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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명 이전 자연 생명세계, 허진 '익명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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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3-12-09 19:28 조회9,04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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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명 이전 자연 생명세계, 허진 ‘익명인간’


    전남대학교 예술대학에 재직하고 있는 한국화가 허진 교수의 개인전이 초대전이 열리고 있다. 11월 30일부터 21일까지 광주 풍암동 갤러리아크(모아레포츠타운 1층)에서 ‘신비한 익명의 세상  Mystery Anonymous World’이라는 주제로 마련된 이 전시에는 허 작가의 ‘익명인간’, ‘유목동물’ 연작이 소개되고 있다.

    자기 존재감이나 정체성을 잃고 현실적 욕망과 생업과 경쟁으로 흔들거리는 세상 시류에 묻혀 사는 현대인들의 ‘익명성’을 비춰내면서, 자연 본래의 원초적 생명존재나 감성의 회복을 기원하는 ‘유목동물’ 이미지들을 중첩시켜내는 작품들이다. 따라서 그의 작품에는 무한 공간에서 자유롭게 노니는 얼룩말, 기린, 낙타, 개, 타조 또는 대지를 박차고 도약하는 야생마 같은 이미지들과 함께 단순 실루엣으로 부유하는 인물상들이 중첩되고, 거기에 문명사회나 거대자본을 상징하는 자동차, 노트, 유전, 소화전, 바리게이트, 전기 플러그 등이 조합되기도 한다. 또한, 강진 무위사 백의관음도나 선각대사 탑비, 마을입석 등 특정한 유물과 민속문화재들이 결합시키기도 하는데, 부유하는 이 시대의 초상과 대비하여 전통 속 문화원형과 정신세계의 근원을 환기시켜내려는 것 같다.

    허 작가의 ‘익명ㆍ유목’ 작업들은 단지 자연 생태환경에 관한 회귀의식이라기보다는 현대문명사회 이전의 자연인으로서 순수세계를 꿈꾸는 현대인들의 정신적 갈증을 대변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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