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대나무박람회와 함께하는 이이남아트센터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5-10-01 08:44 조회7,041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담양대나무박람회와 함께하는 이이남아트센터 죽녹원 대숲바람과 문화공간 결합 근현대 명화들의 반전과 확장 창작활동 교감공간의 문화자산 가치 ‘나의 고향 담양은 자연인 이이남에게 내면의 쉼터이자 무한한 영감의 원천이다… 나의 작품은 디지털 기술로 재해석된 가상의 공간에서 화가와 관객이 한층 더 밀접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시공간의 제약을 벗어나 서로 만난 명화와 기술이 디지털 화면이라는 새로운 공간에서 현대적 메시지를 만들어냄으로써, 일방적 전달이 아닌 상호소통이 실현되는 것이다’ - 이이남 작가노트 (담양 이이남미디어아트센터) 댓잎에 앉은 빨간 무당벌레를 잡기 위해 아이들은 앙증맞은 손을 옴지락거린다. 대나무 사이로 살랑살랑 날아다니는 나비나 붉은 잉어도 잡고 싶어 깡총거린다. 어른들은 압축된 사계를 보여주며 스며들듯 변화하는 옛 묵죽도와 청죽의 교차에 신비로워 하고, 심산준령 산수도에 쇳덩이 폭격기와 폭탄이 스쳐가거나 여기저기 폭격에 붉은 화염이 피어오르면서 꽃무더기로 바뀌어가는 모나리자에 깜짝 놀라기도 한다. ‘대숲에서 찾은 녹색 미래’라는 주제로 지난 9월 17일 시작해 10월 31일까지 열리고 있는 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의 인기공간인 죽녹원 이이남미디어아트센터 전시실 풍경이다. 대숲 속 새둥지 같던 옛 대나무분재 생태전시관을 박람회에 맞춰 재단장해 문을 연 미디어아트 전문공간이다. 동서양의 고전과 현대 명화들을 디지털매체로 연결하고 조합하며 국내외 미술현장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담양출신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의 작품들을 소개하는 전시관이다. 자동차와 사람들로 넘쳐나는 산 아래 박람회장이나 관방천(백진강) 물놀이마당과는 또다른 세상인 죽녹원은 유사 이래 가장 큰 대목을 맞아 숲길마다 더 많은 인파들로 북적인다. 푸른 기운 대차게 뻗어 오른 청량한 대나무들과 엷은 잎새들을 스쳐 지나는 시원한 대숲바람에 모두가 심신이 말갛게 씻기는 듯한 표정들이다. 그 대숲길에서 만나는 이이남의 미디어아트 작품들은 심미적 카타르시스의 별천지다.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모니터에 연푸른 봄부터 눈이 소복이 쌓이는 겨울까지 변해가는 묵죽도 영상이 유리판처럼 투명한 모니터 속에 놓인 대나무와 실재·비실재의 경계를 하나로 연결해 놓은 ‘투명 신 묵죽도’(2012), 아무것도 없는 하얀 모니터지만 돋보기를 대면 화려한 꽃밭에 나비와 벌새들이 노닐거나 하얀 대나무들이 한들거리는 반전을 보여주는 ‘돋보기 캔버스 위의 벌새’(2015), 종횡으로 걸린 크고 작은 7개 모니터들에 문기 가득한 옛 묵죽도들이 선명하게 보여지는가싶더니 이내 전체가 한 화면으로 연결되면서 굵은 필선의 묵죽이 흔들리고 그 사이로 휘영청 밝은 보름달이 흐르는 ‘병풍 묵죽도’(2015)이다. 그런가 하면 천정에서부터 내리꽂히는 폭포수가 바닥에 허연 포말을 일으키며 골진 절벽 거친 붓질들 사이로 아스라한 피안의 소리를 가득 채우는 ‘박연폭포’(2015), 캔버스 천에 필묵선이 매화가지를 이루고 꽃망울이 하나둘 터트려지더니 빗줄기 속에서 만화방창하다가 눈발이 흩날리다가 함박눈 소복한 설중매를 이루는 ‘아사천에 매화꽃이 피었네’(2013) 등도 고전적인 묵화의 현대적인 재해석들을 보여주는 예이다. 아래층에는 서양 고전명화와 현대미술, 현대문명이 뒤섞인 작품들이 배치되어 있다. 쇠라의 ‘그랑자트섬의 일요일 오후’에 중국 산수화나 선사시대 유물부터 근현대 유명작품의 도상들이 파편처럼 떠다니기도 하고(‘크로스 오버 쇠라’ 2011), 중국 역대명화 수묵산수도들이 울긋불긋 진한 채색들로 물들면서 동서고금의 오만 이미지들이 박히고 설경으로 변해가거나(‘만화병풍’ 2010), 고전명화의 전형인 ‘모나리자’ 위로 폭격기들이 날면서 폭탄을 투하하고 그 화염이 일어난 자리에 역설적이게도 꽃들이 피어나기를 계속하다가 모나리자가 온통 꽃무더기로 바뀌기도 한다.(‘모나리자 폐허’ 2013) 이와 함께 바로크시대 명화를 흑백으로 바꿔 원화 속의 상황을 전혀 새롭게 재해석해낸 ‘진주귀걸이 소녀 눈물’(2014), ‘벨라스케스 기념촬영’(2015), 백남준의 ‘비디오 부처’를 달리 각색해 아이들의 동심을 디지털영상으로 반응토록 한 ‘TV 피노키오’(2015) 등도 흥미를 더한다. 요즘 들어 첨단소재를 이용하면서 장르를 떠나 여러 요소들을 접목하는 작품들이 늘어간다. 미디어아트의 경우 작가정신이나 예술성뿐 아니라 새롭게 개발되는 신소재나 매체, 기술력을 절묘하게 융합시켜 독창적인 예술세계 또는 특수문화상품을 만들어낸다. 시대문화를 담는다는 예술에 개념적인 부분만이 아닌 과학과 공학쪽의 신세계, 신기술, 생태적으로 다변화되는 환경과 욕구들까지 당대의 많은 것들이 새로운 미감을 만들어낸다. 이이남의 작품활동에는 확실히 작가자신의 예술적 감성과 표현력, 독자적 세계에 대한 의지들이 바탕이 되어있지만, 거기에 시대환경에 따른 정책적인 뒷받침과 여러 욕구들이 함께 결합되어 있다. 이이남미디어아트센터는 담양군이 주체로서 공간을 제공하고 전시사업을 주로 하는 미래세움이 재원을 투자해 운영하고 있다. 박람회가 끝나도 최소 5년은 상시 운영하면서 1년 주기로 새 작품으로 교체할 예정이기도 하다. 문화산업 시스템의 ‘스타 작가’ 만들기([예술경영] No 324, 2015. 9. 24)에서 서정임 에디터는 “과거에는 예술가에 대한 가치판단을 시대의 정신을 반영하고 담론을 생산하는 예술의 순수성으로 재단했지만, 자본주의 사회인 오늘날 현대 미술가들의 성공은 그들이 가진 뛰어난 비즈니스 감각으로 완성된다.”고까지 말한다. 예술 본래의 독창적인 무형가치와, 작품세계의 특성에 맞춰 교감 소통을 넓힐 수 있는 장소성, 미술시장과 정책적인 지원 활용이 더 넓은 의미의 스타작가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시대와 호흡하고 여러 요소들을 효과적으로 융합하면서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일궈가는 다른 작가들에게도 그런 소통과 확산의 거점들이 곳곳에 마련되었으면 한다. - 조인호의 미술이야기(전남일보. 2015.10. 01) 축약전 원고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