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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 탐구로 구현해 낸 ‘석성스타일’ ; 김형수 초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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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김소영 작성일24-11-01 11:32 조회60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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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수 <무등초설>, 1985, 한지에 수묵담채, 70x94cm, 함평군립미술관 제공사진

     

    전통 탐구로 구현해 낸 석성스타일; 김형수 초대전

    2024.10.15.-12.15 / 함평군립미술관 기획 百花爛漫

     

    석성 김형수(1929~ )는 전남 해남 출신의 광주 전통화단의 원로화가로, 현재 95세 노경의 화가이다. 김형수에 대해서는 남북 절충을 시도한 남화가라든가 독창적인 화풍을 완성한 한국화 대가라는 평이 전하는데, 이는 그의 회화가 전통적 필의를 바탕으로 독자적인 화풍을 구현해 냈기 때문일 것이다.

    김형수의 화업은 1942년 서울에 올라가 심산 노수현(1899~1978)에게 2년간 수업을 받으며 전통화법을 배운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이후 목포에서 허건에게 배우고 광주로 올라와 정운면의 지도와 더불어 허백련에게도 영향을 받았다. , 노수현에게는 고격한 수법의 심의적인 내면성을, 허건에게는 전통화의 개성적이고 체험적인 시각의 풍경화를, 정운면에게는 전통화법에 신화풍을 더한 산수화를, 이와 더불어 허백련에게는 전통남종화의 정신을 배운 것이다. 이러한 여러 스승들의 가르침은 그의 예술의 지경을 넓히며 김형수만의 독자적 화풍을 구축한 계기가 되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김형수는 산수화를 비롯해 인물화, 소묘, 채색화 등 여러 장르의 다양한 작품을 제작하였다. 이번 전시회에는 김형수의 초기작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제작된 30여 점이 출품되었다. 이들 작품은 그의 특장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들로 1940~50년대 작품부터 1960년대, 그리고 1980~90년대 이후 김형수의 화풍이 확립되며 개성적인 면모가 드러나는 것들이다. 따라서 이 전시회에서는 김형수 회화의 정수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채색화 경험과 데생을 통한 탐구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에는 초기작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이들 중 <할머니>(1945-46), <무등산>(1946) <춘정(春情)>(1947), <물레방아>(1948) 등은 김형수가 현실적인 채색표현을 통해 회화작업의 폭을 넓힌 과정을 보여준다. 1946~1947년 전남미술전에 출품하여 입선을 하며 화가로서의 기량을 보여주었던 김형수는 채색화를 통해 대상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표현기법을 길렀던 것으로 보인다. <할머니>는 물레를 돌리고 있는 할머니와 그 옆에 웅크리고 있는 고양이를 포착하여 그린 것으로, 할머니와 고양이, 물레 등 경물은 비교적 사실적으로 그렸지만 이에 비해 배경은 색면으로 단순하게 처리하였다.

    (중략) <사색>(1947), <자화상>(1952)을 통해 보여지는 그의 섬세하면서도 리드미컬한 선과 동적인 필선은 대상을 자세히 관찰하고 움직임을 포착하여 그려낸 소묘작품들이다. 이러한 소묘력은 인물, 정물, 동물, 풍경을 비롯해서 산수화를 그릴 때 많은 도움을 주었으며, 그의 실경산수 작화의 기본 틀이 되었다.

    전통화법으로 풀어낸 현실의 산수

    김형수는 1956년 광주에서 미술교사로 부임하면서 그동안의 작품 제작 경향에서 변화를 맞이하였다. 이는 광주 전통화단의 경향과 특히 의재 허백련 등 영향이 컸는데, 채색화에서 수묵담채화로, 그리고 전통적인 화풍과 현실적 시각의 향토적 산수화를 지향하게 된 것이다. 1950년대 후반 1960년대 제작된 산수화는 전통회화를 바탕으로 한 사실적인 한국의 자연미를 담은 작품들이다. (중략) <아진>1962[11회 국전]에 입선한 작품으로, 추수가 끝난 황량한 평원에 까마귀들이 휘돌아 날아가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화면 전체의 모노톤의 색감과 먹의 농담으로만 표현한 까마귀의 모습은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화면구성과 표현기법을 보여준다.

    (중략)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김형수의 화풍은 독자적인 양식으로 완성되어가는 모습을 보인다. <설악추심>(1978)과 같은 작품들은 전통적인 화법으로 실경을 그린 것으로, 근경에서부터 원경으로 이어지는 구도와 짙은 먹을 사용해 근경의 경물을 그리면서 원경으로 갈수록 흐리게 그려 원근감을 나타냈다. 특히 적절한 채색을 더해 가을 느낌을 뚜렷하게 표현하였다. 이러한 표현법은 1980년대를 거치며 90년대와 2000년대까지 이어지는 김형수만의 특색이 되었다.

