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존 삶 속에서 '순수인간성' 찾기-박수만초대전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4-03-29 15:14 조회9,372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 박수만 <가면>, 2014. 73x91cm, 캔버스에 유화, 아크릴릭 ▲ 박수만 <바나나를 찾는 사람>, 2014, 61x73cm, 캔버스에 유채, 아크릴릭 실존 삶 속에서 ‘순수인간성’ 찾기-박수만 초대전 억지스런 꾸밈이나 겉치레를 벗어버린 순수인간의 모습을 풍자와 해학으로 풀어가는 박수만의 개인전이 광주 무등산 초입에 자리한 해와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숨’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3월 13일부터 4월 20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에는 박수만의 올해 새로 제작된 신작들을 비롯 최근작품들이 소개되고 있다. ‘숨’이라는 것은 인간이 존재하는 생물학적인 기초활동일 것이다. 세상살이 중의 온갖 활동과 욕망과 희노애락과 상관없이 살아 존재하는 증표인 것이다. 박수만이 늘 화두로 삼고 있는 인간의 ‘잃어버린 순수’, 원초적 순수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말이다. 그는 자신의 그림을 통해 “인간개념을 잃어버린 감수성을 살펴보고, 새 시대의 이상적 인간상을 실현하여 보다 인간다운 인성을 찾아가는 게 잃어버린 순수가 아닌가 한다… 참 인간세상, 즉 좋은 세상이나 행복에 대해 이야기하고, 삶의 진실이나 진리가 무엇인지에 대하여 말하고 싶다”고 한다. 이번 전시에서도 그의 작품 속 등장인물들의 캐릭터 그대로 대부분의 인물상들은 우악스러울 정도로 굴곡진 골상과 다듬지 않은 얼굴, 아무렇지 않게 드러낸 맨몸과 기형적으로 왜곡된 몸뚱이, 주변에 배치되는 과일이나 기물, 상징적 도상들로 ‘순수’라는 화폭의 거울에 비친 세상풍정과 인간 삶을 얘기하고 있다. <시선>처럼 남성본능의 호기심을 해학적인 표정들로 묘사하기도 하고, <일상> 연작으로 삶의 고단한 그늘과 상처들을 거울에 비춰내듯 드러내거나, 가식과 위선으로 속내를 가린 채 서로를 상대해 가는 세상살이들을 <가면>으로 풍자하기도 하고, 단세포적 쾌락과 육신의 존립을 위해 성을 거래하는 <흥정>과 <바나나를 찾는 사람들>처럼 지친 삶과 허기진 욕망, 갈증에 애잔한 연민을 보내기도 한다. 물론 이들 일련의 작업들은 현존상황 속의 인간 또는 인간의 실존적 삶에 대한 관망자로서 표피적 풍자보다는 그런 세상 속 인간들에 대한 작가의 연민이 짙게 드러난다. 그래서인지 이번 전시에서는 그런 현시대 세상살이 속의 아픈 마음들을 희망적인 위무나 인간다운 인성으로 치유하고 새롭게 삶의 기운을 북돋우려는 마음이 담겨있다. 욕망 이전의 순수감성으로 사랑의 마음을 전하는 입맞춤의 <묘약>이나, 새봄을 맞아 생명의 기운을 나누는 <봄을 주다>, 보잘 것 없는 육신이거나 외적 치장에 대한 욕구를 어쩌지 못하는 세속적 삶일지라도 그 존재 자체로 소중한 가치를 지닌다고 말하는 듯한 <비너스의 탄생> 등에서 그런 마음을 읽을 수 있다.욕망으로 얽히고 설킨 인간세상의 단편들이나 일상적으로 부딪치는 사람살이들의 묘사나 풍자만이 아닌 그런 삶 속의 인간 내면과 마음을 탐구하는 박수만의 작업은 그만큼 짙은 휴머니티를 담고 있다. 특히, 사람들의 마음 깊은 곳에 자리한 근원적 욕구와 상처와 희망을 화폭에 옮겨내는 작업의 천착과 더불어 ‘마음의 순수성’에 대한 생각이 변함없는 화두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정리한 작업노트에서 ‘측은히 여기는 마음(仁)과 악을 부끄러워하고 미워하는 마음(義) 그리고 사양하는 마음(禮)과 옳고 그름을 따지는 마음(知)’의 ‘사단(四端)’과, ‘희(喜)ㆍ노(怒)ㆍ애(哀)ㆍ구(懼)ㆍ애(愛)ㆍ오(惡)ㆍ욕(欲)의 칠정(七情)’에 대한 되새김이 그런 성찰의 태도를 짐작케 한다. 사람의 본래적인 성향과 그에 따른 세상살이 모습들을 비춰내는 것 못지않게 그런 인간들의 내면에 깔린 ‘순수감성’을 회복시켜내고자 하는 그의 작업들이 심리ㆍ정신적인 치유의 공간이기도 한 해와문화공간에서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는 거울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박수만 <비너스의 탄생>, 2014. 91x117cm, 캔버스에 유채, 아크릴릭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