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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쌀의 정령을 통한 교감과 치유 - 이하윤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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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3-09-11 15:46 조회10,61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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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쌀의 정령을 통한 교감과 치유

    - 이하윤 개인전


    전남도립 옥과미술관에서 독특한 전시회(2013. 8.14~10.10)가 열리고 있다. 재미작가 이하윤의 ‘쌀’을 소재로 한 ‘청개구리 보물찾기’ 전시인데, 쌀 퍼포먼스와 회화작품들, 퍼포먼스를 기록한 영상설치물들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회화와 퍼포먼스를 병행해 왔듯이, 이번에도 마치 쌀의 정령을 접신한 주술사처럼 흰 한복차림에 쌀로 정수리를 통해 심신을 씻어내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면서 전시의 문을 열었다.

    그 ‘그 아름다운 소리’ 퍼포먼스의 무대였던 쌀포대와 항아리들의 입구 설치작품, 쌀에 관한 의미론적인 이미지들과 사실적인 세밀묘사, 유연하면서도 정교한 선묘들의 결합으로 초현실적 심상세계를 펼쳐낸 <쌀 여신의 여행>, <먹는 소리>연작, <부러지지 않는 꿈> 등 회화작품들, 낡은 짐발이 자전거나 오래 전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브라운관 TV모니터로 보여주는 이전 퍼포먼스 비디오영상들이 다양한 층위들을 보여준다.

    그런 작품들의 배경에 대해 작가는 “서로 끌어당기고 밀어내는 두얼리즘(Dualism)을 끊임없이 재발견하고 표현해 냄으로써 인간의 욕망과 행위 속으로 통하는 창을 열어 내 귀에 울려오는 슬픔과 환희의 소리를 듣는다”고 말한다. 특히 퍼포먼스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문화 교류와 지역사회 참여를 중시한다면서 “감정의 층들과 미묘한 변형의 특성을 살리고 나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하기 위해 쌀과 같은 자연의 소재를 활용한다. 내가 응시하는 대상과 회화는 이중성과 관련된다. 나는 사람들 안의 본능과 사색이 반복되는 감정의 범위를 확장시키고자 한다. 거침 없는 인류의 냉혹한 사회적 드라마의 양면성을 좀더 깊이 인식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힌다.  

    이하윤의 작품세계는 이번 전시를 기획한 김삼희 독립큐레이터의 아래 글을 통해 큰 특징들을 살펴볼 수 있다.

                              

    청개구리 보물찾기

    독립큐레이터  김삼희

    동양의 비움은 서양의 존재론적  형태의 비움과  근본적 차이가 있다. 사물의 인식과정 역시 정신으로 이해하는 동양적 시각과  사물을 형태적으로 접근하는 서양적 시각에 각기 다른 관점이 있다. 생각하고 인지하는 주관적, 객관적 차이는 문화의 차이를 만들고 인식의 틀을 나누게 한다.

    재미작가 Hayoon Jay Lee는 한국인의 사고방식으로 미국문화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지역과 문화적 차이를  두 가지 언어와 시각으로 풀어내고 있다. 인간으로서 피할 수 없는 듀얼리즘에 작가가 겪고, 느끼고 깨달은 이중적 문화 해석을 작가의 전위적 퍼포먼스와 회화를 통해  문화, 사상, 철학이 던지는 질문에 근본으로 돌아가 필연적 진실의 맥에 다가서려 한다.

    '청개구리 보물찾기’는 3 마당으로 구성되며

    1마당, '존재의 장'은 과도기적 문화 이류 현상을 작가적 안목으로 이중문화의 차별과 수용을 전개한다. '존재의 장'에서 보여지는 회화의 표현 방식은 마치 블랙홀에 빠져드는 듯 알레고리를 형성해, 보는 이로 하여금 시간과 공간의 무질서한 정점을 방황케 한다. 우리 민족적 모티브를 작가의 초현실주의적 회화 방식으로 해석하여 우리가 잃거나 망각해 버린 진정한 삶의 보물을 찾아내는 장으로 이뤄진다.

