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 담긴 기억과 문화; '美感, 味感'展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3-09-15 17:09 조회9,661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 김진욱, <비빔밥 이야기>, 2013. 91x116.8cm. 캔버스에 유화 ▲ 하영희, <고들빼기>, 2008, 92x116cm, 종이에 수채화 음식에 담긴 기억과 문화美感, 味感을 돋우고 맛있는 것은 시각과 미각ㆍ후각뿐 아니라 개인의 기억과 향수와도 관련되나 보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하듯이, 실제로 보기 좋으면 먹고 싶은 맘이 더 생긴다. 먹는다는 건 일상적 행위지만 우선 눈으로 보기 좋고, 냄새가 그럴 듯하면 더 식욕이 돋는 거고, 거기에 그 먹거리와 관련된 추억이나 연상작용이 더해지면 음식은 이미 먹거리 이상의 정서와 감성적인 곳까지 건드려 심리적 작용으로 이어지게 된다. 음식에 대한 작가들의 다양한 관점과 생각들을 한 공간에 차려놓은 전시가 마련되었다. 광주 롯데갤러리에서 먹거리가 풍요로워지는 가을을 맞아 한가위 명절을 끼고 '미감 美感, 미감 味感을 돋우고' 기획전을 꾸몄다. “남도를 상징하는 음식과 그와 관련한 풍속에 관한 이야기로, 생의 욕구와 더불어 사람살이의 일상을 보다 넉넉한 기운으로 채워 온 음식에 관한 단상들을 미술인들의 감성에 의해 다양한 모습으로 펼쳐낸” 전시이다. 각자가 선택한 특정 음식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가 주로 많으면서, 더러는 그 음식과 관련된 추억과 풍경에 대한 단편들을 옮겨낸 경우들이 섞여 있다. 전시장 복판을 차지하고 있는 황인선의 <김치행진>(2009)은 김장속이 버물려진 배추포기들을 한지로 확대시켜 만들면서 “다분히 여성적인 공간으로서 식탁, 모성의 힘이 식구들 모두를 거둬들이고 먹여 살려 삶을 지속하게 해주는” 가족의 결속체로서 음식문화를 환기시켜 준다. 이와 더불어 전통적인 마을공동체 먹거리의 상징이었던 풍만한 돼지의 형체를 염색한 밥알들로 투명하게 만들어낸 <Mosaic Pig>(2012)들을 함께 보여주고 있다. 하영희는 <고들빼기> <갓김치> <오이물김치> (모두 2008) 등등의 각종 김치들을 영낙 없는 사진처럼 사실적인 수채화로 묘사하면서 “주변에 너무 흔해서 보이지 않는 아름다운 것들을 보여주고 싶었다”한다. 또한, 박태규는 ‘진실한 멋과 맛’으로써 곰삭은 냄새가 진하게 배어나는 <전라도의 맛 홍어>(2013)와, 금수강산이 밥공기처럼 곱게 담겨 활짝 핀 꽃봉우리 속에 안겨진 <밥>을 출품하였고, 김진욱은 <비빔밥 이야기>(2012, 2013) 연작에서 아삭하고 탱글거리는 각종 나물들과 밥알들을 빨간 고추장과 함께 맛나게 묘사하였으며, 황순일은 상큼한 수박과 달콤한 홍시를 <Fresh>(2009) 연작으로 다루면서 “열매들의 즙으로 유발되는 욕구가 상품자본주의 생리와 부합한다”는 생각을 담아내었다. 그런가 하면 정경래는 사실적으로 묘사한 <어머니> <이모>(2013) 회화작품에 일정간격으로 줄을 지어 쌀알들을 붙여 고향에서의 아련한 기억을 담아내었고, 박성완은 거칠고 굵은 필촉들로 <백반> 한상을 차려내면서 더불어 싱싱하고 담백한 식재료들이 펼쳐진 북적이는 <시장>(2013) 풍경을 묘사하였다. 사실적 묘사보다는 주관적 표현성이 강한 박수만은 그 특유의 기형적인 인물상과 발아래 층층으로 쌓여진 먹거리들을 사실과 변형을 섞어 그리면서 “건강과 욕망과도 관련된 일상 속 식문화로서 음식에 인간내면의 다른 맛을 가미한” <美感, 味感> 연작을 출품하였다. 전시를 기획한 고영재 큐레이터는 “우리가 먹고 마시고 있는 것의 총칭인 음식은 그것이 단순히 오욕(五慾) 중의 한 시초이기에 앞서, 인간사의 흥취와 민낯이 여실히 반영된 삶의 궤적이나 다름 없다”며 “소비사회의 한 경향을 반영하는 근래의 음식문화는 웰빙(wellbeing)과 힐링(healing)의 범주에서 다뤄지고 있는데, '양질의 삶 추구'라는 가치의 관점에서 식문화에 접근하고 있다”고 보고 “이번 전시작품들은 음식의 사실적인 재현에 머무르지 않고 음식과 관련한 일상의 의미와 가치, 저마다의 삶의 경험들이 농축돼 있는 경향을 띤다”고 평한다. 광주 롯데갤러리가 기획한 이번 ‘미감 美感, 미감 味感을 돋우고’ 전시는 10월 2일까지 계속된다. ◀ 박태규, <전라도의 맛_홍어>. 캔버스에 유화 ▶ 정경래, <어머니>, 천에 혼합재, 쌀 ▲ 박성완, <백반>, 2013, 116x91cm, 캔버스에 유화 ▲ 박수만, <美感, 味感>, 2013. 130X97cm. 캔버스 유화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