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류남도 만화방창' - 해남 문화원형의 재발견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5-10-11 16:50 조회6,567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풍류남도 만화방창風流南道 萬話萬畵芳暢 2015. 7. 30 ∼ 9.30행촌미술관, 대흥사, 미황사, 녹우당, 백련사 등 8곳 * 지천의 꽃들처럼 해남 일대에 만개했던 ‘풍류남도 만화방창’은 이미 끝났다. 행사기간 다녀온 뒤 미처 정리하지 못했던 현장자료를 몇 장의 사진으로라도 기록하고 공유하기 위해 늦게나마 간략히 되짚어 보았다. 남도 여행은 화려함이나 거창함이 아닌 자연과 삶 속에 배어 있는 소소하고 정감어린 토박이 문화를 만나는 시간들이다. 그야말로 바람 따라 흐르듯 심신의 여유로움을 찾아 자연과 교감하고 문화적 정서를 느껴보는 낭만여행이거나, 진솔한 삶의 흔적을 만나는 세상살이 기행이기도 하다. 그런 지역문화 현장과 역사공간들에 예술의 채색을 더해 각 장소들이 지닌 특성과 가치를 새롭게 들여다보도록 이끌었던 ‘풍류남도 만화방창’ 전시회가 지난 7월 30일부터 9월 30일까지 해남을 중심으로 강진 일부에서 펼쳐졌었다. 행촌문화재단이 주최하고 전남예술문화재단이 후원한 이 전시는 2010년의 [강진청자예술프로젝트]에 이은 남도 지역미술문화축제 제2탄이라 할 수 있다. 5년 전 그 강진프로젝트를 기획했던 이승미 당시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원이 그 뒤 인천아트플랫폼 디렉터를 거쳐 올해 초 행촌문화재단 대표이사 겸 행촌미술관장으로 해남에 내려오면서 기획한 대형 지역미술문화축제다. 미술관이나 특정 전시관만이 아닌 지역의 역사 문화공간과 유명 관광지, 평소에는 일반인들이 발길을 들여놓기 쉽지 않은 수행도량 등에 작가들의 독창적인 예술세계와 상상력을 담은 미술작품들을 전시해 문화의 교감마당을 넓혀 놓은 것이다. 전국에서 초대된 41명의 작가들이 지난 3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해남일대를 함께 답사하고, 그 느낌과 감흥과 발상들을 회화나 조각, 사진, 영상, 설치형식으로 옮겨 내었다. 그 420점의 작품을 해남일대 해남종합병원과 행촌미술관, 고산윤선도기념관(녹우당), 대흥사 성보박물관과 일지암, 미황사, 백련사, 이마도작업실(임하도)등 8곳 13개 공간에 각 장소특성을 살리며 배치하였다.이 가운데 유서 깊은 호남명찰 대흥사에는 성보박물관과 일지암에 작품이 배치되었다. 대흥사 천불전 부처들의 각기 다른 표정을 사진으로 담은 김은숙의 ‘천불+1’, 감로도를 해남 윤씨부부 이야기로 풀어 현대사회 실상을 접목시켜낸 하성흡의 ‘감로탱’, 민정기의 ‘두륜산 대흥사 경내’와 ‘미황사’, 홍선웅의 ‘미황사’와 ‘일지암’ ‘산다화’, 이종구의 ‘달마산과 미황사’, 서용선 ‘미황사’ ‘백련사’, 이인의 ‘Mind-space’, 김천일의 ‘월남리Ⅷ’, 육근병의 ‘풍경의 소리’, 신재돈의 ‘일담스님’, 이수경의 ‘이동식사원’, 윤석남의 ‘백련100송이 100인의 여성’ 등이 대흥사와 해남의 역사, 문화적 가치를 되비춰 보여주었다. 