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풍경 생태미술프로젝트 페이지 정보 작성자 조인호 작성일23-08-26 14:44 조회1,566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최정화+대학생 26명 <나는 너를, 너는 나를>, 2023, 광주시립미술관 생태미술프로젝트 중 일곱 풍경 생태미술프로젝트 2023.08.23-12.31 / 광주시립미술관 무던히도 긴 불볕 폭염과 물을 쏟아붓는 장대 폭우 사이로 기후 위기의 이 여름도 가고 있다. 예전 같지 않다는 날씨 걱정이 일상이 될수록, 세상 곳곳이 너무나도 상반된 기상현상들로 혼돈에 휩싸일수록, 자연생태에 대한 불안과 걱정도 높아만 간다. 광주시립미술관이 자리한 중외공원은 현재 아시아예술정원 조성공사로 공원 대부분이 공사 가림막으로 가려져 있다. 신록의 풍경 대신 온통 공사 중인 공원, 그 한쪽에서 땡볕과 폭우로 달궈졌다 젖었다를 반복해 온 미술관 건물 안팎에 대규모 프로젝트형 전시가 이제 막 시작되었다. 광주시립미술관의 기획전 ‘생태미술프로젝트’다. 9월 7일 개막하는 제10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 특별전이긴 한데, 사실상 디자인과는 거의 무관하다. 도시생태, 자연생태, 인간생태 속 공존의 문제를 7팀의 참여작가들이 생태학적 관점에서 ‘공생, 연결, 재생’으로 풀어냈다. 미술관 앞 물 빠진 연못에는 냄비‧주전자‧양동이‧플라스틱상자 등등이 질펀하게 널려져 있다. 일상 폐기물을 재활용해 키치 조형설치물을 계속해 온 최정화의 주도로 조선대‧전남대‧목포대 학생 26명이 함께 작업한 생태프로젝트 <나는 너를, 너는 나를>의 일부다. 미술관 외벽 앞과 유리창 안쪽으로 크게 확대된 딸기와 가지가 숨이라도 쉬는 듯 부풀었다 쭈그러졌다를 반복하고, 미술관 로비에는 서남해안 해안가에서 수거해 온 낡은 대형 스티로폼 부표들이 거대한 탑의 숲을 이루고 있는가 하면, 전시실 안쪽 가장 넓고 층고가 높은 공간에는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 통들이 엮어져 거대한 설치물이 되어 있다. 날로 늘어가는 해양오염 물질들과 장마 때 엄청나게 불어난 강물들에 휩쓸려 해안으로 밀려든 일상 쓰레기들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이를 보물들을 채집하듯 ‘틔움밭’ ‘키움밭’ ‘피움밭’‘맺음밭’이라는 예술로서의 새로운 가치를 씌워 재활용한 생태환경 공동작업물이다. 전시장 입구통로에는 임용현의 영상작품 <공생>이 긴 벽과 바닥에 투사되고 있다. 공원 옆 서광주I.C의 광주 진출입부 랜드마크인 ‘무지개다리’(김영중의 <경계를 넘어>)와 그 옆으로 펼쳐진 중외공원 자연생태 공간을 거니는 듯하게 사계의 영상이 변화하는 영상이다. 그가 광주시립미술관 국제레지던시 입주작가로 1년을 지내면서 지켜본 중외공원의 시시때때로 변화하는 풍경과 계절 따라 달리 만들어지는 부산물들을 소재 삼아 공원과 사람들의 공생관계를 엮어냈다 한다. 도시의 다양한 생명체를 인간의 관점이 아닌 그들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예술작업으로 옮겨내는 시시각각팀은 이번 작품 제목도 <그들의 시선>이다. 도시 인공물의 틈바구니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잡풀과 인공의 손길이 스쳐 지나다니는 작은 연못의 오리가족, 왜가리, 죽은 동박새 등등을 그림과 사진과 글로 적은 생태 현장의 단상들과 영상으로 둘러놓았다.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삶의 둥지를 이루고 서로 공생하며 한 생을 이루어가는 도시 안 동식물들의 생태가 생생하게 펼쳐져 있다. 