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폐품 새롭게 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 아트'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4-07-23 19:41 조회12,565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생활폐품 새롭게 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 아트' 무등현대미술관 두번째 환경미술제‘업-사이클링’ 디자인의 사회문화적 가치 환기자원의 활용가치를 극대화하거나 재활용률을 높이는 문제는 삶의 환경과 직결된 공동의 과제다. 그 때문에도 한정된 천연자원의 고갈과 환경악화를 우려하는 여러 형태의 시민사회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요즘은 재활용 정도를 넘어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독특한 멋으로 생활에 유용한 소품이나 명작을 만들어내는 경우들도 많다. 지금 광주 무등산자락 아래에서는 자원재활용을 또 다른 차원으로 변환시킨 기획전시가 열리고 있다. 무등현대미술관이 올해 두 번째로 마련한 환경미술제인데, 주제도 ‘업사이클링 미술과 디자인- 두번째 만남을 보다’이다. 7월 10일부터 8월 17일까지 계속되는 이 전시는 ‘리사이클링’ 또는 ‘리폼’과는 다른 차원의 예술적 시도로서 '업사이클'(UP-CYCLE)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문작가나 디자이너, 아마추어작가, 기업 디자인팀 등 7팀이 폐품재료와 활용 가능한 폐기물에 창의적 아이디어와 디자인의 효과를 더하여 명품으로 변환시켜낸 작품들이다. 실제로 출품된 작품들도 버려진 폐기자재나 헌 시계부품, 헌 옷가지와 천막천, 헌책 같은 재료들을 이용해 기발한 아이디어와 미감이 돋보이는 ‘명품’들이다. 강진 작천면에서 30여 년 째 농기계수리업을 하는 주복동씨는 폐철 부품들을 이용해 만든 고철동물들을 데려왔다. 그는 10여 년 전부터 이 작업을 계속해 오면서 언론매체나 다른 전시회에서도 여러 차례 이름을 알린 바 있는 아마추어 ‘에코작가’다. 농기계 이음쇠나 체인, 강판 커버 같은 쇠붙이 부품들을 이어 붙여 서로 뿔을 디밀고 소싸움 하는 묵직한 검은 황소 한 쌍, 페인트로 귀엽게 채색까지 한 얼룩말 가족, 금방이라도 땅을 박차고 앞으로 내달을 듯한 무쇠 멧돼지, 뒤뚱이는 걸음새의 3마리 펭귄가족, 자전거 바퀴와 기계부품들로 만들어 놓은 달리는 인물상들이 전문작가 못지않은 미적 감각과 조형성으로 눈길을 끈다. 칡넝쿨이나 길게 쪼개진 대나무를 이용해 옥외공간에 대형 인물상을 설치하는 작업으로 잘 알려진 이성웅은 이번에는 굵은 철사를 넝쿨처럼 구부리고 엮어 노란색의 커다란 의자를 만들었다. 의자 앉는 부분에는 깔개대신 흙과 잔디를 올려 살아있는 생태의자로 꾸몄다. 바삐 돌아가는 인공의 도시에서 벗어나 산을 찾는 이들에게 잔디의자를 통해 쉼의 여유를 환기시키는 것이다. 전시장 안쪽에는 헌 재료를 이용해 새로운 용도로 태어난 디자인 아이디어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Sage Design’을 운영하는 김자연은 현명한 디자인이라는 브랜드명 그대로 헌 옷가지와 폐기된 인테리어 소품으로 색다른 멋을 낸 패션 백이나, 손목시계 부품들로 만든 목걸이와 액세서리 소품, 맥주잔 끝을 굴곡지게 다듬고 식물성 천연 왁스를 채운 아로마 캔들이나 석고덩이에 천연향을 떨어트려 가며 쓰는 반영구 방향제를 선보인다. 죽은 사물에 제2막의 생명을 부여해 추억과 향수가 어린 수제디자인 아트상품을 만들어 온 배정경과 윤세영은 ‘GOD, LOVE, DESIGN'의 일부 예를 소개하고 있다. 손때 묻은 두꺼운 헌책에 전구와 스위치를 넣어 만든 조명등이나, 벽걸이 시계에 미디어아트를 접목하기도 하고, 손목시계 알맹이들로 세공 반지를 만들었다. ‘2nd B' 정지은의 일련번호를 가진 ‘Wheel series'도 폐자전거의 기어와 살대 같은 부품들을 받침삼아 전구를 넣어 만든 빈티지 조명등이다. 'RE:CODE'는 유명 패션브랜드 회사에서 운영하는 ‘업-사이클링’ 전담팀이다. 이들은 브랜드 이미지 관리를 위해 일정기간 이후 소각되는 재고상품들을 독립디자이너들과 협업하여 에코백이나 파우치 같은 새로운 문화상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예를 보여준다. 거대자본과 명품브랜드가 소비문화를 이끌어가는 시대흐름에서 소각직전 브랜드 의류들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패션의 사회적 참여’를 모색하는 것이다. 이번 무등현대미술관의 두 번째 환경미술제에 소개되는 ‘업-사이클링’ 작품들은 버려지는 생활소품들이 어떻게 문화적 가치로 재탄생될 수 있는지 여러 실마리들을 던져준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도 자주 접할 수 있었던 이런 창의적 자원재활용 작업들은 우리 누구라도 손재주나 미감을 살려 개성 있는 작가나 디자이너가 될 수 있음을 일깨워준다.- 조인호의 미술이야기 (전남일보. 2014. 7.23, 제목과 내용 일부수정)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