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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등현대미술관 권승찬초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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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3-08-01 17:48 조회9,49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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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승찬 초대전

        Recycling 재활용
        Reconstitution 재구성

        2013. 8. 1 - 8.15
        무등현대미술관


    여러 가지 예술의 문제들 가운데 가장 논란이 되는 것들 중 하나를 말한다면 바로 예술과 삶의 관계일 것이다. 만일 예술이 예술 이외의 그 어떤 다른 목적도 갖지 않는다면, 예술이 삶의 그 어떤 목적에도 봉사하지 않아도 되며, 따라서 예술과 삶은 서로 아무런 관계도 맺-지 못할 것이다. 다시 말해서 예술이 없어도 살아가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에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소위 말하는 ‘예술을 위한 예술’이 가진 한계가 된다. 이에 반하여 예술이 예술 이외의 어떤 목적들에 봉사한다면, 예를 들자면, 철학적 목적이나 정치적 목적 등을 위해 예술이 봉사할 경우, 역시 문제점이 드러날 것이다. 왜냐하면 철학자들이나 정치인들에 비해 예술이 하는 바는 부차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권승찬의 작업은 이와 같은 예술과 삶의 관계에 대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이전에도 영국의 미술비평가인 존 러스킨(John Ruskin, 1819-1900)과 그의 영향을 받아 공예운동(Arts and Crafts Movement)을 이끌었던 윌리엄 모리스(William Morris, 1834-1896) 등이 삶과 예술의 일치를 주장하기는 하였지만, 그들의 노력은 기계의 발달로 인하여 수공이 가진 장점이 사라지게 되면서 실패하게 된다. 그렇다면 권승찬은 이미 실패한 것을 되풀이 하고 있는 것인가? 물론 아니다. 왜냐하면 그의 작업은 중세적인 가내수공업처럼 생활용품과 예술의 결합을 통한 삶과 예술의 일치를 추구했던 러스킨이나 모리스의 것과 다르기 때문이며, 생활용품보다 훨씬 더 폭넓은 그러한 삶과 예술의 접점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 <Being Unable to Sit Comfortably 좌불안석>(2013)은 3,659명의 온·오프라인사람들에게 하루에 몇 끼를 먹는지를 조사하고 그 평균값을 내어 네온사인으로 숫자를 나타내고 긴 빈 테이블을 설치한 것이다. 여기서 2.66이라는 숫자는 일반인들이 하루에 2.66끼니를 먹는다는 것으로 이것은 불규칙한 현대인들의 식습관을 대변할 뿐만 아니라 광주국립아시아문화전당 사업의 불안정한 콘텐츠를 비유한 것이기도 하다. 또한 빈 테이블 역시 한국의 다양한 국책사업들에 대한 탁상공론을 시각화시킨 것이라 할 수 있다.

    <Life is so long, but there is nothing to do. The world is so big, but there is nowhere to go>(2012)라는 작품은 작가가 주변의 절대 다수의 삶을 바라보았을 때 느꼈던 그들의 상대적 박탈감, 허무함, 무력감 등 사회적인 문제를 제기하는 작품으로 사회적 다수이자 작품의 대상이 되는 관객들에게 어떤 소통의 여지를 남기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이처럼 권승찬 작가는 삶의 여러 가지 것들, 즉 잡다하고 소소한 이야기, 개인적 관심사, 기념할만한 것들, 우연한 만남, 때론 일상적이며, 때론 중요한, 주관적이기도 하고, 객관적이기도 한 다양한 삶의 측면들에 주목을 한다. 그리고 그의 작업은 이와 같이 한마디로 말할 수 없는 각양각색의 삶의 문제들에 어떻게 예술을 접목시킬 것인지에 관하여, 즉 시시각각 변하는 삶과 그것을 풀어내줄 예술의 관계에 관하여 끊임없이 고민하며 몸부림치고 있다고 할 수 있으며, 그의 작업이 다양한 삶의 측면들에 관한 것이라는 것과 꼭 마찬가지로 그것을 나타내는 수단들 역시 잡다하고 각양각색이라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권승찬 작가는 다양한 삶의 측면을 규정할 수 없듯이 이와 같은 삶을 담고자 하는 자신의 예술 역시 하나의 모습이 아니라 카멜레온과 같은 모습을 취할 수밖에 없음을 잘 알고 있음이 분명하다.

    이번 전시인 <recycling(재활용) : reconstitution(재구성)>展은 그동안 권승찬 작가가 해온 삶과 예술의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해왔던 여러 작품들을 다시 활용하고 그것을 다시 새롭게 구성하는 전시이다. 이 전시를 통해 관객들은 작가가 제기하는 삶의 여러 가지 문제들을 작가가 어떻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예술로써 풀어내는지를 볼 수 있을 것이며, 이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과 반응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 김병헌(무등현대미술관 학예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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