    2마당, '한(恨), 그 아름다운 소리'의 장은 우리 민족의 애환과 삶의 희로애락을 투박하면서 토속적 감성을 담은 크고 작은 항아리 12개와 음식 이상의 가치로 사회적, 정치적 담론을 가진 쌀 포대를 설치작으로 한다. 항아리에서부터 한국전통악기와 서양악기가 함께 연결되어 동∙서양의 음률로 표현 되는 애잔하고 힘찬 울림으로 시간의 영속성에 현재적 자아를 찾아내려는 목적이다.

    작가는 Bursting! NY : 터부러! 뉴욕 을 통해 쌀의 의미를 산업 자본주의의 허와 실, 가진 자와 없는 자의 정치적 해석을 전위적으로 보여준 바 있다.

    3마당, '힐링의 소리'는 작가에게 있어 8년 여 년 동안 변함없는 오브제로 사용되어 온 쌀 퍼포먼스 영상을 다큐적 기록으로 감상할 수 있는 장이다. 쌀은 세계 120여개국에서 주식으로 사용되고 수 만 종으로 분화하고 진화된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식량 자원이다. 쌀은 무기이고 돈이고 문화이다. 쌀 퍼포먼스로 표현 되어진 문화적, 사회적, 경제적 그리고 정치적 해석을 통해 소위 먹고 살기에 각박한 세태에 마음의 힐링을 경험하는 장으로 꾸며진다.

    Hayoon Jay Lee의 예술세계는 보일 듯 보이지 않고, 들릴 듯 들리지 않는 울림의 소리가 느껴진다. 강한 인상을 전달하는 회화 세계는 물컹거리는 생명의 근원체가 표현되고 삶의 질긴 인연의 선들이 섬세히 서로를 휘감으며 간절히 애원하는가 하면, 무수한 인간 군상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쌀들과 작가만의 비주얼 색들을 통해 이중문화 그리고 피할 수 없는 삶의 두얼리즘 (dualism) 인식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듯하다. 마치 꿈속에서 일어나는 갈망과 의지의 감성들이 끊임없이 전개되어 인간의 철학적 근원을 끝없이 사유하듯이... 


    이하윤은 1962년 한국 평택에서 태어나 1989년 미국으로 이주하였고, 매릴랜드 인스티튜트 미술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한뒤 미국을 기반으로 작품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2004년부터 매릴랜드, 뉴욕, 베이징, 다칭 등지에서 12회의 개인전을 가졌고, 워싱턴DC 스코티시 라이트 재단의 스콜라십, 메사추세츠 프로번스타운의 순수예술워크센터ㆍ버몬트스튜디오센터ㆍ베이징 등지 레지던시 펠로우십, 뉴욕 유티카 스페이스펠로우십, 뉴욕 우드스탁 폴록크래스너재단 레지던시 펠로우십, 광주 양산동창작스튜디오 레지던시 등에 참여하였다.
    'Acting up / Acting out'(2007, 매릴랜드 폭스쓰리 갤러리), ‘Sound of Healing'(2008, 매릴랜드 브라운센터 아트리움), 'Here & Now'(2008, 워싱턴D.C 트랜스포머 갤러리), ’A Visual Feast : Food in Art'(2009, 매릴랜드 사라실버만 갤러리), ‘6th Songzhang Culture & Art Festival'(2010, 베이징 스튜디오센터 갤러리), ’Epoch-Unbounded'(2010, 정저우 허난성현대미술관), ‘Works in Progress'(2011, 뉴욕 유티카조각공원), ’Beautiful Horizon'(2012, 베이징 섬밋아트센터), ‘양산동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전(2012, 곡성 옥과미술관), ’Mixtopias'(2013, 매릴랜드 비즈아트) 등의 전시를 통해 국제적인 활동을 넓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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