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땅과 사람, 정신을 그림 속에 담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2-03-24 16:21 조회9,251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 서미라, <논가의 아버지>, 2009, 77x33cm, 캔버스에 오일 전라도 땅과 사람, 정신을 그림 속에 담다 ‘이삐고 귄있는’ 전라도 사람들과 생각과 정서와 몸뚱이 붙이고 사는 땅의 냄새를 그림 속에 담아낸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전라도닷컴’ 창간 10주년을 기념하여 마련한 ‘그림 속의 전라도’ 전시인데, 2012년도 광주롯데갤러리의 창작지원공모사업에서 외부기획부문에 선정되어 지원받아 열리게 되었다. 3월 21일 시작된 이 전시의 전라도 얘기들은 오는 4월 9일까지 광주은행 본점 1층에 자리한 광주롯데갤러리에서 함께 할 수 있다. 저마다 자기 맛이 있는 전라도 얘기 작품들을 출품한 참여작가는 모두 45명인데, 그동안 전라도닷컴에 연재했던 ‘그림 속 전라도’에 참여했던 광주와 전남북 작가들의 회화와 판화 작품들을 전시로 보여주는 자리이다. 전시는 ‘전라도의 땅’, ‘전라도 사람’, ‘전라도 정신’ 세 묶음으로 펼쳐 놓았다. 한정된 전시 여건 때문이기도 하지만 대부분 6~50호 쯤의 소품들인데다 도시의 문화공간이라는 일정한 틀이 지워진 분위기 때문에도 넉넉하고 인심 좋은 전라도의 정서를 고향의 향수를 떠올리며 느긋이 즐기기에는 전시소품처럼 들여놓은 널찍한 평상 하나로는 감당이 되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마을과 고샅과 산자락 들머리가 각양각색이듯 작품들도 서로 다른 표정들이어서 과거 지역문화를 담아낼 때의 정형화된 미술양식들에 비하면 같은 토양이라도 그로부터 자라나는 문화적인 산물들은 정말 풍요로워졌음을 느낄 수 있다. 몇몇 작품들을 둘러보면, ‘전라도의 땅’에서 원로작가인 강연균 화백은 <목수국>이라는 이름으로 소담스런 수국송이들을 넓은 화면에 큼직큼직 피워내었고, 수묵화가 박문종은 거칠고 투박한 붓질로 꽃봉오리들 막 머금어 오르는 <과수원>의 봄맞이 채비를, 류재웅은 물기 머금은 적갈색 대지에 샛노랗게 흐드러진 <산수유 마을> 풍경을, 신양호는 <무안 해제 가는 길>을 따라 바다를 끼고 비릿한 갯내를 품고 펼쳐진 누렁밭들을, 정희승은 흐드러지게 만개한 상록회관의 벚꽃나무 꽃눈 휘날리는 화사한 <봄날>을, 최진우는 무등산 증심사지구 산등성이들과 그 속에 안기듯 자리한 도회지풍의 버스정류장부터 산행길을 따라 산사와 중머리재 천왕봉 지왕봉 인왕봉까지 연결하며 하늘 높직이서 조감한 수묵세필화 <무등전도>를, 지용출은 고지도처럼 굽이굽이 산줄기와 사찰들과 정자들을 세밀히 담은 <전주 완산칠봉>을 보여준다. ‘전라도의 사람’을 찾아서 윤남웅은 거칠고 투박하면서도 알록달록 유원지 기분을 담은 <관방천 지곡>을, 서미라는 푸른 생명들이 돋아나는 초여름 새벽 논두렁길로 이슬을 깨우며 들일을 나가는 아버지를 묘사한 <논가의 아버지>를, 정경래는 바닷물을 막아 햇살과 바람과 땀으로 소금꽃을 만들어내는 염전의 <아버지의 꿈>을 출품하였다. 