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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세현의 생각놀이 작업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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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5-04-17 19:46 조회7,59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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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인예술시장 갤러리 미테 오픈스튜디오

    이세현의 생각놀이 작업공간

     

    일기 쓰듯 작가의 머리 속의 이야기를 끄집어내며,
    완성되지 않은 이야기를 해보자!
    내 작업실 벽은 온갖 잡동사니가 모두 모여 있다.
    누군가는 쓰레기를 왜 모으냐는 말도 한다.
    하지만 그 쓰레기 가득한 내 작업실이, 그리고 내 작업의 벽이
    내 작업의 시작이자 나와의 약속이다.
    그 벽에는 내가 벌써 시작한 생각도, 내가 지나쳐버린 생각도,
    내가 생각하지 못한 생각마저도 있다.
    이 벽은 얼마나 신기하고 재미난 곳인가
    영수증, 커피봉지, 나뭇잎, 작품, 선물 받은 것, 작업하다 멈춘 것,
    소품이라고 가져다 준 돌, 다 마신 술병, CD, 썩어가는 꽃
    수도 없이 많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든다.
    내 작업실이 그냥 전시장이라면
    청소하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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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메모


    얼핏 잡다해 보일 수 있는 일상의 소소한 부산물이나 신문지 같은 소재들을 공간에 끌어들이거나 돌멩이를 던져 올려 허공에 정지한 순간을 사진으로 담아 집합된 이미지를 연출해내는 이세현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 ‘조립되지 않은 레고라는 전시명으로 410일부터 514일까지 대인예술시장의 갤러리 미테에서 진행 중이다.

    이번 전시는 이름 그대로 조립되지 않은, 인위적 조작이나 계획된 결과물로 완성되어지지 않은, 공간도·소품도·행위도·작업의 흔적도 시간을 따라 계속해서 현재진행형인 오픈스튜디오 개념이다. 작업실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풍경이면서, 역시 벽면과 바닥 가릴 것 없이 우연찮게 주어온 오브제와 자전거, 녹슨 전화통, 쥐덫, 마네킹, 티켓, 과일껍질, 메모조각들로 잡다하다. 안쪽 벽 앞 탁자에는 시들다 못해 까맣게 말라 들어가는 유리병의 꽃이 수술대 위 대상물처럼 조명등 아래 놓여 있고, 그의 즐거운 놀이감인 돌멩이 두 개가 저울추처럼 양쪽으로 늘어뜨려져 있기도 하다. 전시장 안쪽 작업대에도 커피포트와 머그잔, 와인병, 공구들이 널려져 있다.

    진행형인 전시는 오프닝 퍼포먼스로 그가 커피를 내려 방문객에게 제공했던 행위를 계속 진행하는데, 버려지는 커피찌꺼기 봉지들이 바닥 흰 종이에 반점처럼 번지면서 스며들고, 함께 커피를 나눴던 방문객은 이 종이에 방명록을 대신해 서명한다. 이와 더불어 틈틈이 말라가는 꽃을 촬영해서 라이트박스 위에 그 시간의 퇴적들을 쌓아간다.

    이번 이세현의 작업은 공간과 시간과 행위의 연결들로 진행된다. 결론 없는 전시인 셈인데, 오브제는 계속 주어 모아오지만 용도나 목적이 규정되지 않고 문득 선택되거나 필요에 따라 위치를 찾아 역할을 하게 된다. 작업실이라는 게 불특정한 생각들 속에 혼돈을 겪다가, 잠시 출구를 찾아 에너지를 분출하기도 하다, 무심하게 시간과 행위를 즐기기도 하고, 작정하고 목적하는 시각적 이미지를 연출하기도 한다. 방문객들은 그런 작가의 사적이면서도 오픈된 공간을 무시로 들여다보면서 창작의 과정과 흔적들을 접하고 자기방식의 상상과 느낌을 만들면서 작업과정에 동참하게 되는 것이다.


    사진으로부터의 시작
    사진가이기를 꿈꿨던 시간이 있었다.
    그 때의 누군가의 모습을 닮고 싶었나 보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사진가이기보다 예술가이고 싶다.
    세상을 무엇 하나에 단정지어 상상하고
    나타내고 말하며 그리며 찍는 그 무엇이 아닌
    내 앞의 무엇과도 이야기하며
    하고 싶은 모든 것을 가지고 놀 수 있는
    그런 나는 카메라를 든 무엇이기를 꿈꾼다.
    그 무엇은 내가 상상하는 모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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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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