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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미술의 자부심-'광주미술상' 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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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5-10-29 20:08 조회5,41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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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미술의 자부심- ‘광주미술상’ 20


    지역미술 진흥 위한 선후배 유대

    상록전시관에서 1117일까지

    광주현대미술 세대 장르 유형 망라

     

    이 시대 광주미술을 한 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은 광주미술상운영위원회’(이사장 우제길)가 광주시립미술관 초대로 상록전시관에서 1017일부터 다음달 17일까지 진행 중인 기념전이다. 세대와 장르, 추구하는 예술적 이념이나 가치에 경계를 두지 않고 오로지 미술상의 운영취지에 뜻을 같이 해 온 원로·중견작가들과 그동안 이 상을 수상했던 후배 청년작가들이 함께 꾸려 놓은 광주 현대미술의 집약이다.

    광주미술상운영위원회는 지난 19952월에 발족한 지역 미술인들의 신진·청년작가 창작지원모임이다. 1992년 강연균 화백이 금호예술상수상 상금 500만원을 어려운 여건의 후배들을 위해 쓰겠다고 내놓으면서 이를 종자돈 삼아 지속적인 후원활동을 만들어가자는데 뜻을 같이 한 동료 선후배 작가 23인이 9311월에 발기인모임을 갖고 시작되었다.

    이어 동참하는 작가들이 더 늘어 952월에 46인의 작품으로 첫 기금마련전을 열었고, 당시 전남일보 이정일 사장이 전시작품 48점을 일괄 매입하면서 1억원의 자금이 만들어졌다. 그 이자수익으로 바로 그해부터 시상제를 시작했고, 이듬해 10월에 51인이 참여한 두 번째 기금마련전을 열었으나 우여곡절 끝에 헐값에 작품이 넘겨져 기금은 총 14천여만 원이 되었다.

    광주미술상의 재원은 선배작가들이 작품을 내놓아 만들어진 후진양성 자금인데, 그 이자수익으로 매년 역량 있는 청년작가를 선정해서 매회 1천만 원씩의 창작지원금을 전달해 왔다.

    그러나 한 때는 20%를 넘기도 했던 금리가 2%대로 대폭 낮아지면서 시상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반적인 경기둔화와 미술시장의 장기침체로 추가 기금마련전은 갖지 못하고, 미술인들 스스로 꾸려 온 순수 창작지원이지만 약간씩의 보조금으로 부족한 재원을 충당하기도 한다.

    이번 20주년 기념전을 맞으면서 위원회 운영에서 몇 가지가 두드러진다. 무엇보다 높이 살 부분은 이 시상제를 이끌어 온 위원들의 의지다. 상의 취지에 공감하여 기금전에 동참했지만 모임에는 한 번도 참여하지 않은 분, 누구와는 함께 하고 싶지 않다거나 들러리는 되기 싫다며 아예 참여권유에 응하지 않은 경우와는 대비되는 분들이다. 발기모임부터 20년 동안 거의 빠지지 않고 위원회에 동참한 분들, 특히 서울에서 활동 중인 원로·중진작가들이 고향의 미술발전을 위해 시간과 자비부담을 기꺼이 투여해 온 분들이다.

    또 하나, 위원들의 근황에서 변화다. 20년 세월 동안 안타깝게도 12분이 세상을 달리했고, 그 세월은 모두에게도 얹어져 출범당시 중견이었던 분들이 이제는 머리 허연 중진 원로들이 되었다. 이 가운데는 정년퇴직한 뒤 작업에 전념할 수 있게 되면서 연륜을 더해 꾸준한 활동을 계속하는 분도 있지만 건강이나 이러저런 형편으로 미술현장에서 자취가 뜸해진 분들도 있다. 그런 세월의 공백을 역대 수상작가 중 만 45세를 넘어선 후배들이 정관에 따라 새로 위원으로 합류하면서 위원구성에서 자연스런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 세대교체는 위원들 작품세계에서도 다양성으로 나타나고 있다. 출범 초기에는 지역미술의 전형을 따라 남도 구상미술양식과 탐미적 유형이 주류를 이루었다면, 젊은 세대들의 참여가 늘어나면서 그들의 색다른 예술개념과 표현형식, 활동방식들로 위원회의 전체적 색깔이 훨씬 다채로워져 있다. 이번 20주년전은 작고작가부터 최근까지의 수상자를 모두 포괄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현상을 바로 느낄 수 있을 것이고, 결국 광주미술의 현재를 파노라마처럼 보여주는 현장이 된 셈이다.

    실제로 출품작들을 보면 지역의 전통양식 또는 자신의 기존작업을 거의 그대로 잇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독자적 조형어법으로 각색해 변화를 주기도 하고 매체와 표현형식과 기법을 달리하여 자기세계를 탐구하는 예들이 적지 않다. 남도미술의 인상주의적 구상미술과 비대상 또는 추상·비구상 작업, 현실주의 참여미술, 디지털시대 미디어아트 등 조형성이나 매체의 확장까지 최근 현대미술의 다원성과 분화현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특히 이미 자기기반을 확실히 다져놓은 중진들 가운데서도 끊임없는 자기변화와 새로운 시도를 계속하는 경우들이 적지 않아 위원들 간에도 서로 자극이 되기도 한다.

    요즘 광주 현대미술은 작가 개개인의 작품활동은 물론이고, 공기관이나 민간 쪽에서 진행하는 행사들까지 20여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다양해져 있다. 그 현장을 광주미술상운영위원회를 통해 들여다볼 수 있는데, 선후배들이 스스로 공동창작기금을 조성하여 격려와 존중을 나누며 지역미술을 진흥시키고자 하는 광주미술상은 광주미술의 자부심이자 자산임에 틀림없다.

    - 조인호의 미술이야기 (전남일보. 2015.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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