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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화 유화의 중첩- 박구환의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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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5-04-22 20:16 조회7,15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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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화 유화의 중첩- 박구환의 공감

     

    소멸기법의 목판화에 유화작업을 곁들이는 박구환의 36번째 개인전이 끝나간다. ‘공감이라는 제목으로 봄꽃들이 화사하게 피기 시작하던 지난 49일 시작해 23일까지 광주 봉선동 갤러리 리채에서 초대전으로 마련됐다.

    벌써 37회째 전시이면서도 광주에서는 4년 만에 가진 이번 전시에는 한가로운 마을만개를 주제로 최근 1년여 사이에 제작한 크고 작은 신작 연작 40여점을 선보이고 있다. 대부분 꽃피는 봄날의 햇살 가득 평온한 너른 바닷가 또는 들녘 풍경과 단순 배경에 흐드러지게 피어난 꽃들이 특유의 두터운 판화기법들로 묘사되어 있다.

    박구환 판화에서 소멸기법은 넓은 목판이나 베니어합판에 그림의 구성대로 파내고 깎아가며 한판을 찍고 다시 파낸 뒤 찍기를 반복하는, 긴 호흡의 노동량과 집중력이 요구되는 작업이다. 판화이면서도 회화처럼 몇 겹의 두터운 층위들과 그 사이로 슬쩍슬쩍 비쳐나는 색감들은 단순간결하면서도 정감 있는 화면을 만들어낸다.

    특히, 이번에 소개되는 유화기법을 곁들인 판화작품들은 여러 단계의 소멸기법으로 찍어낸 목판화 위에 유화물감과 붓을 이용해 다시 회화적인 효과를 가필해 넣어 두 작업 간의 효과를 결합시켜내었다. 목판화에서 날카롭게 구분되는 도상의 경계선이나 색과 명암의 변화부분을 적당한 붓 터치로 연결지어 주어 부드럽고 평온한 느낌을 더 강조해내는 것이다. 집요한 끈기와 몸에 배인 숙련도 때문에 장인정신을 필요로 하면서도 정형에 얽매이지 않는 예술가의 자유의지와 창작성을 소멸시키고 싶지 않은 작가정신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농촌마을 산자락 아래에 작업실을 마련한지 7년여 동안 자연 그 자체인 풍경과 계절의 흐름, 생명의 환희, 시골의 서정이 그의 작가로서 일상에 녹아들면서 이전보다 훨씬 평온하고 안정된 화폭을 이루어내게 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그런 자연과 작업과 일상 사이에서 우러나오는 내면의 공감이 주제로 표현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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