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희의 '노마딕한 삶의 여정'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3-03-25 19:51 조회9,731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박세희의 - ‘노마딕한 삶의 여정’장소와 공간의 이동 나는 광주라는 지역 안에서 조차도 잦은 이동의 삶을 살았다. 어린 시절의 기억들은 ‘이동’에 관한 것이었다. 이동과 정착이 반복되는 삶 가운데 생겨진 습관은 (뿌리내릴 근거를 만들지 않는) 계약을 맺지 않으려는 것이며,언제든지 떠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이러한, 노마딕한 라이프 습관은 ‘Place' to 'Place'의 이동에서 ‘Space' to 'Space'로의준비를 하게 되는 형식으로 드러났다. - 박세희 무등현대미술관 초대로 첫 개인전을 갖는 박세희의 작가노트 중 일부다. '( )의 재현 The Mimesis of ( )‘이라 이름붙인 이번 전시는 20대 후반 신예작가가 탐구하고 있는 세상과 삶에 대한 성찰이 사진 이미지와 오브제 설치물들로 연출되어 있다. 굽이굽이 인생여로와 그 서사 narratives를 전시장에 재현하듯 여러 미로와 칸막이로 분할된 공간은 벽을 따라 돌거나 모퉁이 너머에 또 다른 공간이 연결되어 나타나는 식으로 구성되었다. 그 전시공간은 오대양의 형태를 기호처럼 오려 걸어 가상의 바다로 꾸미고, 섬이나 육지가 되는 공간과 벽 여기저기에는 크고 작은 작품들을 배치하여 관객들이 인생항로 중에 부딪히는 이러 저런 모습들을 발견하도록 하였다. 일정한 개별 삶의 궤적을 만들고 매듭짓고 미지의 시공간으로 흘러가듯 공간을 나누고 연결하며 구성한 것이다. 실상과 허상이 복합된 일상의 아지트로 차용된 surreal house로서 장롱, 잠시잠깐씩 스쳐가면서 가없는 아득함과 물리적 한계를 느끼기도 하는 세상의 대지 또는 대륙들, 이동 유랑 중 누군가의 부재를 확인하는 국제우편물, 날마다 깨어나고 잠드는 생멸을 거듭하다 종래에는 영면의 세계로 정박하는 죽음 이후의 무덤공간까지 전시는 일정한 항로를 만들어내고 있다. 떠도는 작은 방주 아니면 은밀한 다락 같은 장롱은 거친 파도가 이는 넓은 캔버스 바다 위에 떠있고, 그 장롱 한 쪽에 흰 가면을 하고 히잡 hijab을 두른 채 앉아있는 작가 자신의 모습이 묘사되어 있다. 그 캔버스 그림 속 장롱은 전시공간에 실제로 놓여있고, 선반에 책과 화장품과 화분과 촛불들이, 열려진 서랍에는 폐기된 지폐와 소금과 속옷들이 채워져 있다. 그리고 장롱 안팎으로는 작은 크기로 압축된 대륙들이 평면오브제로 오려져 매달리고 거기에 미니어처 의자들이 붙어 회전하며 흔들거리고 있다. 늘 일렁이는 바다도, 거대한 대륙의 땅덩이도 결국 떠도는 섬처럼 유랑하고, 어느 곳 어느 때 잠시 쉬었다 제갈길 계속하는 인생여로의 무대라 얘기하는 것 같다. 그런 허허로운 세상 속에서 영혼의 뿌리와 영원한 안착을 간구하듯 수도원이나 성소, 주검 가득한 폐허의 사진들이 액자로 붙어 있기도 한다. 국제우편 소인이 찍힌 편지봉투, 누군가 살았던 흔적만 남은 빈 방, 층층의 이불 속에 잠든 모습, 이집트 ‘사자 死者의 서’ 벽화사진조각들, 무덤 앞에 색동이불로 감싼채 누워있는 주검과 아직 흙이 채 마르지 않은 채 내밀어진 두발, 하얀붕대로 감싼 미이라 두상, 동강난 채 뒹구는 비석 등등 인생행로의 파편들이 시각이미지로 엮어져 있다. 이런 서사 narrative가 강한 전시연출에 대해 “기호와 조각난 이미지들이 실제 공간에 오브제와 함께 재배열된 Dominant Place를 구성하여 이미지들을 만지고 읽어가도록 재구성하여 초대하는 것이 나의 의도”라고 작가는 말한다. 더불어 작가의 작업 바탕에 깊이 깔려 있는 죽음이라는 것도 “무덤이라는 현실 위 세계로의 확장과 그 다음 상자(관)를 여는 작업으로” 이어지는 인생행로의 한 단면이라 말하고 있다. 젊은 청춘의 진지한 고뇌가 담긴 이 전시는 3월 15일부터 4월 15일까지 무등현대미술관에서 계속된다. (박세희의 또 다른 작업은 3월 25일부터 4월 26일까지 서동 홀앤코너 엠 ‘엔코딩 노스텔지어’ 전시에서도 만날 수 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