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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상과 형상으로 풀어낸 '無等-무등산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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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1-10-09 12:51 조회9,58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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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無等-무등산展. 2011.9.28-10.9. 무등현대미술관

    ▲▲   계산 장찬홍. 무등산 입석대. 2010. 130x70cm. 화선지에 수묵담채

    ▶     박상화. flowerfall-무등산. 2011. 높이 200cm. 수제투명스크린에 영상

    ▲     최미연. In my city(부분). 2011. 194x130.5cm. 한지에 채색




    無等-무등산展



    無等戀歌


    서광의 큰 뜻 품어

    고이 고이 서리는

    장엄한 빛줄기!


    인간성쇄 굽어살핀 천왕봉 우뚝솟아

    안온한 어머니 품자락 펼친

    무등, 무등, 아! 무등


    태고의 신령스러움 고스란히 간직한 채

    수수억년 전라도땅 만백성

    생명 있는... 없는... 일체 萬象에

    地氣를 뿜어주시고 호흡을 살라주신...


    어디서나 당신의 모습 보이면 마냥 즐겁습니다.

    어디서나 당신의 자태 보이면 가슴이 따스해 옵니다.

    자나깨나 무등의 응시 떠올리면 나는 당신의 품속입니다.



    국립광주박물관과 광주광역시박물관미술관협의회의 공동주최로 마련된 ‘무등-무등산전’ 도록에 실린 원로화가 계산 장찬홍 화백의 무등산에 관한 시다. 한평생 무등산 자락에 의거처를 두고 화업을 일궈온 노화가의 무등산 찬가는 사실 지역민 모두의 같은 마음이라 해도 틀리지 않다.


    ‘무등-무등산전’은 ⅠㆍⅡ부로 나뉘어 9월 8일부터 25일까지 국립광주박물관에서 소장유물전(국립광주박물관, 광주시립민속박물관, 광주교육대학교교육박물관, 전남대학교박물관 관련 소장품)과 사진전을 자졌고, 이어 9월 28일부터 10월 9일까지는 무등현대미술관에서 현재 광주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청년부터 원로작가까지 미술인 15명을 초대한 기획전으로 꾸며졌다.

    Ⅱ부 기획전에는 강운 국광윤 국중효 김영태 김준호 류재웅 박상권 박상화 박석규 백준선 설박 윤일권 임병중 장찬홍 최미연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 전시를 기획한 박성은 무등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의 전시소개를 도록 글에서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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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략)


    본 전시는 무등산이라는 언어가 미술인들에게 어떻게 다가서는가에 대한 하나의 관점을 보여준다. 현대미술에서 나타나는 다각적 해석들을 통하여 무등산과 연계된 상징화된 이미지와 그 추상성을 들여다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동시에 무등산이 파생해내는 상징은 새로운 메시지로서의 가능성을 확인케 한다. 이 전시는 바로 이러한 무등산을 생각하며, 작가들이 표출해내고자 하는 내면의 세계를 다루고 있다. 그리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무등산을 바라보는 미술가들의 다변적인 해석을 통하여 무등산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을 시각적으로 접근한다. 이번 전시에서 살펴보고자한 인문학적, 역사적, 예술적 접근들을 통한 소재로서의 무등산은, 자연과 가깝게 살아가려고 했던 예술가들의 노력과 내면의 세계로 담아 소통하고자 재현해 보고자하는데 그 큰 의미가 있다.  