    대담한 필치로 구현해 낸 석성스타일

    1980년대 이후 김형수의 화법은 더욱 농익은 필치로 그만의 스타일을 찾아갔다. 네 폭으로 구성된 사계 산수화인 <춘경산수> <하경산수> <추경산수> <동경산수>(1985)는 근경, 중경, 원경으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화면구성을 보여준다. 근경의 짙은 먹의 구사와 안개로 처리된 원근감, 그리고 다채로운 채색을 더하여 각 계절의 계절감을 살렸다. 관념산수에 가깝지만 초가집이나 물레방아 등은 향토적 정감의 현실감을 보여주며, 힘있고 명확한 골격을 이루는 먹과 필치는 그의 특징적인 표현성을 드러낸다.

    (중략) 1999년에 제작된 일련의 금강산 그림은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금강산 삼선암>(1999), <금강산 구룡폭>(1999), <금강산 옥류동>(1999) 등은 그가 금강산 여행을 다녀와서 제작한 것이다. (중략) 이 세 점의 금강산을 그린 대작은 그의 체험적 시각과 현실감을 토대로 계절적 분위기와 정취를 부각시키는 김형수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구축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한편 김형수는 1950년대부터 시골 생활의 서정적 현실풍경을 꾸준히 화폭에 담아냈다. 특히 빨래터에서 빨래하는 여인들의 모습이나 강강술래, 농악놀이와 같은 우리네 민속과 놀이 등의 정경을 주제로 풍속화류의 인물화를 즐겨 그렸다. 그는 어린 시절 동네 아낙네들의 강강술래하는 장면을 많이 보았다고 하는데, <강강술래>는 둥근 달이 뜬 밤 강강술래하는 아낙들의 모습을 먹의 농담으로만 그린 것이다. 물기가 많은 먹으로 달과 나무, 어스름한 저녁풍광과 주변의 구경하는 이들의 모습을 빠르고 생동적인 필치로 담아냈다.

    <농악>(1982)은 소고와 장구, 꽹과리와 징을 치며 농악장단에 맞추어 상모를 돌리고 춤을 추는 한 무리의 농악대 모습을 속도감 있는 필치로 그려낸 작품이다. 오래전부터 다져온 소묘력을 통해 농악하는 장면을 포착해 낸 김형수의 뛰어난 묘사력을 살필 수 있다. 특히 각각의 인물들이 취하고 있는 동작을 정확하게 묘사하고 여기에 농묵의 리드미컬한 필선으로 역동적으로 표현하면서 붉은색과 파란색의 강렬한 색채를 더하여 흥겹고 신명나는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나가며

    김형수는 채색화에서부터 소묘, 전통화법에 현대적 시각을 담아 석성스타일이라 할 수 있는 화풍을 이룩했다. 농묵과 담묵의 변화가 확연하게 드러나는 필법과 다채로운 담채의 구사, 대기감을 표현한 안개의 처리, 화면을 꽉차게 구성하는 방식 등은 김형수가 구현해 낸 개성적인 화법이다. 거기에 활달한 먹의 구사가 돋보이는 인물풍속화에 있어서는 다른 여느 화가들과의 차별성을 획득했다. 고답적인 화풍을 벗어나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한 그의 회화세계는 광주 전통화단에서 독창적인 화법을 개척해 현대적 감각을 선보였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 김소영 (한국학호남진흥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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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수 <안개 피는 강>, 1980년대, 종이에 수묵담채, 60x70cm, 함평군립미술관 제공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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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수 <추촌만귀>, 1963, 한지에 수묵담채, 129x164cm, 함평군립미술관 제공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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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수 <곡>, 1969, 한지에 수묵담채, 193x129cm, 함평군립미술관 제공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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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수 <아진>, 1962, 한지에 수묵담채, 137x205cm, 함평군립미술관 제공사진
    김형수,농악,1982,한지에수묵담채,65x133cm,광주시립미술관소장.jpg
    김형수 <농악>, 1982, 한지에 수묵담채, 65x133cm, 광주시립미술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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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수 <꽃과 강아지>, 1952, 종이에 채색, 39x53cm, 함평군립미술관 제공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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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성 김형수 초대전 '백화난만' 전시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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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성 김형수 초대전 '백화난만' 전시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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