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완료 스펙트럼'- 김명우 개인전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5-06-02 21:02 조회9,034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 김명우 <Dig>, 2015, 영상+설치 ‘현재완료 스펙트럼’- 김명우展 “공간에 대한 이야기와 일상적인 소재로 서로 다른 공간에 대한 ‘거리 distance’와 ‘공간 space’ 그 자체에 대한 탐구… 내가 느끼는 것을 다른 사람과 소통 혹은 공감을 할 수 있더라도 완연히 같은 것을 느끼고 공명하기란 불가능하다… 결국 주관을 객관화시키는 작업을 적절히 표현하기 위해 현재완료 시제를 사용하였다” - 김명우 (2015 작가노트 발췌) 문명과 빛과 첨단기기를 개발해가며 삶을 확장시켜 나가는 현대인의 시공간 문제를 미디어영상과 설치로 연출해내는 김명우의 첫 개인전이 광주 무각사문화관 로터스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로터스의 세 번째 신인작가 지원전인데, 올해는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이 기획을 맡아 릴레이의 첫 스타트를 끊은 전시로 ‘현재완료 스펙트럼’이라는 이름으로 6월 1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된다. 30대 초반 신예인 김명우는 짧은 몇 년 사이에 평면과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매체와 표현형식들을 다루어 오면서 특히 미디어영상예술에 관심을 쏟아온 터이다. 조선대학교 판화미디어학과(2008)와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에서 예술공학 석사학위과정(2011)를 거치며 변화하는 문화흐름에 부합할 수 있는 소통과 공감의 매개물로써 미디어아트를 전공 삼아 기초단계 여러 시도와 탐구들을 보여 왔다. 이번 전시도 이전에 발표했던 작업들과 함께 신작을 추가하여 구성하였다. 이 가운데, 크고 작은 청사초롱들로 각색된 <Lantern>(2012)은 조명이 내장된 육각등 각 면에 ‘바카스’ 상표를 청홍색으로 가득 채운 형태다. 옛사람들이 등롱으로 불을 밝혀 활동시간과 공간을 넓히려던 것과, 현대인들이 에너지 드링크를 마시며 24시간 사회체제에서 활동시간을 늘리려 하는 욕구들을 상징적 매체로 결합시켜낸 군집작품이다. <When I met him>(2013)은 미디어아트에 대한 그의 의지를 담아낸 영상편집이다. 백남준, 빌 비올라, 백현기 등의 미디어아트 1세대들과 자신의 인터뷰로 짜여진 가상다큐멘터리 영상물이다. 그 선배들의 미디어아트 작품들이 그를 이런 작업으로 이끌어 들인 초대가 되었다는 의미에서 미디어아트에 입문하게 된 계기에 관한 자전적 기록이면서, 더불어 앞으로 그들처럼 미디어아트에서 뚜렷한 작품세계를 펼쳐낼 것이라는 자기다짐과 의지의 표현을 담고 있다. 지난 봄 광주시립미술관 상록전시관 청년작가지원전 ‘의기양양’에서 선보인 바 있는 <Built_Tower of life>(2015)는 인간의 재화축적에 관한 욕망을 퍼포먼스 영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텅 빈 하얀 방에서 홀로 동전 쌓기에 몰두해 있는 모습으로, 차곡차곡 쌓여가는 동전들은 위태위태한 일자 탑을 이루기도 하고, 통할 구멍 하나 없는 사각의 철옹성을 구축하기도 한다. 물러나서 보면 ‘별 것도 아닌 일’에 집중하여 ‘그 보다 중요한 무언가를 잊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초상이다. 모니터 영상 앞 좌대 위에는 작지만 높직한 사각의 동전으로 된 성이 실제 쌓아져 있다. 한편으로, 이번 전시의 신작 중에 <from>과 <send>는 서로 독립된 영상이면서 하나로 짝을 이루기도 하는 작품이다. 과거 펜글씨나 손편지를 쓰던 아날로그 시대와, 스마트폰으로 대화를 주고받는 요즘의 디지털시대- SNS 소통방식을 대비시키면서, 시작과 끝이라는 시간성에 관한 영상메시지를 함께 담고 있다. 종이와 펜으로 전해지는 정겨움이 편리와 속도로 대체되고 있지만 이 또한 흘러가는 시간의 한 단편임을 생각하게 한다. 또 다른 신작인 <Dig>는 첨단 문명사회의 덧없음을 관찰자 시선으로 바라본 문명반추의 영상설치작품이다. 전시장 바닥에 6대로 연결되어 넓게 깔린 모니터에는 야산의 붉은 황토를 조심스럽게 헤쳐 가며 무언가를 발굴하는 기록영상이 계속된다. 마치 발굴현장을 들여다보는 것과도 같은 그 영상공간 옆에는 지금 막 발굴해낸 듯 스마트폰, 컴퓨터, 카메라 따위 전자기기들이 흙투성이인 채로 배열되어 있다. 순간순간 변화하는 현시대에서 한 치의 미래도 함부로 예측할 수는 없지만 지금의 이 시대가 잠시만 시간이 흘러도 금새 역사 속 유물이 되고 말 것이라는 허망한 상상을 영상과 설치로 연출해낸 것이다. 아직 활동이력이 몇 년 되지 않았지만 김명우의 작업들은 현대인, 현대사회에 관한 반추가 여러 매체와 형식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그러면서, 작가 자신의 주관이나 사적 의지를 과도하게 강조하기보다 개개인의 생각과 이해들이 녹아들 수 있는 여지를 두고 일체의 현상들을 담담하게 작품 속에 옮겨내려는 작업이다. 베일에 덮인 정보의 창에서 드러날 듯 사라질 듯한 지식의 단편들을 더듬는 ‘Scan & Scroll’이나, 특정인물과 도장과 QR코드를 결합시켜 그 개인의 존재에 관한 정보를 추상회화처럼 패널에 구성해낸 ‘Social Blue’ 등의 2013년 작업들도 그런 연장선 속에서 같은 맥락으로 보여진다. 김명우는 전시 팸플릿에 실은 작가노트에서 “과거와 현재의 일축된 표현이 어쩌면 내가 바라보는 시선을 작업으로 표현하는데 적합하지 않을까?… 누구에게나 3인칭인 나 스스로의 입장을 인지하고 관찰자로서 끊임없이 물음을 갖고 작업하는 것, 나아가 과거와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를 주도할 수 있는 문화의 첨병으로 활동할 수 있는 것이 목표이다”라고 적었다. 그의 작업 모두가 미디어아트에 집중되는 것은 아니지만, 평면이든 설치이든 그만의 표현형식으로 시대를 기록하고 비춰내면서 미래로 앞서 나가는 작가이고자 하는 의지는 분명해 보인다. 비록 소박한 전시이지만 이번 첫 발표전을 계기로 초기단계 작업들을 되짚어보면서 여러 유형의 시도들이라 해도 메시지의 초점은 명확히 하고 영상이나 설치에서 공간효과와 공감력을 높여나가는 학습의 장이 될 것이라고 본다.▲ 김명우 <Lantern>, 2012, MDF, LED ▲ 김명우 <When I met him>, 2013, 비디오영상▲ 김명우 <from>(위) / <send>(아래), 2015, 비디오영상 (스틸컷 모음)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