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인간의 공생 ; 무등 환경미술제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5-10-14 08:51 조회5,711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자연과 인간의 공생 ; 무등 환경미술제 무등현대미술관 세번째 환경미술제교감·공생·역설로 만나는 자연도회지 삶의 단상과 환경 풍자 “훼손된 환경을 치유하고 지속가능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상상과 기술을 포함하는 인간의 활동인 예술을 통해 자연과 인간의 새로운 관계를 재고하고 자연과 환경에 대한 공감력을 고취시키고자 한다” 올해로 세 번째를 맞는 무등현대미술관의 ‘자연과 인간, 인간과 자연’을 주제로 한 환경미술제의 기획의도다. 무등현대미술관이 주최하는 이번 제3회 환경미술제는 지난 10월 7일에 시작되어 12월 6일까지 두 달여간 진행된다. 이전에는 미술관 기획행사로 실내전시 위주였다면, 올해는 무등산공원관리사무소의 협조를 얻어 문빈정사 주변까지 야외 전시영역을 넓혀 놓았다. 물론 국립공원 구역에 인위적인 창작물을 꾸민다는 게 자연의 원형보존을 우선하는 공원관리 입장과 부딪히는 건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행사취지와 작품의 개념, 설치형식들에 관한 여러 차례 협의 조정을 통해 무등산 자연환경에 관한 보전의식을 높일 수 있다는데 뜻을 모은 점도 자연과 예술이 접속되는 과정이었던 셈이다. 크게 보아 미술관 전시실을 이용하는 본전시의 여섯 작가 작품들이 주로 인간 삶의 환경에 대한 메시지들을 담고 있다면, 바깥 산자락과 계곡, 편백나무 숲에 자리를 잡은 특별전의 여섯 작가 작품들은 자연을 소재로 생태적 메지시를 전하는 현장감 있는 작품들이었다. 미술관 본전시 작품 중 문선희의 ‘묻다’ 연작은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 등 가축전염병 때마다 대량 살처분한 생매장지의 기록사진이다. ‘천만마리 이상의 생명을 삼킨 4800여 곳 가운데 100여 군데’를 수차례 찾아 그 생명들을 덮어버린 흙 위에 새로운 생명으로 허옇게 피어난 곰팡이와 푸른 싹들을 촬영하고, 그 곳에 묻힌 동물들의 숫자를 작품제목으로 붙여 놓았다. 이정배는 산과 강 사이에 장벽처럼 들어선 아파트단지 사진을 한지에 흑백으로 인화한 ‘잠실’과 함께 거대한 암벽 위에 성채처럼 올라선 인공 구조물에 현대 도시민의 일상과 욕망의 잔편들을 미니어처로 섬세하게 빚어 구성한 ‘설악 스튜디오’로 우리 삶의 모습들을 되비춰내었다. 김지은도 도시환경에 대한 풍자를 설치로 연출했는데, 가느다란 비계들로 쌓아올린 ‘공중누각’에 콘크리트 파편들이 얼기설기 붙어있거나 레미콘 배경으로 그 파편들이 나뒹굴고 있다. 엄기준은 인간 욕망이 빚어낸 환경파괴를 북태평양에 떠도는 플라스틱 아일랜드를 차용해 풍자하면서 결국 인과응보로 재해처럼 덮쳐질 기묘한 풍경 연작을 보여준다. 그런가 하면 표인부는 사각 종이화판에 천연 종이를 일정방향이나 패턴으로 찢어 붙이고 먹색 농담을 물들여 자연의 운율을 시각화시켜낸 ‘바람의 기억’ 연작을, 조성숙은 미술관 입구에 마른 나뭇가지와 이파리로 ‘생각의 둥지’를 엮어 생태치유 공간을 열어놓기도 했다. 야외 작품들은 오가는 산행객들과 더 쉽게 교감을 이루고 있다. 문빈정사 앞 풀밭에 박정룡은 오므린 손바닥에 한그루 나무가 자라는 모양으로 ‘손으로부터’ 조각작품을, 위재환은 환경오염을 피해 무등산 계곡까지 올라온 흰 상어고래 이야기를 ‘여행자’라는 제목으로, 윤윤덕은 나무 사이사이에 색색의 거미줄과 움집모양들을 엮어 ‘즐거운 상상’의 공간을, 이정용은 공터 풀밭에 속이 텅 빈 침대와 흰 담요를 놓아 상상으로나마 자연 속 ‘휴식’을 취하도록 해 놓았다. 또한, 오솔길 넘어 편백나무 숲에는 울퉁불퉁 거친 작은 돌멩이들에 색색의 그림을 그려 마치 야생 동식물을 찾는 것과 같은 재미를 펼쳐놓은 정현경의 ‘숨은 그림찾기’, 숲을 감도는 바람결과 이파리들의 소삭임을 자연음악으로 즐기도록 음표들을 설치한 김수옥의 ‘자연과 인간의 아름다운 결합-불이不二’가 산행길에 특별한 만남을 만들어 준다. 이밖에도 관객참여 전시, 작가와 산책, 무등산국립공원과 함께 하는 아트 N 로드, 뮤지엄 N SNS 등 자연과 예술, 미술관과 야외공간, 작가와 관객, 온·오프라인들을 잇는 여러 형태 프로그램들로 교감과 공유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이번 환경미술제는 무등현대미술관과 무등산의 장소성이나 존재가치를 서로 배가시켜주는 상생프로그램이 되고 있다. 아직 행사규모는 소박한 수준이지만 내년부터라도 행사공간이 갖는 생태환경의 특성을 차별화시켜내는 기획과 지원이 더 힘을 받는다면 광주와 무등산에 문화적 가치를 더하는 큰 울림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인호의 미술이야기 (전남일보. 2015. 10. 14)▲ 문선희 <묻다-11800-02> 2014, 디지털C-프린트 / 엄기준 <If and somewhere-CA2> 2015. 캔버스에유화 ▲ 김지은 <레미콘> 2015, <공중누각> 2012-13, 가변설치 ▲ 이정배 <설악스튜디오>와 부분, 2012, F.R.P와 Resin ▲ 박정용 <손으로부터> 2015, F.R.P / 윤윤덕 <즐거운 상상> 2015, 가변설치 ▲ 조성숙 <생각의 둥지> 2015 / 김수옥 <자연과 인간의 아름다운 결합-不二> 2015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