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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 만나는 광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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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1-09-12 18:54 조회10,38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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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 만나는 광주이야기



    2011광주디자인비엔날레(2011.9.2~10.23)는 개최지 광주와의 접속에 많은 비중을 두고 기획되었다. 광주의 유형 무형의 자산과 생산물, 도시문화, 현실 삶의 풍경들을 비롯 옛 광주읍성터와 푸른길에 세워진 광주폴리들, 동반행사로 진행되는 시민참여프로그램까지 여느 때 못지않게 광주에 깊이 밀착되어 있다. 전시를 꾸미고 있는 광주 관련한 작품이나 구성물들을 관람동선를 따라 만나본다.



    아무 송 & 요한 올린-컴퍼니의 <안내모자>

    ‘네트워크 시티’를 기본 공간개념으로 전시장 이곳저곳을 복층의 비계구조로 연결하고 있는 2전시실에서 핀란드에서 온 아무 송&요한 올린-컴퍼니의 <안내모자>를 만난다. 디자인과 예술작업을 병행하며 헬싱키에서 살라카우파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이들은 여러 지역 장인들의 작업을 배우고 참조하여 독창적인 제품디자인을 만들어 왔다. 이번 광주 참여작품은 디자인비엔날레 도슨트 안내요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실용성을 염두에 두고 8월 삼복더위 중에 담양 죽세공 장인들에게 대나무 다루는 방법을 배워 대나무 모자들을 만들었다. 갓이나 삿갓모양 등 여러 형태의 미완성 모자들과 함께 진행과정을 소개하는 사진자료들로 코너를 꾸몄다.




    구도심 현장을 매개하는 광주폴리 부스

    ‘랜드 스크립트’ 공간인 3전시실에는 이번 디자인비엔날레의 프로젝트로 처음 시작된 광주폴리를 소개하는 부스가 있다. 물론 광주 구도심인 옛 읍성터에 설치되어 있는 폴리들을 1전시실부터 4전시실까지 전시구성 중간 중간에 배치하여 각 건축가들의 핵심적인 설계 개념과 현장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 곳 3전시실에는 그 10개와 푸른길의 3개를 현장 지도와 영상, 입체조감도로 종합해서 소개하고 있다. 이 가운데 외부적 상황 때문에 광주현장에 함께 하지 못했던 아이 웨이웨이 공동감독의 무산된 폴리는 빈자리로 남겨뒀고, 여러 현장조율 때문에 작업이 성사되지 못하고 있는 승효상 감독의 농장다리 자리에 설치될 예정인 <푸른길 문화센터>도 모니터 영상을 통한 조감도와 현장소개로 대신하고 있다.  




    심성보 유성준의 <광주에서 걸려온 전화>

    3전시실에는 요즘은 새삼스러워진 공중전화부스들이 전시물로 설치되어 있고 전화벨이 수시로 올린다. 영화제작과 감독, 영상창작작업을 하는 심성보 유성준 두 사람이 짝을 이뤄 광주의 역사와 문화, 현재들에 관한 이야기를 현장녹취를 통해 들려주는 <광주에서 걸려온 전화>인데, 일종의 소리디자인이다. 낯선 곳을 찾은 여행자가 우연찮게 만난 현지인으로부터 그 고장의 얘기들을 듣게 되는 영화의 한 신과 같은 설정이다. 이야기는 각 전화기마다 9개씩이 준비되어 있다. 전화벨이 울리면 수화기를 들고 “광주에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라는 안내에 따라 원하는 다이얼 번호를 누른다. 토박이 문화유산해설사가 들려주는 소쇄원 이야기, 광주의 텁텁하고 거시기한 사투리 모음, 수녀원의 경건한 오르간 연주 속 맑은 수녀님 이야기, 증심사 주지스님의 무등산과 증심사 소개, 택시기사가 들려주는 광주이야기 등등이 다양한 음색들로 들려온다. 각기 다른 톤과 파장을 가진 소리를 들으면서 상상의 스크린에 광주를 그려보는 코너다.




    일구구공도시건축사무소 <광주어린이 커뮤니티-아이의 노래>

    3전시실의 맨 안쪽 골목 귀퉁이 같은 한적한 공간에는 소리의 빗줄기처럼 일정간격으로 무수한 줄들이 내려뜨려져 있다. 서울과 런던에 기반을 두고 활동하는 일구구공도시건축사무소가 꾸민 <광주어린이 커뮤니티-아이의 노래>다. 빗줄기 또는 바닥분수 물줄기들 사이에서 놀 때처럼 아이들이 이 줄들 사이를 헤집고 다니면 아이의 움직임을 따라 맑은 동심의 방울소리들이 울린다. 실커튼처럼 유연하고 어디로든 움직일 수 있는 닫혀있지 않은 색다른 공간 속에서 천진스런 놀이와 메아리 같은 울림을 경험하면서 ‘아이다움’을 되찾아주고 싶었다 한다.




    맵오피스와 전남대학교 건축공학과의 <광주폐선부지 살리기>

    ‘그리드 시티’로 연출된 4전시실에는 광주 푸른길 가꾸기를 소개하는 <광주폐선부지 살리기> 코너가 있다. 홍콩 폴리테크닉대학 디자인학과 교수들이 주축인 맴오피스와 전남대학교 건축공학과 학생들이 함께 작업한 편집된 기록영상과 자료, 지도들로 꾸며져 있다. 도시의 근현대 역사를 대변하는 공간이자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이 교차하면서 도시의 또 다른 숨결을 터가는 통로이기도 한 푸른길을 도시환경의 관점에서 재정리하면서 급속하게 변화된 환경 속 주민들의 삶의 단층들을 입체적으로 조망하고 있다.     



      

    라이네 오텐 <광주의 거리학>

    네덜란드 라이네 오텐이 꾸민 <광주의 거리학>이 있다. 아인트호벤 디자인스쿨의 교수이자 다이내믹시티 재단의 일원인 오텐은 수년전부터 중국과 두바이 등 여러 도시들에 머물며 그곳의 현장과 일상을 사진으로 담고 오브제들을 수집하고 분류하며 도시를 재해석해내는 작업을 해왔다. 이번 디자인비엔날레 작품도 8월 중에 광주에 머물며 구도심과 신도심, 상가와 마을 뒷골목, 전통시장 등 곳곳을 걸으며 사진을 담고 기물들을 모아 분류해낸 광주에 관한 기록들이다. 블라인드들이 내려뜨려진 무인텔 주차장입구, 독특한 모양들을 한 철대문들, 보행섬의 대형 화분들, 전통시장의 수족관들, 음식배달 오토바이들, 파리채ㆍ국자ㆍ손거울ㆍ싸구려 플라스틱 바구니 등등 생활 속 광주문화의 이름 없는 디자인들을 무수히도 모아냈다.

    광주폴리를 통해 도시현장 접속 완성하기

    전시관에서 만나는 광주는 어디까지나 가공되어진 전시구성물이다. 전시관 밖 생생한 광주의 역사와 문화와 현재, 정서와 활동과 호흡들, 도시의 미래 프로젝트 중 하나인 국책사업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가꾸기까지 고스란히 느끼면서 총감독이 의도한 도시공간과의 접속을 완성하기 위해서라도 ‘광주폴리’를 찾아 그 하나하나를 징검다리처럼 밟으며 광주를 만나보길 권한다. 더불어 시민들이 공공디자이너가 되어 만든 ‘나도 디자이너’ 작품 중의 일부를 광주폴리와 연결된 금남로4가역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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