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화의 '꿈꾸는 창'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5-05-13 08:49 조회7,094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 광주시립미술관 상록전시관 청년작가초대전 김진화 ‘꿈꾸는 창’ 김진화의 ‘꿈꾸는 창’ 상록전시관 청년작가초대전별빛 투영된 시적 입체회화욕망 꿈에 관한 내적 상념 삶은 볼 수 있는 세계보다 보이지 않는 세계가 더 많은 것 같다. 눈에 보이는 그 무엇인가를 바라볼 때, 보이지 않는 저 너머의 영역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가시적 현상 너머의 내밀한 상념의 세계를 신비로운 서사와 빛의 회화로 담아내는 김진화의 작가노트이다. ‘꿈꾸는 창’이라는 이름으로 김진화의 열세 번째 개인전이 광주시립미술관 청년작가초대전으로 상록전시관에서 5월 2일부터 6월 28일까지 열리고 있다. 90년대 초 대학 졸업 무렵부터 최근까지 20여년의 주요 작업들을 되짚어보는 구성이다. 은은한 신비감이 빛을 발하는 김진화의 화폭에서는 작가 내면에 투영된 꿈과 상상, 신화와 현실, 순수 갈망, 시각조형과 결합된 시적 이미지, 무한공간을 비추는 광학과 심리적인 빛, 심연으로 이어지는 회화무대가 가상과 실상을 오가며 펼쳐진다. 그것은 마치 천지 가득한 밤의 고요 속에서 꿈결처럼 아득한 별바라기 상상들이 하늘로 낸 마음의 창에 이슬처럼 투명한 파노라마를 펼쳐내는 것과도 같다. 하루를 가득 채우던 낮의 물성들이 막을 내리고 어둠이 깊어질수록 맑고 가까워져 오는 별무리들과 더불어 오로지 혼자만의 시공간 속에 침잠하여 사색과 상념의 또 다른 세계를 노니는 심상풍경이다. 작가는 “꿈꿀 수 있는 시간은 영혼이 자유로이 날개짓 할 수 있는 시간들이다. 별들이 나를 꿈꾸게 한다”고 말한다. 전시주제 ‘꿈꾸는 창’에 맞춰 연출한 1전시실은 밤의 세상으로 이끌어 들이는 초입이다. 꿈속 도시처럼 어두운 허공에는 크고 작은 창들의 검은 실루엣들이 천천히 명멸을 반복한다. 제목부터가 ‘꿈속으로’ ‘밤을 날다’ ‘시간속의 밤’ ‘내면의 휴식’ ‘사색의 밤’ ‘별빛에 홀리다’ 등이다. 밤과 꿈, 사색, 환영 등이 주요 모티브이다. 상념의 어둠 속으로 젖어들면서 마법의 창에 어른거리는 세상 밖 또 다른 환상세계로 시공간을 옮겨가게 한다. 김진화의 이 같은 신비주의, 초월주의, 환상여행은 세상 삶이 낮과 밤으로 대별되듯이 부단한 일상들과 함께 그 이면에 공존하는 도피안의 세계를 비춰내고 있다. 상상 속에서나마 이르고픈 그곳은 인위적 의지로 도달할 수 없는 종교적 이상향이거나 허무한 망상이 아닌 현실의 초극으로서 그려내고자 하는 순수 심상풍경이다. 이는 초기부터 천착해 온 ‘인간욕망’과 ‘순수영혼’에 관한 대비적 성찰과 연관되어 있다. 대학졸업 직후인 93년 작 ‘밤에 핀 꽃’은 청정한 영혼을 갈구하면서도 허기진 갈망으로 또 다른 욕망의 낚시에 꿰이고 마는 인간사에 대한 풍자를 담았다. 같은 시기 ‘플라타너스의 밤’은 생각의 편편들이 회오리처럼 패턴을 이루어 순백의 나무로 뻗어나가고, ‘한여름 밤의 꿈’에서는 온갖 상념들이 밀림처럼 무성하게 화폭을 채우고 있어 인간 삶에 관한 여러 갈래의 접근들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욕망과 순수 사이의 동시양면성은 ‘선인장’(2001∼2002) ‘상처’(2002)와, ‘원의 시학’(2002) ‘하늘’(2006) 연작처럼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2006년 같은 시기 같은 방식의 레이어 설치작업인 ‘도시의 욕망’과 ‘도시의 꿈’도 마찬가지다. 욕망에 사로잡혀 서로 무기를 겨눈 인간이 여러 외적인 끈줄에 의해 조정되는 허수아비 모습인 것과, 빈 공간 성성한 나뭇가지 사이로 새들이 깃든 평화로운 풍경을 나란히 대비시켜 보여주었다. 이런 내면의 상념과 성찰은 마음에 담은 글귀들이 공간 가득 흐르는 ‘시인의 숲’(2002) ‘생’(2005)과, ‘보이지 않는 것들’(2005)처럼 차분한 명상으로 이끌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격자패턴 사각 공간이 불안정하게 일그러지는 ‘잘려진 날개’(2006) ‘과대망상’ ‘불면증’(2008) ‘비밀의 정원’(2011)처럼 혼돈을 보이기도 하면서 오랫동안 양립해 왔었다. 김진화의 욕망과 순수 사이 일련의 사색은 최근 ‘밤’과 ‘꿈’에 관한 연작들에서 훨씬 정제되고 함축되어 나타난다. 일정 깊이를 지닌 입체화폭 속에 중첩시킨 여러 겹의 레이어를 통해 마음 속 내밀한 언어도, 시적 감성도, 무한공간 속 존재의식도 훨씬 또렷해졌다. 그것은 신화나 고전명화, 별자리 이야기, 일상 이면의 자기치유와 성찰의 심상세계, 푸르스름한 LED 별빛들과 더불어 풍부한 서정으로 신비로운 상상여행을 펼쳐내고 있다. - 조인호의 미술이야기 (전남일보. 2015. 5. 13)▲ 김진화 <밤의 시간>, 2015, 혼합재.LED,119x164x6.5cm ▲ 김진화 <밤에 핀 꽃>, 1993, 종이에 혼합재, 197x52cm / <날개꽃 피는 날>, 2013, 포맥스에 아크릴. LED, 123x92x4cm ▲ 김진화 <出>, 2014, 캔버스에 천, 솜, 색실 / <내밀함에 관하여>, 2015, 혼합재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