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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그 '섬'을 기록하다. 윤준영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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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3-08-03 18:35 조회10,38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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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준영. breathe. 162X130cm. 장지에 채색, 콩테. 2013


    ▲ 윤준영. 광원의 반대쪽. 190X122cm. 장지에 채색,콩테. 2011


    ▲ 윤준영. 섬. 각 136X74cm. 장지에 채색,콩테. 2012


    ▲ 윤준영. 숲과 숲. 145X80cm. 장지에 채색,콩테. 2012

     

    도시-그 섬을 기록하다. 윤준영 개인전


    “우리는 타인이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외롭다.
     할 수 있는 건 그저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뿐,
     노력 정도에 따라 깊거나 혹은 얕은 관계를 맺는다.

     내가 하는 말이 너에게 닿지 않고,
     네가 하려는 말은 내게 들리지 않는다.

     우리는 서로가 스스로 만들어 갇힌 두터운 벽안에
     철저히 소외되고 고립된 삶을 살며
     나는 너를 외면하고, 나는 너를 외면한다”

     - 윤준영, ‘섬을 기록하다’ 중에서



    욕망의 연막 속에 증식하는 고독한 섬


    짙은 잿빛 도시의 빌딩숲을 뜬구름 같은 매연이 에워싸고,
    깜깜 가리워진 창들로 불안한 어둠과 적막에 잠긴 그 섬에는
    빼곡하게 붙어선 크고 작은 아성들이 서로 벽을 높인 채
    변종생물처럼 무표정하게 증식해 간다.   
    욕망이 피워내는 도시의 연막 너머로는 푸른 창공이 보일 듯 말 듯 가리워져 있고,
    이파리 하나 없는 나무들은 땅 밑으로 몸을 뻗고 있다.

    올해 유스퀘어 청년작가 전시공모에 선정되어
    8월 1일부터 7일까지 금호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갖고 있는
    신예작가 윤준영의 그림 풍경이다.

    수묵과 콩테로 빚어내는 회갈색 또는 회청색조에
    이 따금 청색 하늘 빛이나 녹색의 푸른 기운이 드문드문 비쳐나지만, 
    까실까실 메마른 질감이 갈증을 더하는 스산한 풍경은
    우연찮게 빨려든 비현실 세계처럼 몽롱하기만 한데,
    윤준영의 화폭에 비쳐진 이 시대 도시의 풍경에 다름 아니다.

    생명의 활기와 사람의 온기가 메말라버린 도시의 풍경은
    이제 조심스럽게 세상으로 향하는 윤준영에게 더없이 드높아 보이는 벽,
    다름 아닌 단절과 불통, 그로 인한 불안과 두려움, 긴장되게 만드는 세상 풍경이다.

    빛을 향해 앞으로 나앉아 보려 하지만
    그 빛이 강렬한 만큼 길고 짙게 드리워진 그림자 속에는
    잿더미에 묻혀 금새 사라져버릴 듯 도시의 삶이 불안한 연기에 휩싸여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그 숨막히는 적막한 섬에 뿌리를 내린 초목이 녹색의 숲을 이루어 가고,
    그로부터 스며 나오는 푸른 기운이 신기루처럼 떠도는 도시의 삶에 생명력을 불어넣으면서
    도시에는 맑은 빛이 번져나가고 별빛은 총총하게 드러나기 시작한다.

    다행히, 아득해 보일 수도 있는 그 섬으로부터 희망의 출구를 찾은 듯
    사슴뿔을 한 소녀의 모습으로 작가는 새 기운의 자락을 붙들고
    화폭 바깥의 미지의 세상으로 향하고 있다. 


    “나의 작업은 불안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사회 안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관계 속에서 끝없이 이어지는
     이념과 이해관계의 대립, 사람과 자연,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의 부재와 무관심이 불러온 단절,
     그리고 이 문제들의 고착, 소외되는 모든 것들의 겉도는 마음이
     이 사회 안에 공존하고 있다는 ‘불안함’이다.

     독립된 각각의 건축물들을 쌓아올린 도시는 단단하고 견고해보이지만
     그 안에 살아가며 이 사회를 구성하는 개체들 사이의 거리를 만들고
     각각이 개인화되어 점점 고립된 섬과 같이 변하도록 야기하는 근본적인 원인이 된다.

     나의 작업에서 도시는 단순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삶의 공간이 아닌
     현 사회의 갈등과 대립으로 점철된 공간이며,
     고도성장한 도시의 화려한 외양에 가려진 사회의 이면을 표현하기 위해
     재구성된 공간이라 할 수 있다”

     - 윤준영. 작업노트(2013 개인전 리플릿 서문)에서 발췌




    윤준영은 전남대학교 미술학과 한국화과를 졸업하고(2009), 현재 같은 학교 대학원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그동안 세발까마귀展(2007~ , 광주 남도향토음식박물관, 지산갤러리, 광주롯데갤러리 등), 표현이미지 확장(2008, 부산 블루홀갤러리), ZAA공감프로젝트(2009, 광주 대인예술시장), 광주천 환경미술제(2009, 광주 롯데갤러리), 인사동사람들(2009, 서울 라메르갤러리),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하여(2009, 광주 신세계갤러리), 올해의 주목작가 초대전(2009, 서울 이형아트센터), 젊은 신인작가 초대전(2010, 광주 상계갤러리), 오늘을 보는 시선(2010, 광주 롯데갤러리), The 바쁨(2011, 조선대학교 백학미술관), V-party(2011ㆍ2012, 광주 D갤러리ㆍ쿤스트라운지), ARTPROCESS2011(2011, 광주 무등현대미술관), 신진작가 아트페스티벌(2011, 서울 공평아트센터), 의재창작스튜디오 결과보고전-‘숨’(2012, 광주 의재미술관), 아트광주12(2012,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다닥다닥(2012, 태국 gallery artery), face to face(부산 Kim's Art Field), 화중유시(2012, 서울 한원미술관), 국제현대회화교류전-‘Time'(2013, 서울 DMC갤러리, 뉴욕 갤러리bes), 광주 한국화위상전(2013, 광주시립미술관 금남로분관) 등의 전시에 참여하였다.
    alichino_@naver.com / 010-9882-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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