김옥진이 기획 총괄한 이 프로젝트에는 평소 관련 주제의 작업을 계속해 온 노은영과 박인선도 함께 참여했다. 김자이는 꾸준히 진행해 온 ‘휴식의 기술’ 연작의 다른 버전을 꾸몄다. 어둡고 작은 공간에 폐벌통들이 줄지어져 있고 갈 곳 잃어 떠도는 벌떼들이 주위를 에워싼 듯 온통 붕붕거리는 벌들의 날개짓 소리가 가득한데, 그 사이 인공의 화원처럼 강한 조명 아래 밀월식물이 식재되어 있다. 이상기온과 살충제 등으로 폐사하고 점차 사라져가는 꿀벌들의 멸종위기를 통해 인간을 둘러싼 자연생태 환경의 파괴를 일깨우는 작품이다. 김주연은 ‘이숙(異熟, Metamorphosis)’ 연작인 <존재의 가벼움>을 출품했다. 두터운 옷들에 뿌리를 내리고 점차 연푸른 새싹들의 세상으로 덮어가는 생명들의 서식활동을 생멸과정을 예술작업으로 옮겨내는 작업을 통해 인공세상과 자연생태에 대한 반추와 더불어 자연존재든 인간이든 처하게 된 어떤 환경에든 적응하고 한 생을 일궈가는 또 다른 생명활동들을 떠올려준다. 프로젝트 그룹 ‘도시 안 개구리’는 팀명부터가 이채롭다. 이들은 무등산 자락에서 자연농법으로 토종벼 논사를 지으며 작은 정미소를 운영하는 농부 맑똥(김영대), 풍암동 호미농장에서 광주토종학교를 운영하며 토종 씨앗으로 더불어 농사짓는 농부 운곡(신수오), 이런 농사일과 생태생활을 이야기로 엮어내는 공공활동 기획자 왕꽃(김지현)의 모임인데, 그 인적 구성에서부터 팀의 활동성을 짐작할 수 있다. 전시실에 가득 펼쳐 놓은 <도시출몰농부>는 전시장에 토종벼가 자라는 작은 멧돼지논을 재현하여 다양한 생명들이 서로 기대어 살아가는 공유된 서식지의 단편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날론 다양해져 가는 개량품종과 유전자변이 농산물들 속에서 척박한 환경에도 제 뿌리를 잃지 않고 버텨가는 토종씨앗들을 병에 담아 글씨와 목소리로 이름을 호명해 줌으로써 소멸될 수도 있는 그들의 존재를 불러내어 준다. 이와 더불어 이 같은 토종 곡물들의 정형화되지 않은 본래의 생명력에 주목하여 지난 3년 동안 탐구해 온 과정과 결과들을 펼쳐 놓은 <곡물집> 공간도 전시의 형태로 옮겨진 생태복원 활동들의 공유 장이다. 광주시립미술관이 기획한 ‘생태프로젝트’는 참여한 작가나 생태활동가들의 면면과 작품의 소재, 시각적 구성형식, 주제의식, 메시지의 전달과 공유방식 등에서 폭넓은 관점들을 펼쳐냈다. 본래의 정체성을 지켜가는 토종곡물 생장 지키기, 다른 조건과 환경으로 옮겨져도 푸르게 살아내는 생명들을 통한 인생의 반추, 인위적인 세계와 자연생태계의 공존 관계, 또 다른 영역을 이루며 쌓여가는 생태파괴의 부산물들, 땅과 강과 바다에 날로 늘어나 떠도는 생활폐기물들, 기후 위기와 환경오염으로 점차 사멸되어 가는 주변 생명체 등등 알지만 새삼 다시 들여다봐야 할 공동의 이슈를 색다른 시각적 조형성의 구성 연출로 인류사회공동체의 자각과 성찰을 유도하고 있다. - 조인호 (광주미술문화연구소 대표) 최정화+대학생 26명 <나는 너를, 너는 나를>, 2023, 광주시립미술관 생태미술프로젝트 중 최정화+대학생 26명 <나는 너를, 너는 나를>, 2023, 광주시립미술관 생태미술프로젝트 중 임용현.공생.2023.비디오영상.5'.광주시립-생태미술프로젝트 시시각각 <그들의 시선>, 2023, 광주시립미술관 생태미술프로젝트 노은영, 시시각각 <그들의 시선> 중, 2023. 광주시립미술관 생태미술프로젝트 김자이 <휴식의 기술>, 2023, 폐벌통, 밀월식물, 사운드 설치. 광주시립미술관 생태미술프로젝트 김주연 <존재의 가벼움>, 2023, 외투에 이끼, 광주시립미술관 생태미술프로젝트 도시안개구리 <도시출몰농부>, 2023, 광주시립미술관 생태미술프로젝트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