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작가의 감성언어; 한희원 정예금 조대연 강요상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2-07-08 16:52 조회9,329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 한희원, <퇴락한 겨울의 일기>(부분), 2012, 캔버스에 유화, 80x163cm ▲ 정예금, <블라인드-밤과 꿈>, 2007, 아크릴에 혼합재료, 90x90cm ▲ 조대연, <겨울에-영광, 함평), 2011, 피그먼트 프린트, .54x73cm ▲ 강요상, <틈>(부분), 2012, 한지에 채색, 107x162cm 네 작가의 감성언어; 한희원 정예금 조대연 강요상 - ‘경계를 넘는 소통 2012’ 광주지역 중견ㆍ청년작가 4인의 각기 다른 ‘소통’의 조형언어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는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금남로1가에 자리한 갤러리 D의 연례기획전인 ‘경계를 넘는 소통’ 전시로, 지난 7월 2일 시작되어 8월 8일까지 열리고 있다. 전시를 기획한 갤러리D는 “이번 전시의 주제인 ‘소통’은 회화와 사진, 섬유조형, 남성작가와 여성작가, 중견작가와 신진작가라는 서로 다른 장르와 특징으로 설명되는 한희원, 정예금, 조대연, 강요상 등 네 명의 작가의 ‘경계를 넘는’ 아름다운 조화를 통해 보여진다. 이들은 자연과 대상을 문학적 감수성을 통해 묘사하며, 그 안에서 새로운 소통과 창조적 해석의 가능성을 열고자 한다”고 기획의도를 말한다. 이 가운데 한희원은 원래 그래왔듯이 문학적 서정성이 짙게 배인 시각언어로 향수어린 감성을 자극하는 회화연작들이다. 올해 제작한 <퇴락한 겨울의 일기>, <퇴락한 거리의 일기> <달빛 스치는 마을> 등 차가운 한기가 깊이 스며든 어느 시골 신작로가의 겨울풍경들로 7월 한여름 무더위를 식혀 주는 작품들이다. 그의 작품의 특징이 늘 그렇듯이 거칠고 두툼하게 덧쌓은 회청색 안료층이 텅 빈 풍경의 스산함을 더하고, 낡은 양철지붕이나 슬레이트를 얻은 가게들이 낮게 엎디어선 거리를 웅크린 행인의 발걸음조차 텅 빈 적막 속에 묻혀간다. "푸른 가로등 불빛 사이로 흩어지는 아프게 그리운 사람들... 그날 밤 창 밖 거리로 떨어지는 것은 빗물이 아니라 푸른 그리움의 덩어리였다”고 시적 단상을 전시 리플릿에 덧붙여두었다. 섬유공예가인 정예금은 3단으로 정연하게 구획된 염직 바탕에 생명의 파장들이 물결처럼 구비치고, 여러 색의 천을 겹쳐 바느질한 낮은 띠줄들이 화폭 가득 사선을 이루며 고른 간격으로 채워진 패널 8폭을 위아래로 반복 배치한 <흐름>(2010)을 내놓았다. 더불어 정사각의 패널에 그녀 특유의 황홀경 같은 염직바탕을 깔고 그 위로 염직 띠를 양쪽에 붙인 아크릴들을 수직의 일정간격으로 세워 배치하여 앞과 옆으로 시점을 옮길수록 둥근 보름달이나 염직 띠들의 교합이 달라지며 서서히 변해지는 분위기를 연출하여 <밤과 꿈>(2007)이라 하였다. 정예금은 자신의 작업에 대해 “계절의 변화에 따른 자연의 모습을 서정적 이미지로 재구성하여 형상화”하는 게 주된 작업이라는데, “박음질을 통한 근원적인 여성성의 조형표현이나 베어나는 행위의 단호함은 여성본능의 강인한 모성의 발로라 할 수 있으며, 재료가 지닌 부드러운 질감효과를 살리기 위한 섬유예술의 다양한 표현의 조형언어”라 말한다. 다른 작가에 비해 비교적 작품을 접할 기회가 적었던 조대연은 이 지역 여러 곳의 겨울풍경을 담은 사진작업들로 한 여름 날의 시원함을 선사한다. 마른 풀줄기들만이 길의 흔적을 내밀고 있는 <겨울에-영산강>(2012), 눈 쌓인 농로가 시골 구멍가게나(영광), 허옇게 눈 덮인 신작로를 옷깃을 세워 덮은 채 파인더 앞을 지나가는 시골아낙(구례), 얼어붙은 빈들 비닐 덮은 겨울대지에 생명의 씨앗들이 자라나고 있는 들녘(함평) 등등을 <겨울에> 연작으로 출품하였다. “‘겨울의 소리’ 남도의 땅 곳곳을 조심스레 바라보며 겨울의 비워진 여백들을 담아낸다. 겨울은 숨어 있는 공간, 준비하는 공간으로의 계절로 우리의 삶의 흔적들이 투명하지는 않지만 확실하지 않기에 그 공간은 더 조용하게 우리에게 다가 온다”고 겨울풍경 얘기를 전한다. 네 작가 중 가장 막내이자 신진작가라 할 강요상은 ‘민들레’ 주제 연작을 여러 점 선보인다. “꽃을 피우기 위해 한 해를 땅 속에서 지내며, 강인함으로 밟혀도 살 수 있는 다년생초 식물 민들레와 ‘틈’의 관계에 대해 작품의 내용을 이끌어 내고자 하였다” 한다. 실제로 그의 크고 작은 화폭들은 대부분 좁은 틈 사이를 비집고 생명을 틔우는 질긴 민들레들이 주인공이 되고 그 위로 가느다란 먹선들이 수많은 틈새들을 시각화하거나, 화폭 주면을 민들레 홀씨가 날기도 하고, 생명의 씨알들이 무리지어 유영하기도 한다. 또한 화폭을 양쪽으로 분할하여 한 쪽에는 짙은 먹빛 속에 민들레 형상을 큼직하게 채우고 다른 한 쪽에는 생명을 잉태하고 존재를 드러내기까지의 부지불식의 세계를 비정형 필선들로 채워 대비시켜 놓기도 하였다. 그래서 작품 제목도 대부분 <생명> <틈>이다. 자연 현상이나 실체를 소재로 삼든, 서정과 상상을 가시적 소재에 담아 표현하든, 네 작가의 작품세계는 모두가 각기 다른 독특한 세계를 가지면서도, 조형성 이전에 작품 내면에 깔린 감성적 교감의 통로를 열어가는 작업들로 공통점을 이루고 있다 하겠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