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우주가 한 가족; 황영성 '가족이야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6-05-07 18:29 조회5,257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삶과 우주가 한 가족; 황영성 ‘가족이야기’ “요즈음 나의 가족이야기는 우주가족이다… 사람들 뿐 아니라 나무들, 꽃들, 뱀들, 물고기들, 그리고 돌과 물과 공기까지도, 그리고 저 멀리 허공에 걸려 있는 별과 달까지도, 뉴욕의 자동차도, 비행기도, TV도, 숫자도, 문자도, 컴퓨터도 모두 나의 가족처럼 귀중한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가족이야기는 바로 사람들의 역사이며 우리가 존재하는 삶의 궤적이다.” 2012년 북경 금일미술관과 2015년 상해 히말라야미술관 초대전 등 대형 전시회를 잇따라 열었던 황영성 화백의 초대전이 광주신세계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오월 가정의 달과 연결 지어 특별히 마련된 이번 전시회는 황화백의 연작 주제이기도 한 ‘가족이야기’라는 이름으로 4월 21일부터 5월 11일까지 마련되었다. 이번 전시에는 2005년 같은 갤러리에서 가졌던 개인전 이후 10여 년간의 작품들을 보여주면서 특히 같은 주제 안에서도 새롭게 시도하고 변화하고 있는 근작들로 눈길을 끌고 있다. 크게 보면 세 가지의 큰 묶음들로 나타나 보이는데, 이전부터 즐겨오던 방식의 소와 사람과 새, 꽃, 동물들이 단순변형된 형태로 무리를 지어 화면공간을 평면으로 구성하면서 큰 가족을 이루는 유형이다. 그것은 한 가족의 인물군이 화면의 절반을 차지하며 크게 배치되기도 하고, 때로는 소가족들이 더 크게 비중을 차지하고 잘게 군집을 이룬 인물가족들과 대비시키는가 하면, 균일하게 분할된 작은 단위의 공간들을 채우는 형태로 큰 화면을 채우기도 한다. ▲ 황영성 <가족이야기-행복>. 2016. 캔버스에 유화. 130.3x162.2cm 이전 ‘가족’ 작업과 맥락을 같이하면서도 최근 그 정적인 화면에 새로운 변화를 불어넣고 있는 유형들도 함께 소개되고 있다. 일정한 크기들로 질서 있게 배치되거나 엄정하게 다듬어진 윤곽선들로 화면에 굳건하게 자리하는 도상들의 구성과 달리 각각의 등장하는 소재들의 크기도, 도상들의 방향과 윤곽도 훨씬 자유분방하게 흩뿌려놓는 묘법에서 두드러진 차이를 보인다.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의 변화나 축제의 열기, 천지 기운이 소용돌이치듯 퍼져나가는 듯한 화면에서 원시 주술적인 기운을 연상시킨다. 물론 이 같은 네모 형에서 벗어나 가늘고 길게 구불거리거나 크고 작은 도상들이 무수하게 화폭에 모여진 구성은 2008∼9년의 작품들에서도 보이지만, 그때보다는 밀집된 화면 중심으로부터 바깥쪽으로 퍼져나가듯 일정한 방향성을 갖는다는 점에서 훨씬 역동성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 황영성 <가족이야기>. 2012. 캔버스에 유화. 50x50cm▲ 황영성 <산유화>. 2016. 캔버스에 유화. 72.7x53m또 하나는, 많이 알려진 옛 시를 차용하여 글자형태로 도상을 변형시켜 화폭을 채워내는 작품들이다. 가령 달타령의 ‘달아달아 밝은 달아… ’ 가사나, ‘산에는 꽃이 피네 꽃이 피네… ’로 서술되는 김소월의 ‘산유화’, ‘吾家有嬌女(오가유교녀) 皎皎頗白서(교교파백서)… ’로 길게 묘사된 중국 서진 좌사의 ‘교녀시’(사랑스런 딸)를 마치 원고지 네모 칸에 글자를 채워가듯 그림글씨로 옮겨낸 작업들이다. 한글과 한자의 획이나 모양의 차이로 작품의 형상에서도 패턴이 달라 보이기는 하지만 상형문자와는 달리 지금의 글자를 그림으로 바꿔 적는 방법으로 문학과 미술을 접목해 본 작업들이다. 오랜기간 길게 이어지는 ‘기족이야기’ 주제이고 언뜻 크게 달라보일 것 없는 우주만물에 대한 도상적 해석들이지만 원로화백의 50여년 이어온 ‘가족’ 연작은 여전히 지금도 진행 중이고, 새로운 시도와 변화를 계속하고 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