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도심에서 펼쳐진 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 > 전시비평/리뷰

본문 바로가기

전시비평/리뷰

Home > 남도미술소식 > 전시비평/리뷰
    전시비평/리뷰

    광주 도심에서 펼쳐진 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2-09-16 17:56 조회13,930회 댓글0건

    본문


     




    광주 도심에서 펼쳐진 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

    지난 주, 광주비엔날레 개막을 전후한 며칠 동안 ‘비엔날레 특수’에 맞춘 여러 국제미술행사들이 광주의 가을 초입을 풍성하게 채워내었다. 이 가운데 광주의 심장부이자 도시의 역사가 새로 쓰여지고 있는 옛 전남도청 앞 일원에서는 미술인뿐 아니라 도심의 열린 공간에서 시민 누구나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특별한 미디어아트 축제가 열려 색다른 볼거리로 관심을 끌었다.

    ‘페스티벌 오!광주’의 하나이자 유네스코 미디어아트창의도시 네트워크 가입을 추진 중인 광주가 의지를 모아 만들어낸 [광주미디어아트2012]였다. 옛 도청과 전일빌딩의 외벽, 아시아문화마루 내부와 전일빌딩 로비 공간, 5ㆍ18민주광장 등에 국내외 작가 37인의 미디어파사드 영상작품과, 빛조각 설치, 미디어퍼포먼스 등이 선보여졌다.

    페스티벌의 기획은 미디어아티스트인 진시영이 총감독을 맡았다. 그 자신 몇 년 전부터 LED와 디지털기술을 예술과 결합시켜 단일 형상의 미술작품은 물론 영상미디어작품과 공공의 열린 공간에 시각이미지를 입히는 작업 등 광주의 대표적 미디어아티스트로 활동해 온 경험과 인적 네트워킹을 활용해 이번 프로젝트를 만들어 낸 것 같다.

    참여한 작가들은 이미 국제적 명망가이기도 한 줄리앙 오피를 비롯해, 광주와 서울ㆍ수도권 등 디지털미디어ㆍ영상ㆍ광소재 등을 작품에 끌어들여 작업해 온 경력의 37인인데, 각자 주어진 공간의 특성에 따라 독자적인 작품세계들을 선보였다. 건물 벽면을 대형 스크린으로 삼아 디지털이나 각종 전자기법을 접목한 영상작품을 투사하는가 하면, LED와 광소재를 결합시켜 빛과 형상이 어우러지는 작품을 내놓기도 하고, 설치나 입체작품에 빛과 영상, 미디어이미지를 연결한 경우들도 있다.

    참여한 작가들은 고영택 권승찬 김영태 김준 김지아나 김진화 김희선 나명규 마리킴 박경철&임해선 박상호 박상화 박제성 시도들 양수인 오재우 왕지원 우제길 유동휘 이동주 이상원 이상현 이이남 이종석 이창원 정선휘 정승 정운학 정정주 조이수 진시영 최종운 한승구 황정후 Julian Opie 등이다.   

    이번 미디어아트페스티벌은 빛의 도시 광주가 빛예술을 도시 특성화사업의 하나로 집중 개발 육성하고자 하는 의지에 따라 앞으로도 매년 개최할 예정이다. 다만 비엔날레 개막 시기에 개최했던 경험과 성과분석 등을 토대로 개최시기 문제는 재검토해 본다는 생각이다. 이번 페스티벌에 관해 미디어아트창의도시 네트워크 가입방안을 연구 추진하고 있는 광주발전연구원의 김기곤 연구위원의 짧은 광주일보 기고글을 참고해 본다.          


