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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징과 은유, 혹은 불편한 내러티브 ; 오용석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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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2-11-14 20:29 조회9,02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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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용석, <Charis>, 2011, 130x197cm, 캔버스에 유채



    상징과 은유, 혹은 불편한 내러티브   

    2012 광주롯데창작지원공모 선정작가전 _ 오용석 展


    광주롯데갤러리가 2012년도 창작지원공모에 선정된 오용석의 초대전을 열고 있다. 연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진로를 바꿔 10년 뒤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학과를, 내친 김에 대학원 과정까지를 마친 독특한 경력의 작가이다. 그 동안 2007년부터 광주와 서울에서 네 차례의 개인전을 가지면서 인간에 관한 성찰이 담긴 독특한 내적 심상세계를 풀어놓는 작품들로 독자적인 회화들을 선보여 왔다. 11월 9일부터 19일까지 계속되는 그의 발표전을 전시를 기획한 고영재 큐레이터의 글을 통해 그의 작품세계의 일단을 살펴볼 수 있다.      



    ▲ 오용석, <Dreaming is collapsing>, 2012, 130x194cm, 캔버스에 유채


    오용석, <성스러운 밤>, 2012, 180x1200cm, 캔버스천에 유채





    상징과 은유, 혹은 불편한 내러티브   

    롯데갤러리에서 <2012광주롯데창작지원공모> 선정작가전의 일환으로 청년작가 부문 지원전시인 오용석의 초대전을 개최한다. 오용석은 불안과 공포, 죽음, 욕망, 쾌락 등의 우리 공통의 사유일 수 있는 삶의 문제와 인간 본성을 모티브로 소통하는 작가이다. 지극히 당연하고 일상적일 수 있는 감정적 코드를 작업의 주제로 치환하지만, 전달 방식이 시(詩)의 은유와 상징처럼 모호함을 수반하기에 보는 이의 즉각적인 독해를 방해한다. 화폭에 드러나는 재현의 요소들은 강렬한 색채나 과감한 터치로 분하지만, 그것이 구체성을 띤 일련의 서사, 혹은 형상으로 읽혀지기 보다는 감정의 파편들을 함축해놓은 듯하다. 매체에서 접했을 법한 사건과 익숙한 이미지, 폭력과 억압, 쾌락에 관한 단상들이 수집, 해체되면서 이미지의 구체성이 아닌 이미지의 서사적 구조에서 느낄 수 있는 불편한 징후들이 감상자의 정서와 충돌한다.

    ‘그리하여 밤이 밤을 밝히었다’는 전시 부제는 우리가 외면하고 싶은, 어찌 보면 굳이 들추어내고 싶지 않은 근원적인 감성, 실존, 날것에 대한 공유 차원이다. 빛의 결핍상태, 즉 극단의 현상을 그럴싸한 표피로 포장하는 것이 아닌 극약처방의 해결방법과 같이 문제의 심부로 들어가기를 원한다. 작업의 인물로는 주로 남성이 등장하지만 극단적인 남성성의 상징보다는 사회에 의해 강요된 질서, 폭력, 욕망과 그에 따른 권력에서 오는 상실감이나 부재 등을 담아낸다. 유화의 부드러운 질감과 회화적인 붓질에 의해 드러나는 인물들은 이미지의 환영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기본적인 형태를 잃어버리지 않는다. 더불어 농익은 색감과 몽환적인 화면구성은 감정의 전달방식에 있어 안과 밖의 간극을 매개하는 수단으로 작용한다.

    "회화를 미술매체로서의 평면이라기보다는 수많은 이미지 형식의 하나라고 바라본다"는 작가의 발언에서 관람자가 느낄 수 있는 이미지 수용의 충격은 어찌 보면 그 자체로 감정적 에너지의 발산일 수 있다. 더불어 캔버스와 회화라는 고전적 표현방식으로 표출된 오용석의 판타지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일방적인 화자로서가 아니라 감상자가 그 감정의 영역을 적극 체감하기를 요구한다.

    작가가 서술하는 이야기는 지극히 주관적으로 비춰질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예술지상주의가 강조하는 사적 주관성이 아니라 우리가 피상적으로 도외시한 감각적 세계가 실존함을, 더 나아가 그 실존의 외면에서 오는 허상과 상실감에 대해 인지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절절한 휴머니즘의 감동이나 ‘성스러운 밤’을 선사하는, 의미 그대로 보기 편한 작품을 찾기 힘들다. 시적 은유가 선사하는 예술영역의 난해함에 직면하겠지만, 감각이라는 ‘날것’의 탐미를 전제에 두고 조금은 ‘불편’해질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동시대의 다양한 문화를 소비함에 있어 윤리적 기준을 잣대로 재단하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가 현재 예술이라 명명하는 모든 미술의 흐름도 한때는 이해 불가한 창작자의 객기에 다름없었다. 지금의 대중문화와 예술에서 소비되고 있는 감성을 느낄 줄 알고, 감각적으로 분석하는 여유가 생긴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다.

    - 고영재 (광주롯데갤러리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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