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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월광주 오월전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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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6-05-20 19:04 조회4,75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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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월광주 오월전시들


    5·18
    광주민중항쟁 36주년을 맞아 여러 관점의 오월전이 열리고 있다. [오월의 유전자](광주시립미술관 금남로분관), [문선희 개인전-‘묻다두 번째 이야기](은암미술관), [박불똥 신작전-세월아 나오너라 달맞이 가자](메이홀) 등이다.

    광주민미협-‘오월의 유전자

    이 가운데 공식기념행사와 연결된 오월전[오월의 유전자]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해체되어 사라진 광주전남미술인공동체활동시절부터 매년 오월이면 연례행사로 판을 벌여온 오월전28회 째 맥을 잇는 전시이기도 하다. 36주년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가 주최하고 광주민족미술인협회가 주관한 이 전시회는 아름다운 숨의 대물림이라는 부제로 514일부터 25일까지 광주시립미술관 금남로분관에서 열리고 있다. 광주민미협 허달용 회장은 동시대의 억울하고 고통 받는 삶들에 응답하고, 그 행동에 책임을 지는 작가들이 모여 오월광주의 숨결을 이어가는 전시회를 마련하였다고 말한다.

    출품작 가운데는 단연 시대풍자화들이 주류를 이룬다. 현재 시국에 대한 심중들을 상징적으로 대변한 정희승의 <문 앞에 어둠>은 제목 그대로 시커먼 장막처럼 드리워진 검은 현실 앞에 참담한 표정으로 눈을 감고 선 자화상, 막힌 현실에 대해 대놓고 현 우리나라 현실에 대한 당신의 생각?’을 스티커 붙이기로 유도하며 통일, 민주주의, 기회균등, 정의에 장례를 지내는 이사범의 <근조>, 곤룡포를 입은 대통령을 떠받치고 있는 정치사의 아이러니한 역사와 현실을 풍자한 김화순의 <그들이 행복한 나라><총을 든 여자>, 분노인지 응어리인지 5·18민주광장 분수대에서 화산처럼 핏줄기가 하늘로 솟구치는 김병택의 <광장의 기억-불꽃> 등등이 눈길을 끈다.

    이외에도 이 전시에는 강선호 강일호 김규표 김정환 김희남 김희련 노여운 류기정 박태규 배일섭 심우삼 이관수 이두한 이상호 이현숙 이혜숙 정진영 조계철 조 현 최병진 최재덕 위재환 허달용 등 3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문선희 개인전; ‘묻다-두 번째 이야기

    또 하나 독특한 기획으로 오월의 기억을 모아낸 전시는 문선희의 [묻다-두 번째 이야기] 전시이다. 은암미술관에서 510일부터 22일까지 열리고 있는데, 80년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40대의 시민 80명을 대상으로 작년부터 인터뷰를 통해 그들 기억 속의 5·18을 불러낸 새로운 방식의 오월전이다. 세상물정 모르고 호기심과 겁도 많았던 초등학생 시절 그들에게 각인된 오월에 대한 기억과 상처, 이후 비로소 깨달은 것들에 대한 얘기들을 그들이 살았던 마을 특정공간의 사진과 기억을 가장 간략하게 함축하는 언어들을 나란히 병렬시키는 방식으로 같은 크기의 주제연작을 한 줄로 이어 놓았다.

    별거 아닌 기억들이 옹기종기 모여, 별거 아닐 수 없는 무언가로 영글어가는 동안 나는 기묘한 통증에 뒤척였다. 아이들의 기억은 불완전한 것으로 치부될 수 있지만, 그들은 읽거나 들은 것이 아니라 직접 보고 겪었다. 기묘한 통증을 벗 삼아 오롯이 한해를 걸었고, 우연한 벽의 흔적이 무연한 아이들의 기억과 뒤엉키면서 역사의 현재에서 서성인 작가의 숙고와 상념들이 한 컷의 사진과 한줄 시어 같은 짧은 말들로 절묘하게 짝을 이루고 있는 작품들이다. 그들 기억 속 5·18에 대해 묻고, 그동안 묻혀 있었던 이야기들을 오월 한가운데로 끄집어낸 작업들이다.

