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왕주의 내면일기 ; '바람 바람'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6-02-26 14:53 조회5,542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김왕주의 내면일기 ; ‘바람 바람’ 소소하지만 하루를 가득 채우는 세상살이의 단편들. 그것은 바깥으로부터 나를 스쳐가는 이러저런 바람들이기도 하고, 마음 안에서 일어나는 먼 날의 아니면 지금 절실한 생의 바람이면서 결코 간단치 않은 내 삶의 화폭을 꾸며나간다. 마음상태나 감정이 오르내리고, 행복감과 아득함이 하루 일과를 따라 교차하는 그런 나날의 단상들과 꿈과 자기위안의 독백들을 아기자기하게 오브제들로 담아내는 김왕주의 다섯 번째 개인전이 무등현대미술관 초대로 열리고 있다. 지난 12월 27일에 시작해 해를 넘기고 2월 28일까지 계속되는 이 전시는 늘 예술의 생명수에 대한 갈증을 안고 사는 작가이자 동시에 한 가정의 아내이며 엄마로서 김왕주의 일상 속내가 담긴 내면일기들인 셈이다. 전시실 벽면에 옹기종기 모여선 작품들은 서로 군집을 이루거나 제각기 한 구역씩을 차지하면서 전체가 한 무리를 이루고 있다. 제 마음에 소곤거리듯, 기도를 하듯, 온전히 혼자만의 시간에 집중해서 자르고 깎고 깁고 칠하며 마음 속 언어들을 외적 사물들로 모양을 입혀 엮어낸 것이다. 일상의 둥지일 수도 있고, 세상이라는 무대나 틀일 수도 있고, 이러저런 생명활동과 일기변화가 계속되는 마음밭일 수도 있는 집과 계단과 나무, 구름, 꽃들이 주로 등장하는 소재들이다. 그 스스로 “이번 작품에 담고자 하는 고백의 다른 모습인 바람으로 시작된 ‘바람, 바람’은 나의 마음이다”라고 작가노트에서 말하고 있다. “삶속에서 만나게 되는 희로애락과 쉼의 가치를 시각화 하고 직접 체험된 과거로부터 현재까지의 단서들이며 자연의 바람이며 인간이 항상 바라는 바람들이다. 그 매개는 구름 ,계단, 창, 나무, 꽃신이다. 이곳은 희로애락이 있고 슬픔을 삭이고 나를 평화롭게 하는 휴식의 공간이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작품들은 사실적인 기록방식보다는 간결하면서도 감성 충만한 시어처럼 이미지를 함축시킨 상징적 도상들로 환치시켜내었다. 미니어처 같은 이들 작은 목소리의 이미지들은 칸칸으로 짜여진 아파트나 집 모양 공간 속에 무대소품 처럼 배치되고, 그 틀들 사이를 나뭇가지가 혈맥처럼 연결되거나 바깥세상으로 뻗어 올라 구름과 무지개꽃들과 너른 허공들을 꾸미고 있다. “나의 작업은 과거로부터 현재까지 체험을 시각적 상상을 통해 추상적 느낌으로 환원하는 것이다… 나는 나를 고민하고 나 자신을 치유하기 위해 작품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나는 나를 옭아매고 있는 것들로부터 자유롭고 싶다”는 것이다. 이는 지극히 개인사적 흔적이자 확인이며, 누구나 세상살이 속에서 꿈꾸는 걸림 없는 자유의지의 세계를 향한 소망들일 수 있다. 그러나 어느 면에서는 서로 크게 다를 것 없는 동시대 또는 이웃의 내면과 상통하는 얘기들일 수도 있다. 뿌리 없이 시절 따라 흘러가다 잊혀지거나 사라지기도 하는 허상 환상이 아닌 ‘존재의 공허함을 채워줄’ 진정한 자기존재들을 일상의 바람과 함께 엮어내고 대변하는 작업들인 셈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