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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경제 가꾸는 '예술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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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3-02-13 13:50 조회8,79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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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경제 가꾸는 ‘예술장터’


      설날 며칠 전부터 2월말까지 대인예술시장에 ‘예술 장터방-장똘뱅이 선물가게’가 문을 열고 있다.  ‘대인예술시장프로젝트 느티나무숲’이 작년 한 해 사업을 결산하면서 설 명절과 졸업 시즌에 맞춰 특별히 기획한 문화장터다. 대인예술시장에 입주해 있는 작가와 주변 미술인 등 50대 중견부터 20대 신예까지 22명이 몇 천원에서 몇 만원씩의 저가 미술소품을 고루 전시 판매하고 있다.

      새해를 맞아 배불뚝이 복어에 오복을 가득 담은 신양호의 신년세화를 비롯, 거친 필묵이 구수한 박문종의 수묵그림과 전현숙ㆍ이승일ㆍ박인선ㆍ김경란ㆍ박성완 등의 개성 있는 회화소품들, 김영설ㆍ장윤환ㆍ정하양의 생활도예, 노여운의 목각인형과 이기성의 행복문패, 신수란의 앙증맞은 섬유공예, 고재근의 예술가면, 최양선의 시멘트원통받침 조명등과 정재엽의 스탠드조명등, 채지윤의 자개소품 등등 가게에 구비된 상품들도 다채롭다.

      원래 장터나들이는 이것저것 기웃거리며 구경하는 재미다. 더구나 예술장터는 기성제품이 아닌 작가들의 예술적 감성과 손길로 만들어진 작품들만을 취급하고, 마음 당기면 몇 개씩 골라도 큰 부담이 없다. ‘장똘뱅이 선물가게’도 작년 하반기 매월 한 두차례 금ㆍ토요일 밤에 열렸던 대인예술야시장의 집약판인 셈인데, 소품이긴 하지만 예술작품을 몇 만원대 아래로 가질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그동안 쿤스트할레광주 플리마켓, 광주비엔날레 주말 아트마켓, 예술의 거리 아트마켓, 아트프로젝트그룹의 V-파티 등등 작품을 직접 구경하고 구매할 수 있는 자리들이 계속 이어져 왔다. 더러는 공예가ㆍ디자이너들의 생활소품이 주가 되기도 하지만 회화ㆍ조각 같은 순수예술 작품들을 저가로 고를 수 있기 때문에 아는 이들은 흥미를 갖고 즐겨 찾는다.

      사실 아트마켓은 예술활동을 시민과 함께 나눈다는 문화적인 의미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타개해보려는 작가들의 현실적 자구책이기도 하다. 일반인들에게 예술작품은 여전히 거리가 먼 고급한 것이고, 문화적 여유를 가진 이들의 호사취미라 여겨지고 있어 새로운 애호가나 고객들을 확보하면서 재료비 정도의 푼돈이나마 만들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부 한정된 콜렉터들은 선호하는 작가나 작품, 또는 나름의 거래 루트가 있는데다,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예술투자가 위축되어 있어 스스로 판로를 찾아야 하는 것이다.

      최근 문화관광체육부 산하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발송한 온라인 [WEEKLY 예술경영] (N200, 2013. 1.31)에서 2010년과 2011년의 미술품경매ㆍ공공영역 작품구입ㆍ건축물작품구입이 모두 7% 내외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랑은 14%, 아트페어는 4% 연간 총매출이 줄었는데, 고가품은 주로 경매를 통해 거래되고, 38개로 늘어난 아트페어에서는 중저가 작품 위주로 흐르면서 관람객은 늘어났지만 몇몇 페어 외에는 매출액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작년에 세 번째 치른 [아트광주]도 중저가 위주에 지역작가 비중을 늘려 판매전략을 바꾸었지만 매출에서는 마찬가지로 고전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제한적인 시장진출 기회나 막연히 구매객을 기다리기보다 작가들이 직접 미술장터를 열어 누구나 가까이 부담 없이 예술작품을 접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하는 일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대인시장 예술장터’도 이번 ‘선물가게’의 운영성과를 봐서 이후 시내에 상시적인 아트샵을 만들어볼지를 생각 중이다. 미술현장과 거리가 먼 일반인이라도 평소 선물사러 가듯 미술가게에 발걸음을 하다보면 저가소품들을 부담 없이 접하고, 점차 중저가나 좀더 크기가 있는 작품들도 눈에 들어오다가, ‘아트광주’같은 전문적인 미술시장도 찾으면서 미술을 즐기는 안목도 키우고 고객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작가들의 적극적인 현실대응은 최근 몇 년 사이 더 활발해지고 있는 광주미술 현장의 활력과 맥을 같이 한다. 몇몇 작가들이 앞장서고 여러 청년작가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활로를 모색하면서 타지와 국외까지 범위를 넓혀가는 중이다. 거기에 변화하는 시대문화와 신감각으로 충전한 20대 중후반의 신진작가들이 뒤를 받쳐 성장하면서 지역문화의 인적 토대를 튼실하게 다져가고 있다.

      이처럼 확대되어가는 창작활동은 작가 개인의 차원만이 아닌 사회공동체의 문화자산을 키워가는 일이다. 국제 문화도시를 표방하는 지자체의 문화정책 전략을 뒷받침하는 실질적 동력이자, 시민사회에 예술적 감성과 창의적 에너지를 불어넣어주는 내적 자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기간의 기획보다는 일정 공간들을 갖고 상시적으로 아트샵이 운영되어 문화애호가나 품격 있는 선물이 필요한 이들이 언제든 찾을 수 있도록 예술선물 가게가 일상화되었으면 한다.

      빈약한 현실여건 때문에 부질없이 창작의지를 소모시키지 않도록, 작은 밑불부터 잘 키워서 국제적인 정책사업들까지 기운을 탈 수 있도록 공기관이나 민간차원에서 기본 토대를 지원하여 현장의 활력을 제대로 살려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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