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3주기, 세상에 묻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7-04-15 16:46 조회4,024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세월호 참사 3주기를 추모하는 광주시립미술관 [홍성담 세월오월전] 옥외 걸개그림 세월호 참사 3주기, 세상에 묻다 2014년 4월 16일.. 꽃다운 여고생들과 교사·일반인 등 304명의 못 다한 생이 깊은 바다 밑으로 사라져간 세월호 침몰 대참사. 그 거대한 철제덩이가 서서히 바다 속으로 가라앉아가는 과정이 온 세상에 그대로 생중계되는데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청와대와 정부의 대처, 엉켜져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가는 의구심들에 모두가 그저 황망하기 이를 데 없었던 그 날. 마지막까지 가까스로 하늘로 내밀고 있던 세월의 부리마저 물속으로 사라져버린 적막의 바다에서 그날 이후 수백의 넋들이 허연 파도로만 일렁였을 뿐... 집단분노, 피울음, 합동제단, 위령제, 매주 추모집회, 추모 전시회, 법정에 선 인물들, 그보다 더 큰 충격과 집단 침몰, 부유물처럼 떠오른 권력의 그늘과 세상 민낯들... 그런 3년 세월이 구천의 혼백들처럼 황망히 떠돌다 지금 침몰 3주기를 맞았고, 괴물처럼 섬찟하기까지 한 육중한 쇳덩이 몸체가 생사의 경계에서 옭죄어 오는 절박과 절망과 엉겨 붙고 녹슬은 사연들과 함께 시체가 되어 뭍으로 끌어올려져 있다. 무엇으로도 대신하거나 표현해낼 수 없는 그 비통한 사고가 3년이 지난 지금, 선체수색과 검찰조사 등 그날의 진실규명에 대한 희망을 모아보는 상황에서 3주기를 맞으면서 여러 추모행사들과 함께 추모 전시들이 열리고 있다. 광주시립미술관의 ‘홍성담 세월오월전’, 담양 담빛예술창고의 ‘노란 나비떼와 푸른 진실의 세월’, 광주문화재단 미디어큐브338의 ‘우리들의 이야기’ 등이다. 세월호 참사 3주기를 추모하는 광주시립미술관 [홍성담 세월오월전]에서 홍성담의 <내몸은 바다>(왼쪽) / 담빛예술창고 [노란 나비떼와 푸른 진실의 세월]의 이재호 <기도하는 아이>(가운데) / 문광주문화재단 미디어큐브338 이성웅 신창우 <우리들의 이야기-종이배>(오른쪽) 광주시립미술관 ‘홍성담 세월오월전’ 이 가운데 ‘홍성담 세월오월전’은 미술계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큰 관심사 속에서 가장 먼저 시작되었다. 원래 이 전시는 2014년 광주비엔날레 20주년 기념 특별프로젝트의 기획전인 ‘달콤한 이슬-1980 그 이후’(2014.8.8~11.9)의 출품예정작이었다. 전통 불화의 ‘감로탱’에서 차용한 ‘달콤한 이슬’ 주제는 1980년 오월항쟁을 비롯해서 인류역사 속에 켜켜이 쌓여진 세상사의 고통과 상처를 예술로서 위무 치유하는 장을 만들어 보자는 의도였다. 그러나 이 전시가 추진되고 있던 4월 16일 세월호 침몰사고가 일어나 304명이 영문도 모른 채 바다 속에 수장되었고, 이후 원인과 진실에 관한 의혹들과 답답한 검찰조사와 진실규명을 위한 시민촛불집회 등이 뒤엉켜진 비통한 상황이 작품의 배경이었다. 