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黑과 光’으로 잇는 한·중 미술문화교류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5-06-10 18:59 조회6,805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 장치우스(張秋實) <광주-1989> / 후생핑(胡生平) <무제> ‘黑과 光’으로 잇는 한·중 미술문화교류 [동아시아미술전]의 한·중 작품전광주 5·18과 6.4 천안문사태 연결흑백 이미지로 시대와 사회 풍자 최근 중국은 정치·경제·문화 여러 면에서 국제사회의 G2로써 존재감을 더해 가고 있다. 그 중국과 어떻게든 가까이 지내는 것이 한반도의 국제관계나 미래전략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고 판단한 정부와 여러 지자체를 비롯, 광주시에서도 시책으로 ‘중국 친해지기’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 한국과 중국, 좁게는 광주와 북경간의 유대와 교류를 넓히기 위한 기획전이 마련되었다. ‘흑여광 黑與光’이라는 이름의 [제2회 동아시아미술전]인데, 광주광역시 박물관미술관협의회와 사단법인 동아시아미술교류협회가 공동주최하고 은암미술관이 주관하여 6월 4일부터 17일까지 계속된다. 이 전시는 작가이자 큐레이터인 리강(북경 UNIT ONE 갤러리 관장)의 기획으로 이루어졌다. 전시주제 ‘흑여광’은 세상의 빛과 어둠, 삶과 죽음을 의미하면서 특히 이번 전시의 개막일인 6월 4일에 일어났던 ‘6.4천안문 사태’와 광주의 ‘5·18민주화운동’ 간의 정치사회적 맥락을 연결지어보는 의도가 담겨 있다. 이에 따라 흑백을 위주로 작업하는 중국 5인, 한국 4인의 작가가 초대되었다. 기획자 리강(李剛)은 북경에서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에서 내다보이던 보름달을 비디오 영상으로 담아왔다. 짙은 어둠 속 헤드라이트처럼 보이는 동그란 불빛이 수직 모니터 화면에 계속 흔들거리고 있는 영상이다. 아주 단순하지만, 양 지역 문화교류의 길을 달빛으로 이어내는 상징성이 담겨 있다. 더불어 리강은 새벽어둠이 물러나면서 묵직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L.A공항’ 계류장, 작업실의 안과 밖, 늦은 밤 파인더에 비친 인물의 실루엣 등 일상 속에서 포착되는 평이한 소재들을 흑백이나 반전된 이미지로 엮어내었다. 장치우스(張秋實)의 ‘광주-1989’는 이곳 낯선 도시의 광주의 흔적이 긴 장지에 채워져 전시장 천정부터 바닥까지 드리워져 있다. 1989년 6.4사태와 광주 5·18을 현장 이미지로 엮어낸 것으로, 광주에 머무르면서 5·18현장인 금남로와 오월묘지들을 돌며 거리 바닥돌과 벽면, 의자에서 탁본을 떠내 이를 사진이미지로 옮겨 추상화면처럼 재구성하였다. 황쉬(黃旭)는 추상인 듯 실상인 듯한 이미지들의 구성이다. ‘Chinese Landscape'는 반투명 실크 천에 검은 반점들이 중첩되면서 추상적인 패턴을 이룬 사진이미지로, 삶과 죽음, 희망과 그늘을 얘기하고 있다. ‘Black’ 또한 잘게 구겨진 비닐의 사진을 좁고 긴 두루마리 검은 바탕에 어렴풋이 묻어놓았고, ‘Posada’는 크기가 다른 흰 깃털들을 검은 바탕에 실물처럼 섬세하게 전사시켜 배열하였다. 사실을 토대로 한 세 작가와 달리 후생핑(胡生平)과 후친우(胡勤武)는 비정형 화면들을 보여준다. 후생핑의 ‘목탄’ 연작은 두꺼운 닥지 위에 거칠고 검은 혼합재료가 발라져 균열이나 얼룩, 응결을 만들어낸 흔적들로 꾸며져 있다. 후친우(胡勤武)의 ‘소멸’ 시리즈도 종이에 흑백 안료들이 흘러내리며 이루어낸 데칼코마니 같은 대칭형 비구상이다. 이들과 함께 이번 전시에 초대된 광주 4인은 중국 유학이나 광주시립미술관 북경 창작스튜디오 입주활동을 했던 작가들이다.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문화교류에도 힘쓰고 있는 윤일권은 ‘개미’ 연작을 보여준다. 침팬지나 원숭이를 통해 인간사회를 풍자하던 그는 이번에는 넓은 화선지에 수묵 농담을 달리한 개미떼들을 가득 그려 넣어 현대사회 인간군상을 되비춰 보여준다. 김상연은 진한 먹색으로 우려낸 ‘존재’ 연작들인데, 일그러진 탁자에 인물과 닭의 형상이 어렴풋이 드러나면서 마치 수술대 위 해체되는 개별 존재를 연상케 한다. 수묵의 현대적 변용을 꾸준히 천착해 온 정광희는 한지를 일정두께로 접어 화폭에 켜켜이 채우거나, 한지를 작은 꽃송이 모양으로 접어 반복배열하면서 새로운 시각효과를 의도하였다. 또한, 사진작업을 하는 김영태는 ‘시간의 그림자-산’ 연작으로 무등산 기암 절리대를 여러 층위의 흑백사진으로 겹쳐 인화하면서 천지자연 시간의 퇴적을 어른거리는 이미지로 표현하였다. 정부나 공공기관의 대중국 정책도 중요하지만, 민간 차원의 분야별 교류는 그 밑바탕을 다지는 실질적인 활동이다. 이번 [동아시아미술전]은 점차 참여대상을 확대하여 아시아권 여러 나라 작가들 간의 교류마당으로 운영해 갈 생각이라 한다. 문화교류는 무엇보다 서로간의 적극적 의지와 내실 있는 행사운영, 지속적 진행이 기본전제일 것이다. 아시아문화전당 개관 이후 국제 문화도시 광주의 진면목들이 드러나게 될 것이므로 다양한 민·관 활동들이 미리 준비되고 실현되기를 바란다. - 조인호의 미술이야기 (전남일보. 2015. 6. 10)▲ 리강(李剛) <L.A 공항>.2013 ▲ 김상연 <존재, 존재의 덩어리>(2003) ▲ 김영태 <시간의 그림자-산#2> ▲ 정광희 <무제> / 황쉬( <Posada> / 후친우(胡勤武) <소멸-시리즈>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