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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포는 언제나 곧다'- 송필용 회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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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4-05-27 19:27 조회9,40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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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포는 언제나 곧다’- 송필용 회화전

    관폭, 월매, 청죽 등 전통 화제를 사실적이면서도 각 소재의 특성과 화가의 감흥을 담아 자연의 생기와 풍류가 배어나는 회화세계를 펼쳐온 송필용의 개인전이 갤러리 리채에서 열리고 있다. ‘폭포는 언제나 곧다는 이번 전시제목처럼 쏟아지는 직하폭포의 세찬 기운과 물기 촉촉한 청량감, 천지 가득한 물보라의 파열음들이 전시장을 온통 채우고 있다. 내리꽂는 물줄기와 들끓듯 솟구쳐 오르는 물보라들, 그 기운을 따라 춤추듯 흔들거리는 나뭇가지들이 청백색을 주조로 시원한 전시공간을 만들어준다. 521일부터 63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카탈로그에 실린 박영택 경기대학교 교수의 평문 일부로 충분히 음미할만하다.


    송필용의 폭포그림

    송필용은 폭포 그리기가 아니라 폭포 되기를 감행한다. 그는 폭포에서 만난 기운과 느낌, 정신적 공명을 가시적인 존재로 구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특정 폭포가 있는 풍경의 재현, 구상이 아니라 폭포의 본질, 폭포가 전해주는 정신적 가치를 형상화하고자 한다. 따라서 그림은 구상도 추상도 아니다. 다만, 그가 접하고 느낀 것, 오랜 세월동안 폭포를 접한 후에 자신의 몸에서 나온 폭포의 이미지다. 그는 익숙한 기존의 지각과 관습적인 시선과는 다른 새로운 지각으로 인한 폭포를 그리려 한다. 인간의 관점에서 바라본 대상으로서의 자연이 아니라 인간의 지각 너머에 존재하는 예기치 못한 폭포의 세계를 염두에 둔다. 그러니까 주체/대상 그 어느 쪽으로 기우는 것이 아니라 그 충돌이 낳은 결과인 바로 그 지각을 그리려 한다.”(채운) 훨씬 직접적이고 감각적인 그리기를 시도하려는 것이다. 따라서 송필용의 폭포형상은 폭포라는 대상을 재현하는 이미지가 아니라, 재현 불가능한 힘, 혹은 생성 중인 어떤 것을 표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하지만 그는 폭포를 그리는 게 아니라 폭포 되기를 시도한다. 폭포와 자신의 신체의 엉킴과 공명이 만들어내는 식별 불가능한 생성을 그리고자 한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화면은 낯선 감각을 생산해낸다. 시각과 청각, 촉각 등의 이질적 감각들을 소통시키려 하는 그림은 그러한 감각을 발생시키는 표면이 되었다.

    송필용은단지 폭포만이 아니라 선인들의 유람과 소요, 관수(관폭)의 의미, 그리고 무위의 순수함과 치열한 에너지등을 만나고 그것을 그리려 했다. 그가 접한 멋진 폭포들의 대단한 기세는 두려움과 숭고함을 야기했다
    그가 그린 물은 구체적 풍경 안에 자리한 부분으로서의 물이 아니라 물의 전면성, 물 자체에 육박한다. 화면은 폭포 자체를 우리 몸에 안긴다. 던져준다. 작가가 마음의 눈으로, 직관의 눈으로 폭포를 본 흔적이다. 전적으로 날카롭게 폭포가 쏟아지고 흩어진다. 기이한 기운을 가득 품고 그렇게 격렬하게 떨어진다. 작가는 물이 뿜어내는, 그 주변에서 발산하는 비상한 기운에 초점을 맞추었다. 보이지 않는 기운을 가득 품고 있는 자연계의 비의적인 상황, 그 오묘하고 신비스러운 기운으로 가득한 긴장의 순간이다. 폭포라는 대상의 재현이라기보다는 자연계의 비의적인 상황, 그 오묘하고 신비스러운 기운으로 자욱한 긴장의 순간을 시각화하려는 시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 박영택 (미술평론, 경기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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