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적 순간, 그 이후... 페이지 정보 작성자 이 선 작성일24-05-29 10:55 조회1,337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이강하미술관 기획전 '서정적 추상, 그 이후...' 일부 오월 특별전시회 ‘서정적 순간, 그 이후...’ 2024.05.24-07.31 / 이강하미술관 예술가의 서정抒精에 대한 새로운 도전들 ‘서정적 순간, 그 이후...’展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44주년기념 오월특별 전시회로 임남진, 표인부, 박수만 작가의 작품과 삶을 살펴본다. 전시의 초기 기획은 작년 5월 이강하미술관이 「2023년 국립현대미술관 지역 협력 지원사업」 추천작가 | 전문가 매칭사업에 선정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임남진 작가와 백기영(前,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전시과장) 평론가는 더운 여름, 처음 만나 담양에 전시된 작가의 작품을 보며 작업에 대한 인터뷰를 나누었다. 광주로 돌아와 포트폴리오를 통해 작가의 지나온 작업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호흡을 가다듬는 작업들을 상상해 나갔다. 이후 확장된 버전으로 작가와 전문가로 ‘표인부-유영아(국립아시아문화재단 학예연구사)’, ‘박수만-강선주(부산시립미술관 학예연구사)’ 가 이어서 만났다. 위 3명의 전문가는 국내 국공립미술관에서 활발한 전시 기획 활동하고 있으며, 작가의 작업실 인터뷰 및 포트폴리오를 통해 서로 간의 다른 시대를 거슬러 서로의 가치관이 담긴 작업과 삶 속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공감해 나가 최종 글로 남겨졌다. (중략) 어쩌면 광주에서 5월은 늘 불편한 시기임이 분명했다. 광주에서 산다는 것(혹은 광주 태생)은 1980년 오월을 겪었던, 겪지 않았던 불편한 것이 당연한지 모른다. 1년 12달 중, 단연 ‘서정적’ 일 수 없는 그러한 ‘5월의 봄’을 올해로 마흔 네 번째 보내고 있는 중이다. 그런 오월에 ‘서정적 순간’이라는 전시 제목을 붙인다는 것은 어쩌면 서정적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지금쯤 다시 재구성 또는 재해석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에서부터이다. (중략) 이번 전시의 전시장은 작가를 대변하는 상징적인 자화상과 작업노트가 설치되어있다. 작가의 대표 작품과 신작 그리고 아카이브 자료를 통해 작가별 작업 방식과 생각을 엿볼 수 있고, 그 생각들은 또 다시 전문 평론가들의 글을 통해 우리에게 전달되어진다. 전시는 작가들의 대표 작품 및 신작을 포함하여 총 20여 점 작품을 선보이고 관람객이 전시장 내, 작품과 작품 사이 분할 된 가벽 없이 중첩되는 조명과 빛, 틈을 인지하고 세 작가의 작업과 삶을 관계하며 이강하미술관 전시장 내에서 연결된 하나의 전시로 보여질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다. 박수만 작가는 ‘잃어버린 순수’를 작업의 모티브로 일상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현대적 풍경을 독자적인 해학으로 담아낸다. (중략)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벌거벗은 인물들은 자신의 실존을 은폐하고 가리는 사회적 기제의 부재에 의해 노출된 상태이며, 또한 그것은 나아가 사회적 차원의 부재를 의미를 내포한다. 우리는 그들이 사회라는 공공영역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지에 대해 전혀 알 수 없고, 사회적 지위의 고하, 명예의 유무, 귀천의 구분에 대한 어떠한 외부적 참조도 주지 않았다. 너와 나, 남자와 여자, 누군가의 부모거나 자녀, 한 가족이나 사회 공동체의 개인이라는, 존재와 실존의 구분으로부터 유래하는 것들을 제외하며 작품 속에서 등장한다. 그들은 모두 실존이라는 공통의 근거를 통해 결핍과 부재, 부적절함으로 인해 표현은 훨씬 더 흥미로운 현대인의 해학적 풍자로 드러난다.작가는 독특한 신체의 변형과 색상을 작품 속 인물들에 부여했고, 우리는 ‘특이할 것이라곤 없는’ 일상적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써 내려간다. 