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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슬렁거리는 시대의 괴물 몽타주 - 최요안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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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6-06-21 20:41 조회4,68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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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안에 어슬렁거리는 시대의 괴물 몽타주
    - 최요안 개인전

     

    나의 작업은
     우리 안에 어슬렁거리는 괴물에 대한 포토몽타주이자
     현실의 조각들을 이어붙인 세월의 기록이며
     우리를 낳고 우리를 만들어낸 이 세계에 대한
     어두운 자화상이다


    지난
    69일부터 71일까지 생각상자갤러리에서 세 번째 개인전을 갖고 있는 최요안이 갤러리 벽면에 작품들과 함께 붙여놓은 작가노트의 일부다.

    최요안은 그동안 개인전과 여러 기획전들을 통해 정교한 포토콜라주와 더러는 필요한 부분에 회화작업을 곁들인 평면작업들로 거대권력과 무자비한 힘, 속절없는 도처의 희생들, 부조리, 유약한 사람들 등등 시대와 세상을 풍자하는 독자적인 현실주의 작품들을 선보여 왔다. 생각상자갤러리의 기획전으로 초대된 이번 전시 또한 그 맥락을 이어가면서 새로 시도하는 일부 작업들을 내보이고 있다.

    그의 세상에 대한 작가로서의 기본시각에는 풍자와 비판, 저항의식들이 기저에 깔려 있다. 작가노트에서도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거의 모든 인류사의 비극은 대체로 기득권을 쥔 특정 소수집단의 권력을 사유화하고 개인을 집단에 예속하면서부터 시작된다. 끝없는 거짓말로 불안과 공포를 생산해내는 악랄한 저치와 인간과 자연을 통째로 집어삼키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탐욕스러운 자본, 사람과 사람을 갈라놓고 증오와 갈등을 부추키는 종교와 각종 이데올로기이 시대 안에 보이지 않는 하나의 거대한 괴물을 만들어낸다.”고 말한다.

    그런 의식은 이번 작품들에서도 이전부터 연작으로 다뤄오던 다윗과 골리앗처럼 전진하는 무쇠덩이 탱크 앞에 뛰어들어 화염병을 던지는 소년, 달러와 위안화로 가득 채워진 몸뚱이에 복잡하게 얽힌 회로들을 철모 아래로 드러내거나 야수와 해골머리로 묘사된 살인병기 군인들, 획일적으로 집단화된 군대조직의 기념사진 소재들이 주류를 이룬다. 이들 형상들은 세상의 온갖 이미지들이 콜라주로 모아져 이루어낸 욕망과 권력과 혼돈의 집적물이자, 냉혹한 무력과 살육의 병기들을 화폭에 불러내어 그 실체를 면밀하게 들여다보도록 정렬시켜 놓은 세상의 표본들이기도 하다. 모두가 독재권력자의 허세나 무자비한 진압, 역사의 아픈 상처들, 세상 도처에 널부러진 주검과 희생들의 이미지들이기 때문이다.

    이들 군사문화 연작과 소재는 다르지만 발언은 다르지 않은 것이 선붉은 살코기덩이로 표현된 남성 신체 이미지이다. 바디빌더의 건장한 상체를 정육점의 생고기 붉은 살덩이처럼 묘사하거나, 거죽이 벗겨진 해부도 같은 전신상을 등장시킨 것인데, 지금의 물신주의나 감각위주 세태를 비판적으로 재현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들 피비린내 풍기는 육신이미지들은 같은 콜라주기법으로 전시장에 함께 걸린 순박한 시골아이들이나 마을청년들의 단체사진 이미지는 이들을 짓누르는 위압적인 분위기의 무력집단과 강렬한 대비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러면서 한편에는 빛바랜 5·18광주민중항쟁의 흑백기록사진들에 노란나비를 그려 넣어 증발된 역사에 기억을 회생시켜내는 소품들을 배치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나무형상을 묘사한 콜라주작품들이 새로워 보인다. 넓은 화폭에 큰 나무 한그루를 묘사한 구도인데, 말라든 대지에는 온갖 약육강식의 풍경들이 채워지고 나뭇잎부분은 세상의 잡다한 잔편들로 무성하게 뒤덮여있다. 순수 자연에서까지 예외일 수 없는 힘의 불균형, 자본과 탐욕의 잠식 등 세상풍경으로 묘사하고 있는 또 다른 연작들이다. “수많은 생명들이 전쟁과 환란의 거대한 수레바퀴에 휘말려 이슬처럼 사라지고,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개인의 삶과 운명이 타자에 의해 저당 잡혀있는 부조리한 현실을 들추어내는 시대비판과 풍자의 그림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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