 감싼 3개의 유선형 구조물에 각기 다른 가방 부품과 장식부재들을 부착하여 엄격한 질서와 긴장미를 응축시키면서 그의 연작주제인 <Silent Voyage>를 출품하였다. 평면이지만 표현방법이 평면이지만은 않은 김재성도 캔버스 뒤쪽에서 일정 간격으로 침핀을 내밀어 질서와 절대미를 추구한 <질서에 관한 어법> 연작을 내보이고 있다.


    국경희 <존재의 가치>(부분), 2017, 목재, 55x55x120cm / 김인경 <Sielent Voyage>, 2012, 혼합재료, 120x120x120cm

    이이남은 신사임당의
    <초충도>를 빌어 역사의 간극을 오가며 나비가 날고 곤충들이 오가는 살아있는 미디어아트 영상작품을, 나명규는 강렬한 원색의 네온피스를 이용한 문자형 라이트아트로 이기심과 불협화음을 표현한 <Erehwon(낙원)>, 국경희는 통나무의 생명력을 살린 의자형태 조형물로 인생의 탐진치와 희노애락을 담은 <존재의 가치>를 선보인다.


    이이남 <초충도> 2009, LED TV, 9분55초

    다양한 자연의 오브제들로 공예와 설치요소를 섞어 얽고 풀어내며 방사선 형태의 조형작업을 계속해 온 노은희는 <대나무->, 섬유와 종이소재들을 섞어 여린 물성의 삶을 엮어내며 아날로그와 슬로우 인생을 추구하는 한선주는 <존재의 이유>를 제목으로 붙여놓았다.


    노은희 <2017-01 대나무 원>(부분), 2017, 한지,대나무,면사, 300x200cm / 한선주 <Empty action>, 2015, 섬유 가변설치

    한때 도조형식이면서 파격과 자유로운 조형성을 적극적으로 펼쳤던 서경석은 넓직한 연잎모양의 그릇에 잔잔히 옥빛 유약을 두른
    <연잎으로부터> 7점을 북두칠성모양으로 배치했고, 지역 문화유산인 조선초기 무등산 분청기법을 독자적으로 해석하고 재현해 온 김영설은 평평한 접시에 거친 백토분장과 흘림그림들을 올린 <BC-Plate>들을 벽면에 불규칙적으로 붙여놓았다. 장작가마의 불맛과 재유의 자연스러운 흡착을 살린 정이석은 그 접시들에 유리조각들을 부분적으로 녹여 장식효과를 낸 <흔적>들을 마찬가지로 벽에 붙여놓았다.


    서경석 <연잎으로부터>, 2016, 백토.옥색유, 56x56x15cm / 김영설 <BC-PLATE>, 2017, 도자점토.분장토.재유, 37x38x5cm

    온통 눈으로 뒤덮인 회백색 단색조 풍경 속에서 ()’을 바라보는 라규채의 <메타세쿼이아길><당산나무>, 오랜 세월 폐허 속에 빛바래고 추억도 낡아버린 학교의 흔적들을 담아내는 인춘교는 창평·함평·나주 등지 폐교의 모습을 <지난날 처음 마주친 그때처럼> 연작을 전시하고 있다. 담양을 연고로 하지만 작품의 소재를 담양에 국한하지 않으면서 평소 각자의 독특한 예술세계들을 자유롭게 내보이도록 한 이번 전시는 최근 현대미술의 다양한 관심사와 표현어법들을 고루 보여주고 있다.

    전시를 기획한 장현우 담빛예술창고 예술감독은 훌륭한 토양위에 미래를 준비하는 글로벌리더쉽, 지역예술가들의 활동을 이번 전시를 통해 국내외에 홍보하고 싶다고 말한다. 담양문화재단이 담빛예술창고를 연지 1년 반 동안 이 문화공간에서 예술을 일상생활에 접목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운영해 왔는데, 이번 담양작가들의 전시도 담양을 빛내는 의미 있는 기획전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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