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아트, 그 '소통'의 일대기- 강진아트홀 미디어극장展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5-01-21 19:17 조회8,734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 김창겸 <Water shadow four season>미디어아트, 그 ‘소통’의 일대기 ‘미디어 극장(Welcome to Midea Space) 2011-2013’展 강진아트홀, 아트스페이스 정미소 2014.12. 4 - 12.30 현대미술의 매력은 사물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제시하는 데 있을 것이다. 더불어 표현방식에 있어 기존의 관습적 인식에 얽매이지 않고, 재료(medium)을 새롭게 재해석하는 형식은 현대미술에 지속적인 흥미를 갖게 하는 원동력이다. 특히 동시대 대중에게 파급효과가 큰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을 활용하는 미디어아트는 보는 이의 의식과 감성에 적극적으로 호소하며 그 소통영역을 확장해 왔다. 이러한 미디어아트의 과거와 현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리가 지난 12월 10일부터 31일까지 강진아트홀에 마련되었다. ‘미디어 극장(Welcome to Midea Space)2011-2013’이라는 타이틀로 진행된 지난 전시는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와 아트스페이스 정미소, 강진아트홀이 주관하는 자리로, 우수전시 프로그램을 지역 문예회관에서 전시하도록 지원하는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의 <우수전시 개최 지원사업>을 일환으로 진행되었다. 선정된 아트스페이스 정미소의 본 전시는 2011년부터 2013년도까지 Korea Midea Art project로 진행되었던 기획물이다. 총 16인의 작가가 참여한 미디어극장전은 ‘한국미디어아트’라는 큰 범주로 지칭한 만큼 80년대 비디오 아트 1세대 작가부터 현재의 미디어 아티스트들의 작업세계를 전체적으로 조망하는 의도를 띠었다. 전시는 크게 두 가지 흐름으로 진행되었는데, 세대별 작가 각 개인의 연대기적 작업을 보여줌으로 작가의 특정 시기 성향을 보여주는 것과 함께, 공간의 미학을 반영하고 있는 지금의 미디어 아트에 집중할 수 있는 섹션도 구성되었다. 미디어아트의 장르적 특질 중 하나인 빛에 의한 환영과 리얼리티는 1전시실 입구 중앙에 자리한 김창겸의 <water shadow four season>에서 오롯이 드러났다. 우물을 닮은 석고 구조물 위에 물에 비친 사계절의 풍경을 투사한 본 작품은 천정의 빔 영상이 꺼지는 순간 단순히 흰색 물체에 그치고 만다. 실재와 가상을 넘나드는 미디어의 힘을 쉽게 체감할 수 있는 동시에 푸르디 푸른 가을 하늘, 색색의 낙엽 등이 선연하게 비춰지며 관람자에게 영상미학의 매력을 느끼게 했다. 흰색의 얼굴 조각 위에 다양한 표정들이 담긴 영상을 투사하며 인간의 복잡미묘한 심리를 드러내는 한승구의 <나르시소스의 두 얼굴>, TV모니터에 건축물 모델링을 클로즈업, 보는 이로 하여금 실재하는 공간으로 착각하게 하는 정정주의 초창기 작품 <An architectural model> 또한 현실과 허구의 간극을 해석하는 매체예술의 표현 방식에 흥미롭게 접근한 예이다. 오늘날의 미디어아트는 영상으로써 보여지는 시각적 체험 외에 청각, 미각을 포함한 오감의 영역을 자극하기도 하며, 확장된 공간 안에 관람자를 적극 개입시킴으로써 전감각적 체험을 가능케도 한다. 적색, 녹색, 청색빛의 영상을 칵테일 잔에 비추는 김해민의 <R.G.B칵테일>은 색색의 색감이 미각의 요소로 치환된 예이며, 유리 패널 위에 도시의 거리모습을 담고, 도시의 소음을 구현한 김희선의 <Unknown Territory>는 관람객에게 실제 거리를 거니는 듯한 느낌을 제공한다. 영상이라는 가장 적극성을 띠는 매체를 활용하는 미디어아트는 현실적인 메시지를 보다 선명하게 드러내는 분야이다. 사회문제나 문명비판의 내용을 담아온 비디오아트 1세대 작가 육근병은 그의 작업 키워드인 ‘눈(目)’을 이용한 1995년 작품 <Survival is History>를 선보였다. 참혹한 전쟁의 현장과 자연풍경이 교차로 편집된 영상 위에 맑은 기운의 눈이 자리한다. 전쟁은 어른들이 만들어낸 폭력의 역사임을 상징하고, 순수한 풍경은 어린아이의 시선과 대비되며 관람객을 정면으로 응시한다. 현대소비사회 속 인간의 욕망을 대변하는 사물들이 글라인더로 갈려 가루가 되는 영상을 구현하는 신기운의 시리즈 작업, 한강의 역사와 관련된 기록물들을 순차적으로 보여주는 심철웅의 <An Other River History>, 역사적 표상과 군중과의 괴리감을 표현한 작가그룹 뮌의 <Statue Number> 또한 예술이 사회적 쟁점에 무관심할 수 없음을 반증하는 작업이었다. 지난 전시는 한국 미디어아트의 과거와 현재라는 다소 광범위한 담론을 묶어내는 취지로 기획되었다. 한국 미디어아트의 역사, 혹은 담론이라는 다루기 까다로운 개념에 비해 전시의 주석과 해석방식이 다소 미약한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미디어아트가 지니는 내용과 형식의 다양성을 두루 보여주었다. 더불어 감성을 자극하고 체감의 영역을 확장하는 현대 매체예술의 소통 가능성을 재차 확인할 수 있는 자리로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었다. _ 글 : 고영재 (광주롯데갤러리 큐레이터) ▲ 김해민 <R.G.B칵테일>, 신기운 <Dis-IllusionCoin Face>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