또한, 수행처이면서 한국 차의 성지로 이름난 일지암에는 김은숙의 ‘천불-눈’, 이인의 ‘수행자’, 이인성의 ‘그 곳’, 홍선웅의 ‘정병과 산다화’, 조병연의 ‘매화 해남’ 등이 하나로 어우러졌다.아름다운 절로 이름난 미황사에는 대웅전 옆 금강스님 다실인 수류화개와 공양간인 감로당에 작품이 배치되었다. 달마산을 배경으로 대웅전 촛불이 화등처럼 빛나는 미황사의 달빛 야경인 이종구의 ‘미황사’ 연작, 미황사와 해남에 관한 단상과 얘기들을 글씨와 그림으로 섞어 공양간 벽을 가득 채운 박방영의 ‘미황사’ ‘人生之幻想’ ‘인연’ 등의 작품을 만날 수 있었다.해남종합병원과 행촌미술관에는 앞마당 김주호의 ‘만남-남북호랑이 3014’를 비롯, 박방영의 ‘해남의 길’, 김억의 ‘이마도의 봄’, 송필용의 ‘수적석천 水滴石穿’ ‘청매’, 안태원의 ‘해남금곡실사’, 이이남의 미디어아트 영상작품, 올 봄 이 프로젝트 참여작가들과 준비과정의 답사 때 소소한 단상들이나 해남의 이곳저곳 풍경을 담은 박재동의 만화 화첩, 영상프로젝트 등이 전시되었다. 고산윤선도기념관에는 고산의 어부사시사를 대형 목판화로 재해석해낸 김억의 ‘도암마을 소석문’과 ‘덕룡산 농산별업’ 등 3점, 고산의 시 ‘오우가’를 회화로 풀어낸 박방영의 수묵채색화, 고조부 허련이 녹우당을 찾아 공재 윤두서의 화적들을 보고 남화의 세계로 입문하였던 흔적을 더듬게 하는 후손 허진의 ‘유목동물+인간-문명’ 연작 등이 기념관 전시유물들과 함께 이 공간의 성격을 더 뚜렷이 해 주었다. 백백련사는 지난 2010년의 강진청자예술프로젝트에 이어 이번에도 해남 이외 지역에서 유일하게 연결된 곳이다. 원교 이광사의 ‘대웅보전’ 편액글씨 아래로 들여다보이는 석가모니불과 명부전의 지장보살 뒤로 김기라·임선희가 LED로 설치한 ‘광배’가 둥그런 후광으로 빛난다. 이수경이 산사의 무지렁이 돌들에 금박을 입힌 ‘있다’, 만경루에는 이인의 ‘동백'그림 200여점과 부조식으로 두툼하게 좌불상을 묘사한 ’천불‘ 소품들이 여러 점 함께 구성되었다. 행촌문화재단이 임하도 폐교를 재단장해 작년말부터 레지던시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는 이마도작업실에는 입주작가 김범석, 신태수, 윤남웅, 정영일 등의 작품과 함께 박문종 이수영 정지현의 작품도 함께 전시되었다. 이번 ‘풍류남도 만화방창’ 전시는 지역이 가진 천연의 자연풍광과 문화유산, 관광자원들을 미술제 형식으로 엮어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지역민에게는 문화자산의 가치와 자긍심을, 외지인들에게는 해남에 관한 재발견과 방문욕구를 유도하는 지역밀착형 프로젝트였다. 기획자 이승미 대표이사는 “이미 내재된 유산에 비하면 본 전시는 앞으로 매년 이어질 풍류남도 아트프로젝트 파일럿 프로그램, 혹은 사전 스케치에 불과하다. 이번 전시를 통해 해남의 땅과 자연 그리고 천년 이상을 이어온 아름답고 경이로운 고찰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비로소 갖게 되었다”고 말한다. 2010년 강진 프로젝트에 이어 우리 가까이에 있는 지역문화의 자산들에 보다 깊은 관심을 기울여 오랜 세월과 더불어 숙성된 그 가치를 다각도로 풀어내는 지역문화 계발의 마중물이었던 셈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