따라서 이 사건과 직간접으로 연관될법한 권력과 욕망의 초상들, 민중의 분노와 저항 등을 파노라마처럼 담은 7폭 대작과 30m 걸개그림이 참여작가들과 시민들의 협동작업으로 제작되었다. 그러나 작품의 일부인 대통령 풍자 도상에 대한 논란으로 갈등을 겪다가 전시가 무산되고 ‘달콤한 이슬’ 전시는 물론 미술계와 사회문화 전반에 광풍과도 같은 회오리를 몰고 왔다. 이 사건과 작품이 언론과 SNS를 통해 세상에 뜨거운 이슈로 퍼져나갔고, 작가에 의해 출품은 철회되었으나 정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강화되고 ‘세월호’처럼 이 작품도 미궁에 빠져 있었다. 그 사회문화계를 달궜던 홍성담의 ‘세월오월’ 그림이 3주기에 맞춰 2년 반 만에 광주시립미술관(관장 조진호)에 걸렸다. 3월 28일부터 5월 11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에는 ‘세월오월’ 캔버스 작품과 옥외용 대형 걸개그림을 비롯, 홍성담 작가가 추가로 계속 작업해 온 세월호 관련 사고과정과 침몰, 이후 작가나 가족과 세상이 겪었던 슬픔과 분노와 좌절, 저항, 풍자의 작품들이 함께 펼쳐져 있다. <내몸은 바다> <얘들아 그만 일어나 집에 가자> <조정자들> <홍수> <불안은 잠수함에서 눈을 뜬다> <친구와 마지막 셀카> <비정상의 혼> <닭대가리> <끈> <꿈> 등 제목과 마찬가지로 작품들도 직설적이거나 풍자와 비유들이 섞인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세월호’ 연작들이다. 더불어 ‘세월오월’ 작품의 굴곡진 진행과정, 각종 보도, 관련 자료들을 소상히 챙겨 엮은 [백서]를 전시 개막일에 배부하기도 하였다. 홍성담 <불안은 잠수함속에서 눈을 뜬다-1>(2016, 왼쪽), <비정상의 혼-1>(2014, 오른쪽) 담빛예술창고 ‘노란 나비떼와 푸른 진실의 세월’ ‘노란 나비떼와 푸른 진실의 세월’ 전시는 담양의 담빛예술창고(감독 장현우)가 ‘세월호 사고’ 3주기를 앞두고 12작가들의 작품으로 마련한 추모 기획전(3.31∼5.15)이다. “세월호 관련 304명의 희생자의 영혼을 기억하고 잘못된 정치적 사건이 되풀이 되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김재성, 문학열, 박일구, 박정용, 서법현, 송필용, 이재호, 임의진, 조정태, 한희원, 홍성담, 홍성민 등이 독자적인 표현방식으로 이 전무후무한 사고에 대해 시각이미지로 메시지를 담아냈다. “끔찍하다는 일반적 용어로는 도저히 다 표현할 수 없어 작가의 최소한의 자존감과 양심으로 작품에 임했다”는 김재성은 침핀을 조밀하게 꽂아 표현한 <질서에 관한 어법-응고된 슬픔> 연작을, “4월 16일, 우리사회 부조리와 비리 임계점의 폭발이었다… 기억하지 못하는 시간은 우리 삶에 의미를 부여하지 못한다”는 문학열은 깨진 레코드판과 생선상자들로 <진실을 인양하라> <양심의 침몰> 등을, “우리가 지켜내지 못한 이 젊은 생명들을 지키고 바라보는 먼 세월의 지킴이들”로 박일구는 <영암 쌍계사지>와 <곡성 청단리>의 석장승들 사진을 가져다 놓았다. 또한 박정용은 “이 시대의 윤리와 도덕의 침몰… 내가 가진 모든 조형의 힘으로 그들을 온전히 구하는 것이다”며 목화꽃을 피워낸 <꽃은 피어나야 한다>와 팽목항 바다 속에 잠겨뒀다 건져 올린 소녀상 <온전히 구하라>를, 서법현은 “희생은 숭고할 수 없다. 