그런가 하면 ‘전라도 정신’에서는 <백양사 고불매>의 맑은 봄날 연푸른 새잎들과 홍매 향을 고즈넉이 담아낸 오견규 화백, 도회지 아파트숲 속에 섬처럼 남게 된 화정동 당산나무를 붓맛을 살려 그려내면서 사라진 옛 마을공동체를 되비춰낸 정선휘의 <염주마을의 중심>, 거친 바닷바람 속에 서로 의지하며 짱짱하게 버티어 선 소나무 두 그루를 짙푸르게 그려낸 이혜숙의 <하의도 소나무>, 유달산자락 아래 다순구미 마을을 비롯한 도시 속 사라져 가는 풍경을 하늘에서 둥근 렌즈로 조망하는 듯한 투시와 황갈색조로 섬세하게 그려낸 김호원의 <보리마당에서 둘러보다>, 비온 뒤 맑게 개인 월출산의 바위골과 산아래 마을의 들녂 풍경을 미려섬세한 필치와 경중을 달리하는 수묵담채로 담아낸 김학곤의 <영암 월출산>, 연꽃이 되어 하늘 끝까지 자라 오른 <미륵신앙도량 금산사>를 목판화로 표현한 강행복, 광주의 오월을 옛 민화의 책가도나 문자도의 형태를 조합하여 위령의 제상처럼 묘사한 임남진의 <오월감모여재도(五月感慕女在圖> 등이 해당된다. 이번 전시는 크게 “전라도 땅, 전라도 사람 그리고 전라도 정신 등 세 주제로 나누고, 첫째 소주제인 ‘전라도 땅’은 오랫동안 전라도 사람들의 삶의 근간이 되어왔던 ‘땅’에 주목하고 있다.” 아울러 “사람과 생명을 키워내고 묵묵히 다독여온 시간의 의미를 살펴보며, 또 ‘발전과 개발’이라는 미명 하에 자행되는 파괴의 현장을 고발하고 이 땅이 가졌던 생명력과 역사적 전통성, 환경의 소중함을 살피고자” 하였다 한다. 사실, 그런 묶음을 지어보려는 기획의도와는 달리 출품작들은 소주제의 분류와는 별 상관없이 각자의 화풍과 평소의 작업을 이어 전라도 단상과 풍광을 내놓았다. 그림 한 점 속에 전라도의 땅과 사람살이와 정신이 두루 배어있는 셈이다. 물론, 표현의 어투는 다르지만 다들 크게 보면 ‘전라도의 시대정신과 공동체적 삶에 주목하고 나눔과 노동의 가치’를 되살려보고자 하는 기획의도와 어긋난 것은 아니다. 전시를 기획한 전라도닷컴은 ‘그림 속 전라도’전은 지역에서 살아가며, 이 땅과 사람들을 그리는 작가들이 지켜온 치열한 열정과 미의식, 지역에 대한 자의식, 그 속에 담긴 오늘을 담은 작품들을 모아놓은 자리이다. 전라도 땅과 사람살이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믿음을 나누고 확인하는 전시, 사람 냄새 나고 온기 어린, 그래서 함께 할 수 있는 세상으로 나가는 작은 노둣돌이 되길” 희망한다. 또한 “화려하지는 않지만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전라도 구석구석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새삼 일깨우는 자리로, 우리의 삶터인 전라도와 그 속의 문화를 찬찬히 음미하고 돌아보는” 뜻 깊은 전시가 되기를 원한다. 요즘의 잘 다듬어진 도회지적인 미감들과는 다른 울림과 멋과 맛을 떠올리게 하는 ‘전라도’의 요체는 무엇이고 그것을 시각이미지로 형상화시켜내면 어떤 모습들일까? 산야와 초목과 과실들처럼 무수하게 생장하고 나누어지면서 생을 이어나가는 전라도 속 작가들의 개성 있는 작품들로 대략 간이라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광주 전시 뒤에는 같은 전라도인 전주로 옮겨 서신갤러리에서 4월 12일부터 4월 30일까지 이어진다. Part1 전라도의 땅 강연균, 김성민, 김수귀, 김윤숙, 김정연, 김학곤, 김혁정, 류재웅, 류재현, 박문종 신가림, 신양호, 윤철규, 이구용, 이근수, 이민하, 이여운, 이철규, 전정권, 정원주 정희승, 조병연, 조병철, 지용출, 한희원 Part2 전라도의 사람 박천복, 서미라, 윤남웅, 정경래, 진창윤, 한부철 Part3 전라도의 정신 강행복, 김호원, 박종석, 송만규, 송필용, 오견규, 이기홍, 이준석, 이혜숙, 임남진, 전량기,정선휘, 최진우, 허달용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