어쩌면 그 모습은 곧 나(너, 우리) 자신이자, 인간의 형상과 작가가 하고자 하는 대화적 낙서 같은 기록들에 시선을 멈추고 ‘정확하게’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최근 작가는 자신 그리고 작업에 대해 새삼 나이가 듦의 무게를 느끼고 삶과 작업의 방향이 한없이 불투명할지도 모른다 는것을 절실히 알게 되었다. 그리고 아직도 지나간 세월의 시간 속 삶, 예술 사이에서 ‘잃어버린 순수’를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임남진 작가는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지역을 대표하는 민중미술작가이다. 오랜 시간 지역 민중미술 단체에서 활동하다 2019년 탈퇴했고, 기존의 민중 미술적 성향의 구조와 작업 방향을 바꾸기 위해서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작가의 주변을 둘러싼 사회적 이슈와 시대적 문제들을 사소한 일상과 주변의 인물들을 그리며 동시대의 풍경을 그려왔다. 현재 오십대의 작가는 지난 오월 광주의 핏빛이 채 아물지 않은 시기 대학을 다니며 혼란스러운 청년시절을 보냈다. 광주에서 태어난 한 여성이자, 작가로 성장하며 녹록하지 않았던 관념적 지역의 사회 분위기에서도 주변의 함께했던 동료들과 이념을 독자적인 동양화 방식의 그림으로 회화적으로 기록하고 그려왔다. 꾸준히 전업 작가로 작업했고, 시간이 지나며 외면에 머물던 작가적인 시선은 다시 자신 스스로의 삶의 근원이자 내적 심상으로 향하게 되었다. 최근, 변하지 않는 근원적인 풍경으로도 자연스레 시선이 옮겨가면서 외형의 ‘재현’이 아닌, 심상의 ‘재현’을 추구하며 오랜 시간 마음에 담아왔던 근원적 이미지들, 감정에 남아있던 존재했지만 아직 꺼내놓지 않은 내면의 수줍은 연서(連書)형태로 조금씩 들추며 살아가는 시대의 풍경을, 자신의 세대가 증명하는 은유적인 풍경으로 구현하고 있다. 최근 빠르게 변모하는 현 시대 속에서 광주 그리고 한국민중미술의 방향과 범주가 다양한 관점으로 임남진의 독자적 작업을 탐구할 기회를 제공한다. 표인부 작가는 자신의 일상에서 크고 작게 느껴졌던 감정과 기억, 매 순간순간마다 의식과 무의식으로 인식 되지 않는 현실의 상황이나 자연의 현상을 통해서 기억들은 회상한다. 처음에는 명확하고 구체적인 형상의 기억들이 반복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쪼개지고 지워지면서 상징적인 잔상으로 남은 기억들을 각기 다른 하나의 색채로 인식해서 표현하고 있다. 화면 위의 무너진 형상의 색채는 ‘자연의 바람’처럼 일어나는 기억들을 묘사한 것이다. 작가의 의식 속에 켜켜이 쌓여있는 사적인 기억들의 형태가 자연의 바람과 유사성을 떠올리며 (중략) 종이가 가지고 있는 유연함과 가변성 등의 물성을 활용해서, 화면 위에 수천, 수만 장의 염색 한 작은 한지 조각들을 한 장, 한 장 반복적으로 찢거나, 세워서 노동으로 캔버스에 붙인다. 그것은 작가 스스로가 나아갈 과 자연 바람의 방향성과 운동감을 상징적으로 묘사하기 위한 것이다. (중략) 그의 기억은 바래고 닳아져 새로운 형상이 색으로 남겨졌다. 기억을 하나의 일화로 다루기보다는 기억, 그 자체에 주목하고 ‘바람’이란 상징과 연결한다. 그리하여 기억은 다층적으로 그에게 다가온다. 또한 작가는 한지에 직접 색을 물들이는데, 그 색은 그 참사를 떠올릴 때 연상되는 봄날의 색이고, 바다의 색이다. 그 색 한지 조각들이 모여 이루는 움직임은 태풍처럼 휘몰아치는 감정의 소용돌이이자 영혼의 흔적이 된다. 여전히 44년이 된 광주의 5·18민주화운동처럼 두 사회적 비극의 진실이 아직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아픔이 아물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작가가 만드는 진분홍색, 연두색, 복숭아와 같은 옅은 분홍색 등 따뜻한 색감의 서정적 추상은 오히려 그 아픔을 역설적으로 느껴지게 한다. - 이 선 (이강하미술관 학예실장) '서정적 추상, 그 이후...' 전시 중 박수만의 작품들 박수만 <요가>, 2024, 캔버스에 유채, 91x73cm '서정적 추상, 그 이후...' 중 임남진 <연서> 연작 임남진 <연서>, 2024, 한지에 채색, 100x100cm 표인부 <바람의 기억-416>, 2024, 캔버스에 염색종이, 190x390cm 표인부 <바람의 기억-1029>, 2024, 캔버스에 염색종이, 100x60cm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