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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 금호 영아티스트 ; 김경란, 려은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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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3-01-08 20:09 조회10,40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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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 금호 영아티스트; 김경란, 려은 개인전


    유스퀘어 문화관의 금호갤러리가 선정한 2013년 12명의 영아티스트 가운데 김경란과 려은이 새해를 열며 개인전을 갖고 있다. 갤러리의 1실과 3실에서 같은 기간 진행되는 두 작가의 전시회는 1월 4일 시작해 오는 1월 14일까지 계속된다. 





    ▲ 2013 금호영아티스트 - 김경란 작업들


    이상한 꽃들만 내 뜰에 가득하네

    김경란은 '이상한 꽃들만 내 뜰에 가득하네'라는 제목을 붙인 김경란의 작품들은 재활용 오브제로 크고 작은 꽃들을 설치하고 거기에 가느다란 단색조 선묘 드로잉으로 화려한 꽃무늬들을 그려 넣어 현대사회의 감각적 욕망과 소비사회, 환경의 문제를 주로 다룬 것 같다. “나의 드로잉은… 자라나는 담쟁이 넝쿨처럼, 연기가 피어올라 바람의 방향에 따라 이끌리듯 손이 가는대로 선을 반복적으로 즉흥적으로 나만의 형상을 만들어 나간다”고 한다.

    <당신은 오늘 얼마나 많은 씨앗을 뿌렸나요>는 버려진 패트병을 오려 벽을 타고 오르는 큰 꽃잎들을 설치하고 바닥에는 떨어진 이파리와 인스턴트 과자봉지들을 흩어놓았다. “간편한 인스턴트 문화에 익숙해진 21세기 사람들의 생활습관을… 재활용품 오브제를 꽃과 열매로 재탄생시켜 자연의 심각성을 전하고자”하였다는 것이다. <키스룸>은 폐품 괘종시계의 나무몸통에 갈구하듯 내밀어진 붉은 입술들을 천들과 함께 채워 넣고 뒷 벽에는 역시 세밀한 필선들로 드로잉된 흰 천을 바람결처럼 흩날리게 배경을 이루어 놓았다. <점심시간> 또한 얇고 투명한 플라스틱 컵들 속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음식덩이와 입술들을 채워 투명한 선반들에 올려 놓았다. 마치 독백처럼 흘러 크고 작은 이미지들을 이루는 그의 작품들은 <비애>, <위태로운 숨결>, <팩토리>, <너에게 없는 그 무엇> <입술 파는 김양> 등등으로 도회지 일상의 화려함과 허망한 그늘을 은유적 상징언어들로 표현해 놓은 것처럼 보인다.


    죽은 새의 눈을 가진 남자

    려은(김미선)은 '죽은 새의 눈을 가진 남자'라는 전시명으로 내면 심리세계를 담은 도상들과 오브제, 특정공간의 장소성과 관련된 이미지의 조합을 보여준다.

    작품은 크게 두 갈래 맥락을 연출하고 있는데, 그 하나는 망망한 세상 속에서 주체적 자아와 정체성을 잃어버린 ‘상실감’을 “아무것도 볼 수 없는, 보지 않으려는” ‘죽음’으로 비유하여 현대인의 방황과 공허를 일러스트적인 이미지에 문학적 서정을 곁들여 풀어낸 작업들이다. <달이 나를 버렸다>는 벽과 바닥 귀퉁이에 나뉘어진 패널에 넓은 단색조 공간을 비워두고 상하에 반쪽으로 가려진 보름달과 떨어지듯 쓰러진 여인을 배치하였다. 그 극도의 “상실감을 이겨내기 위해 무언가 만지는 것이 필요하다”며 전시장 가운데 네 개의 유리병을 좌대에 올려놨는데, 존 레논과 오노 요코의 포스터를 태운 재, 머리카락, 손톱과 오줌, 눈물 등등을 담아 놓았다. 존재의 편린 또는 생의 흔적들을 유리병 속에 박제시키고 기억을 더듬으며 자아를 확인하고 싶어 하는 유약한 현대인들의 비유가 아닌가 싶다.

    또 다른 맥락은 익명의 뒷골목 허름한 특정장소를 담아 온 사진에 일러스트 이미지를 앉혀 공간의 이야기를 새롭게 풀어내는 방식이다. 피폐한 공동 삶의 현장이자 사적 공간에 이질적인 도료들로 벽화나 그래피티를 채워 공공미술이랍시고 덮어놓은 것 자체가 정작 그 공간과는 괴리된 외부자의 침범이라는 생각하고 이를 가상의 이미지로만 연출하여 얘기를 담아본다는 의도인 것 같다. “낡고 오래된 것들은 세월이 흐르면서 갖는 시간 속의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며 “허물어진 반쪽짜리 집을 보고 있으면 건축 잔재와 함께 반쪽만 남아 있는 그 공간의 공허함은 인간의 예정된 죽음과 연관지어 생각하게 된다"고 말한다.




    ▲ 2013 금호영아티스트 - 려은 작업들


    두 작가 모두 길들여지지 않은 청춘의 감각과 진지함, 개인 심리세계와 공동의 시공간이 공존하는 동시대를 자신만의 시각언어로 풀어내려는 작업에서 같은 동세대성과 개별성이 함께 나타난다. 연초에 새롭게 소개되는 ‘영아티스트’들의 작업을 통해 기성문화와는 다른 풋풋한 감성과 그들 세대의 소통언어를 들여다보면서 문화의 현재와 다음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김경란은 호남대 미술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신안동 골목지도 만들기](2008, 북구문화의집), [recycle](2009, 예술의거리), [풋풋](2010, 대인시장 미테우그로), [아싸-아웃사이더](2010, 아시아문화전당 홍보관), [생태놀이](2011, 잠월미술관), [V-party](2011, 갤러리D), [시대영웅전](2012, 오승우미술관), [입술 파는 김양](2012, 대인시장 한평갤러리), [풍경+채움](2012, 예술의거리 다원공간스톤헨지) 등의 전시에 참여하였다. 

    려은은 [화장실프로젝트07](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이반, 너에게 보내는 편지](서울 복합문화공간 몽환) 등 두 번의 개인전과, [사랑, 상처, 위로의 리사이클](서울 프로젝트스페이스 연희동195), [도배전](서울 갤러리도어), [잠식+증폭=뱉어내기 지겨운 용기](광주 대인시장), [스페이스빔 국제레지던시](인천), [HK프로젝트](홍콩) 등에 참여하였다.

    2013년 영아티스트는 박은지, 서영기, 양나희, 엄기준, 윤세영, 윤준영, 이인성, 이정기, 임희진, 주대희 등 12명이 선정되었고, 올해 순차적으로 전시회를 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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