    심상(心想)으로 담아낸 무등산!
    강운은 무등산 자락에 있는 ‘그림자도 쉬어가는 곳’이라는 뜻을 지닌 식영정(息影亭)을 통해 자신의 쉼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쉼’의 자음과 모음을 적당히 배치해서 정자를 만들고 쉼표를 찍은 다음 큰 붓으로 무한공간을 긋는다. 이는 물 위를 긋듯 무등산에 대한 동경과 마음의 평화를 찾고자 하는 염원(念願)을 담은 것이다. 반면 박상화는 꿈꾸는 공간, 인간 자신을 들여다보는 빛으로 연출된 꽃잎이 폭포처럼 떨어져 내리는 가상현실로 그려낸 무등산을 실체의 깨달음과 현실적인 도구가 되도록 감각적 현상으로 재현한다. 광주의 진산이며, 어머니의 품과 같은 무등산에 소통하며 생활하는 국중효는 늦가을 갈대밭의 억새풀이 어우러진 설경과 무등산의 고요함이 담긴 경관을 담채화로 옮긴다. 무등산을 가슴으로 표현한 백준선은 무등산 자락에 태어나 30여 년간을 살면서 느끼지 못한 새로운 감흥(感興)을 지난 시간과 흔적의 기다림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작가는 자신이 산이 되고 산이 자신이 되는 사간을 무등(無等)의 여름으로 추억한다. 최미연은 무등산을 인간과 자연의 만남으로 쉬어갈 수 있는 이상공간, 즉 유토피아(Utopia)로 설정하여 인간에게 있어 자연이란 인과적인 필연이듯 자연은 모든 예술의 근원임을 거짓 없는 깊은 겸허함으로 표현한다. 산이 지니고 있는 것, 원하는 것, 부르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게 하는 임병중은 눈을 통해 보는 것의 기역을 더듬어 마음으로 보는 것이, 영혼이 숨쉬는 무등산임을 예찬한다. 셀과 셀의 관계에 의한 새로운 생명체를 표현한 국광윤은 자연과 우주, 그리고 우리인간의 삶과 상호관계를 통해 무등산이 지닌 유기체적 관계의 생명감을 각인시키고자 한다.


    형상으로 그려낸 무등산!
    빛바랜 한 장의 사진을 보며 윤일권은 무등산에 대한 옛 추억 속 시간의 역사를 간직한 무등산과 가족, 친구, 동료 등과 함께 한 아름다운 청춘의 기억을 회상한다. 어머니 같은 무등산의 가운데 자리한 규봉암의 절경을 담은 김준호는 자연이 주는 최고의 선물을 규봉만추(圭峰晩秋)의 가을절경을 통해 조망해보고 색색이 물든 무등산의 옛 정취에 젖어본다. 희열을 맛보게 하는 새인봉에서 내려다보는 바다 같은 광주를 설박은 등산로의 굽이굽이 흐르는 산줄기를 화면으로 옮겨 와 화선지에 먹과 콜라쥬로 표현한다. 이는 화폭으로 담겨진 겹겹이 쌓인 산의 형상을 마치 풍경 속에 자리한 또 다른 풍경을 보이고자 한다. 박석규는 실경으로 보는 무등산을 먹으로 그려, 잔잔한 고요함 속의 평화로움과 우주만물의 신비를 자연 안에서 만끽하게 하는 여유로움으로 담는다. 류재웅은 설경으로 물든 무등산 길에 대한 시선을 이끄는 것이 아니라 산과 호흡하는 체취를 느끼고자 함이다. 돌에 전통의상과 한글을 조합한 형상을 선보이는 박상권은 조각하고 쪼개어 조립한 결과물에 시간과 삶에 얽힌 무등산의 정신과 삶을 표현한다. 중첩되는 이미지를 통해서 산의 비가시적인 이야기를 ‘그림자 땅’으로 표현한 김영태는 무등산을 통해 체감된 기억과 땅의 감동을 어머니의 품과도 같은 무등산을 몽환적 이미지로 재현한다. 무등산 입석대의 석자를 그린 장찬홍은 입석대 아래 초여름의 조각처럼 선명한 신록을 비개인 후의 안개어린 분위기와 문인화 다운 굵은 터치로 풀어본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무등산에 대한 미술가들의 해석은 직접적인 해석에서부터 매우 상징적인 방식에 이르기까지 넓게 분포된다. 극도의 사실적인 재현에서부터 무등산이라는 대상을 읽어내기가 어려울 정도로 추상화하기도 한다. 또한 無等-무등산展은 심상(心想)으로 담아낸 무등산과 형상(形象)으로 그려낸 무등산을 바라보는 미술가들의 다양한 관념(觀念)의 세계들을 옮겨와 해석하고자 했다.


    (생략)


    - 박성은 (무등현대미술관 학예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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