    낡은 창문 위 흙 한덩이 던져져 흙물이 흘러내린 자욱의 벽면 사진 옆에는 ’, 홈통 아래로 빗물이 쏟아져 흘러내려 흑갈색 얼룩들이 파편처럼 흩날리는 사진에는 두두두두’, 낡은 창틀 녹물이 벽을 타고 검붉은 색으로 흘러내린 사진에는 피가 모자라요’, 벽 아래 균열자욱이 달리는 사람모양으로 금이 간 사진에는 도망쳐’,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린 녹물 아래 페인트가 벗겨져 일어나고 시커먼 시멘트벽색이 비치면서 처참한 주검의 무더기와도 같은 사진에는 오메오메등등 사진과 글이 조합을 이루어 메시지를 울려내는 표현들이다.

    문선희의 이 작업들은 묻고, 묻지 못한 이야기-담벼락에 묻힌 5월 광주라는 이름의 책으로 출판되어(도서출판 난다) 개막일에 출판기념회를 함께 열기도 했다. 굉음을 내는 거대한 탱크를 호기심으로 쫓아갔던 이정록(당시 10), 불발 최류탄을 가지고 놀다 터져 온통 눈물바다를 만들었다는 정제호(당시 8), 일주일을 집에 들어오지 않아 초상집을 만들어놓고 도청 앞에서 전단지를 뿌리고 있던 형을 간신히 찾아냈던 조승기(당시 10), 빨리 집에 가라는 오락실 주인말을 듣고 도로를 건너다 총소리를 들었는데 옆에 쓰러진 어떤 형의 얼굴이 절반은 사라져 버렸던 충격적인 현장목격 등등이 실려 있다(광주일보. 2016. 5.12일자 참조). 개인마다 가슴 속에 묻어둔 치유되지 않은 충격과 상처와 기억들이 한자리 전시작품과 책자로 엮어져 역사 속 그때를 복원하는 자료가 되고 있다.




     

    박불똥 초대전; ‘세월아 나오너라 달맞이 가자

    해마다 오월을 맞아 특별한 전시를 기획해 온 메이홀이 올해의 오월 특별기획전으로 마련한 전시는 박불똥의 풍자화전이다. ‘시대의 참람함에 맞서는 웅혼하고 강직한 예술적 분투라고 박작가를 소개한 임의진 메이홀 관장은 재기발랄한 포토몽타주는 시대를 묵직하게 가로지르면서 합성, 재현, 조합, 복제의 작란질은 물론 마주하기 불편한 속살까지 태연히 드러내 보여주며 일련의 쇼크를 선물합니다. 그 쇼크가 때로는 감동어린 생의 대면이라 여겨진다고 전시를 안내한다.

    511일 시작해 29일까지 계속되는 이 전시는 박불똥의 2014년 이후 근작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그만큼 세월호 사건과 국가폭력, 작금의 일그러진 정치상황이나 시대상, 자본주의 세태, 사회적 공분꺼리들이 왜곡된 역사와 현실에 관한 일련의 풍자와 비틀기 연작으로 담겨진 피그먼트프린트 방식의 포토꼴라주 작업들이다.

    대통령이 응시하는 어두운 허공에 이승만-박정희-전두환의 환영들이 어른거리는 <변비>(2014), 침통한 표정의 장준하·노무현 두 분의 얼굴이 이명박·박정희 두 얼굴과 서로 마주하고 그 사이로 대통령선거 투표용지와 용봉문 아래 춤추는 대통령을 배치한 <통조림과 추락사의 역사>(2014), 박정희·히틀러·김정일 등 세계 권력가들이 저마다의 꿍꿍이로 테이블에 둘러앉은 가운데 박대통령에게 권총을 겨눈 김재규 등의 인물들이 조합된 <최후의 반찬(反餐)>(2014), 청와대 앞마당을 가득채운 호수에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는 <멍청(와대단)한 대통령> 등 풍자와 위트로 이미지를 조합시킨 작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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