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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수묵 속의 풍류' - 의재미술관 개관 10주년 기획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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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1-09-26 15:53 조회12,61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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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박. <풍경을 담다>. 2011. 145x1400cm, 종이에 수묵 꼴라주



    △ 백현호. <삼부연>. 2010. 110x90cm



    △ 서은애. <신선누각유원도>. 2008. 147x160cm 


    △ 박문수. <신명-난장>. 2011. 60x130cm


    ‘현대수묵 속의 풍류’ - 의재미술관 개관 10주년 기획전



    의재미술관이 개관 10주년을 기념하여 특별기획한 ‘수묵, 아름다움을 비추는 또 하나의 창’ 3부작 중 2부인 ‘현대수묵 속의 풍류’ 전시가 7월 7일부터 9월 22일까지 열렸다.


    서구 미술에 익숙해 있는 현대인들에게 동양회화를 새롭게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전통회화가 지닌 미의 세계와 가치를 이해하는 장을 만들고자 마련한 전시이다. 특히 “동양의 미학에서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는 수묵의 정신을 바탕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동양의 미를 다시 한 번 조명해” 본다는 이번 3부작 기획의 기본 개념을 바탕에 두고 제2부 ‘현대수묵 속의 풍류’에서는 “전통수묵화의 변이된 모습을 보여주며 우리전통 사상인 풍류의 의미를 재해석 하고자 하였다” 한다.


    참여작 가운데 김천일 목포대 교수는 성근 느낌의 마른 필묵으로 <금강산-구룡폭포> <월남리 풍경> 등을 화폭에 담아내었다. 구룡폭포 주변 기암절벽은 마른 붓질을 중첩시켜 신령스런 산의 잔털처럼 초목들을 채우면서, 폭포 너머 준봉들을 떠받치는 수목들과 굽이치며 쏟아져 널찍이 품을 이룬 소(沼)에만 쪽물 채색을 엷게 올려 폭포수의 싱그러움을 강조하였다. 또한 성전의 월남리에서 바라본 월출산의 토산과 암산들을 앞뒤로 첩첩이 세우면서 산자락들을 빼곡히 채운 수목이나 원경의 바위산 봉우리들까지 거칠고 마른 필치들로 섬세하여 묘사하여 암산의 괴량감이나 기개 대신 흙 맛 같은 까실함을 더 내기도 하였다.


    설박의 <풍경을 담다>는 14m에 이르는 긴 화면을 미술관 지하 벽을 따라 붙여 놓아 트여진 천장 위로 올려다 보이는 유리창 밖 무등산의 늦여름 녹색풍경과 대비되는 수묵산수를 펼쳐놓았다. 수묵 농담으로 먹색을 덧바르고 우려내고 번지기도 한 화선지를 찢어 붙여가며 장대한 산맥들을 이루고, 마치 순백으로 빛나는 눈부신 바다의 다도해 같기도 하고, 운무 가득한 산맥들을 넓게 조망하는 듯 화폭을 구성하였다.        


    백현호의 산수화들은 수묵에 원색의 채색들을 올린 화폭들이다. 강건하게 구축된 가을 준봉들의 산세나 계곡을 수묵으로 뼈대와 기본 살붙임을 잡고 군데군데 원색의 공간들처럼 화려하고 강렬한 채색들을 곁들인 산수화 연작이다. 가을단풍을 주된 소재삼은 듯 철원의 <삼부연>을 비롯한 암산과 계곡, 폭포 등을 농담차가 뚜렷한 먹색과 함께 적ㆍ청ㆍ황색을 대담하게 올려 수묵의 필선들과 함께 조합을 이루도록 하면서 언뜻 진한 채색화처럼 보일 정도로 대담하게 색채를 베풀어 놓았다.  


    이들 화면들이 자연의 형세를 크게 거스르지 않으면서 전통산수를 독자적으로 해석하고 풀어내는 그림들이라면 서은애의 <신선누각유원지>는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모호하게 뒤섞은 상상의 놀이공간 풍경을 묘사하였다. 마천루처럼 높이 뻗어 오른 청록산수 유형의 기암준봉 형세를 덩어리감과 상승감 위주로 단순화시키고 거기에 옛 민화처럼 문양을 이룬 구름들을 곁들인 것은 전통 채색화의 재해석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계곡 사이로 가늘고 높직이 구불거리는 롤러 코스터를 배치하여 심산유곡과 도회지 유원지라는 전혀 이질적인 장소와 공간을 배치함으로써 상상의 유토피아를 만들어 내었다.


    전통 수묵산수 작업을 많이 해 온 박문수는 수묵 바탕에 채색을 적극적으로 베풀어 회오리치는 듯 흥이 돋은 풍물패 상모놀이를 묘사한 <신명-난장>을 출품하였다. 신명이 한창 오른 상쇠의 격정적 공중돌기를 중심으로 그 울림과 율동을 화폭 가득 담아내었다. 특히 소고 둘이서 마주 돌며 화폭의 박진감을 높이고 있는 작은 화폭에서는 군무의 유연한 움직임과는 대조적으로 화면 바탕에 전통 십장생 소재를 간결한 필선으로 단순 처리하여 한 겹 덮어 깔면서 안개에 싸인 듯 밑그림이 은근히 비쳐보이게 처리하였다.

    그 밖에도 박병춘, 이현열, 최덕인 등이 함께 초대되어 작품을 선보였다.         


    마지막으로 10월 6일부터 25일까지는 제3부 ‘수묵으로 하나되다-생명의 사유’가 이어지는데, 한국과 중국의 작가들이 생명에 관한 사유와 그 현대적 의미를 수묵으로 풀어내는 작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문의는 의재미술관(062-222-3040)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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