단지 그렇게 포장되는 것일뿐”이라며 그물 아래 바다 깊은 곳에서 어른거리는 희망의 불빛을 <그날> <무죄,무재,무제 無罪,誣載,無題> 캔버스 그림으로, 송필용은 “검은 바다 위로 뒤척이는 빛의 흔적들은 마르지 않는 눈물이고 아픔이며, 우리들 가슴 속 감정의 누수선이자 통곡의 울부짖음”이라며 검은 물감들이 포말을 일으키는 <팽목항-검은 바다>와 <학처럼 자유로운 영혼들>을 출품했다. 아울러 “불안, 두려움, 외로움 등을 이겨내고… 어둠 안에서 하나의 빛으로 우리가 소원하는 모든 것들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이재호는 닥종이로 기도하는 304점의 인물상들과 그 위로 한쪽이 찢기어 너덜거리는 하얀 종이배를 띄워 올려놓았고, “더러운 사욕의 화신들에게 지옥 철퇴를” 내리는 임의진은 신지옥도와 노란 나비떼를 상하로 배치한 <저승사자 체이순신과 천국의 노랑나비떼2017>을, “이 참혹한 슬픔을 그리지 못한다… 언젠가 별이 된 그들을 위해 진혼의 그림을 그릴 수 있기를” 다짐하는 조정태는 붉은 산천을 대형 화폭에 장엄하게 펼쳐낸 <신 천하도>를 보여준다. 또, 한희원은 “이처럼 아름다운 꽃 천지에 둘러싸여 있는데 너희들은 이 꽃보다 젊은 너희들은 꽃처럼 피어나지 못하고 떠나는구나” 자작시와 함께 온통 흑백 거친 붓질들로 휘몰아친 <4월의 매화>를, 홍성담은 “저 원한에 찬 원혼들이 밤마다 청와대 주변에 몰려가서 배회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있다”며 <내몸은 바다> <달밤> <똥의 탄생> <바리깡-간코쿠야스쿠니> 등의 직설과 풍자화들을, 홍성민은 “봄날의 꿈이 아니라면 폭력과 불안의 숲이 아닌 자연의 숲, 그대로의 숲을 마주하기를 소망한다”며 깊은 해저 산맥들 사이에서 떠다니는 희생자들을 <내2017.3.31.오늘> 먹그림 수중도로 묘사하였다.담빛예술창고 [노란 나비떼와 푸른 진실의 세월]의 박정용 <온전히 구하라>(2014, 왼쪽), 송필용 <팽목항-검은바다 I>(2014, 가운데), 한희원 <4월의 매화>(2014, 오른쪽) 광주문화재단 ‘우리들의 이야기-종이배’ 한편으로 광주문화재단은 미디어아트 아카이브 릴레이전으로 미디어338 갤러리에서 종이배로 세월호를 추모하는 ‘우리들의 이야기’ 전시를 열고 있다. 미디어아트 아카이브 공모 기획전으로 마련된 이 전시는 입체·설치작가인 이성웅과 영상·애니메이션 작가인 신창우 2인의 협업작품으로 4월 5일부터 19일까지 계속된다. 전시 준비과정에 갤러리 현장에서, 또는 광주나 타지 시민·어린이들이 작은 종이배들을 접어 보낸 것을 길이 5m에 이르는 큰 프레임의 배 모양에 이어 붙여 허공에 띄우고, 그 뒤로 작은 종이배들이 포말을 일으키듯 포물선을 그리며 이어져 바다를 메우듯 바닥 가득 채워져 있는 형식이다. 공중에 띄워진 종이배에 작업과정이 영상으로 흐르고, 전시장 벽면에는 최근에 연달아 세상을 시끄럽게 했던 부조리한 권력들과 관련된 의 영상들과 세월호 진실규명 촛불집회 등의 영상이 상영된다. 종이배 접기에 참여하지 못한 방문객들은 노란 포스트잇으로 메시지를 적어 벽면에 종이배 모양을 따라 붙이며 참여하기도 한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