    미디어아트 축제, 상상하는 즐거움

    지난 5일  광주의 밤풍경이 확 바뀌었다. 이날 밤 8시 구 도청앞에서 팡파르를 울린 ‘페스티벌 오! 광주 미디어아트 2012’에 힘입어 빛의 향연이 펼쳐졌다. 모아지고 흩어지는 강렬한 빛과 음향은 지나가는 시민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하루 일을 마치고 휴식을 재촉하는 저녁시간에 그것도 미술관이 아닌 거리와 건물을 무대로 한다는 점에서 도시민의 새로운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이번 페스티벌은 아시아 최초의 야외 미디어아트 축제로 준비 단계에서부터 주목을 받았다. 미디어아트가 아직은 우리의 예술적 지각 세계에 친숙하게 자리하지 못한 실험적 장르에 머물러 있다. 고로 시민들의 반응은 그닥 적극적이진 않았지만 운집과 집중의 효과는 있었다. 체험학습을 겸해 관람에 나선 고등학생들은 “재미있다”. “신기하다”. “새로운 경험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전일빌딩 외벽에 쏘아 올려진 줄리안 오피의 ‘피플 워킹’은 도심의 밤풍경을 새롭게 하며 보는 이의 시선을 압도했다.

    도시가 어떻게 인간을 더 풍요롭고 더 행복하게 만들었는지를 탐구한 책이 있다. 에드워드 글레이저의 ‘도시의 승리’는 튼튼한 경제만이 아니라 풍부한 즐거움이 사람들을 도시에서 더 살고 싶게 만든다고 말한다. 미디어아트와 같이 새로운 유형의 실험적인 예술은 시민들을 새로운 감각적 경험과 즐거운 호기심의 세계로 이끈다.

    예술이 시민들의 일상과 더욱 긴밀한 친화력을 갖기 위해선 갖춰져야 할 요소가 있다.  첫째, 시민들이 예술의 능동적인 행위자가 되어야 한다. 아시아문화마루 앞에 설치된 ‘있잖아요’라는 작품은 그런 맥락에서 매우 흥미롭다. 작품인 유리박스는 시민들의 자유발언대의 역할을 수행한다. 박스에서 재생된 발언은 다시 다른 사람들에게 계속 전달된다. 이 과정을 통해 시민들은 수동적 관람자에서 적극적인 창작자로 진화된다. 둘째, 작품에서 재현되는 주제와 내용이 도시의 기억들, 일상의 희망들과 결합되어야 한다. 미디어아트는 그런 점에서 광주가 보듬어온 역사성을 적절히 반영할 수 있는 매체임에 틀림없다.

    옛 전남도청별관 외벽에 적용된 미디어 파사드는 도시의 외관에 새로운 옷을 입히는 작업 그 이상의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도청을 향해 엄습해 온 과거의 어두운 공포를 미디어아트의 강렬한 빛이 걷어내는 명과 암의 선명한 대비는 광주의 과거와 미래를 암시한다. 5·18민주광장에 설치된 ‘로보틱 아리러니-스펙터클 도시’는 기술공학이 어떻게 사회적 현실과 조화롭게 만날 수 있는가를 명쾌하게 보여준다. 잊혀져가는 5·18에 대한 기억을 로봇 청소기를 이용해 비판적으로 풍자하고 있다.

    상상력과 테크놀로지가 융합되어 예술로 발전한 미디어아트는 광주의 기억과 일상을 보다 역동적이고 흥미롭게 재현할 수 있다. 빛의 도시, 혁신도시 광주의 정체성과 잘 들어맞는다는 것이다. 광주가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의 미디어아트 분야에 가입하려는 것도 미디어아트가 갖는 대안적인 창조 능력에서 비롯된다. 미디어아트를 통해 문화도시로서 예술적 역량을 키우고 광주가 경험한 역사를 세계의 문화도시들과 공감하려는 노력은 빛의 도시 광주의 일상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수동적인 감상자 중심의 예술을 넘어서게 하고, 첨단기술·미디어를 적극 수용해 사회문화적 변화를 선도하는 광주에서 시민들은 더욱 큰 즐거움과 애착을 느낄 것이다. 시민의 일상이 항상 기술적 진보에 의해 혁신되듯이, 빛의 기술과 일상이 공진하는 그런 광주를 미디어아트 축제에서 상상해 본다. 즐거운 상상이다.

    - 김기곤 (광주발전연구원 부연구위원)

























    * 이미지자료 : 광주미디어아트2012 제공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Copyright 2024 광주미술문화연구소 All Rights Reserved
    본 사이트의 이미지들은 게시자와 협의없이 임의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