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과 감각이 다른 5인의 '간간한 진경'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1-01-28 20:26 조회9,005회 댓글0건 관련링크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시선과 감각이 다른 5인의 ‘간간한 진경’ 롯데갤러리가 새해맞이 기획으로 마련한 ‘간간한 眞景’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지난 1월 7일부터 2월 8일까지 광주 롯데갤러리에서 계속되고 있는 이 전시는 “우리의 산천과 환경을 지금의 미술가들이 어떻게 해석하고 제시하는지를 가늠하면서 이 시대의 간절한 삶의 진경을 담고자 하였으며, 우리 고유의 창작태도를 지속하고 그 자주성을 확대하려는 취지”(고영재 큐레이터)에서 기획되었다. 아울러 “지금의 畵人들이 담아내는 현재의 터전, 그리고 그들이 재현해내는 사람냄새 나는 땅에 주목하면서, 삶이 곧 화폭이 되는 것이 그대로의 진정한 ‘진경’을 찾고 있다. 꾸준히 사실주의 수묵화 또는 실경작업을 계속해 온 최진우는 세워 그린 작은 화폭 <무릉전도Ⅱ>에서 소태동 쪽 상공에서 조감법으로 바라본 무등산의 장관을 세인봉 너머 골짜기를 타고 이어지는 문빈정사 주변부터 상가들과 증심사ㆍ약사암까지 앉히고 그 위로 중봉과 천왕ㆍ인왕ㆍ지왕봉을 연결하며 산의 능선과 겹겹의 골들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또한 <천왕봉에서 본 광주>는 소 잔등 같은 산 정상부의 키 작은 잡풀들과 각지고 묵직한 절리대를 대비시키고 한 등산객으로 산의 정적을 깨고 있는데, 산 아래로 물결지듯 낮은 봉우리들이 아스라이 희미해지면서 그 적막 속에 도시를 묻어 두었다. 이들 근경이 명료하게 드러나는 두 점과 달리 <평안으로 가는 길 _ 몽유>은 몽롱하게 안개 자욱한 숲을 흑백사진처럼 수묵으로 펼쳐내고 그 화폭에 드러날 듯 말 듯 숲길을 걷는 인물을 그리고 그가 향하는 화면 끝 즈음에 희망의 등대처럼 자리한 교회당을 배치하여 사뭇 다른 분위기를 띄우기도 한다. 최진우의 그림들이 수묵 위주의 섬세한 필치들이라면 조병연의 채묵화들은 전혀 다르게 거친 필촉들로 이루어져 있다. <월출산에서>는 장지를 겹쳐 배접해 두텁게 만든 화지에 황토로 바탕색을 올리고 그 위에 헝클어진 필선들을 엮어 올리며 높고 거친 산세로 둘러싸인 산자락 아랫마을을 묘사하고 있다. 산 덩이에 스미어 든 최진우의 필촉들과 달리 조병연의 성근 붓자욱들은 산세를 세우고 산등성이를 따라 일어서는 파필의 농묵들로 웅성거린다. 옆으로 화폭을 잇대어 길게 늘린 <유달산과 용머리>는 눈쌓인 듯 허연 유달산 봉우리들 너머로 능선들에 감싸 안긴 듯 사람사는 세상과 산비탈의 잡목과 바위들이 소용돌이치듯 엉킨 산자락 사이를 거칠고 뭉툭한 필선들로 묘사해 놓았다. 이런 거칠고 격한 필선들은 <남도아리랑>의 밭두렁과 과수원과 먼 산너머 하늘에서 더 울렁거리듯 구불거리고 있다. 사진작업을 하는 뢰이 킴은 먹의 농담처럼 음영을 살리면서 투명하게 빛나는 소나무나 대숲을 피그먼트 프린트로 담아냈는가 하면, <石 2004002>는 청록채색처럼 색을 뽑아 짙푸른 산들의 골짜기 사이사이로 하얀 물줄기들이 포말을 일으키는 듯한 풍경을 각색시켜 놓았다. 또 다른 사진작가인 김보수는 이와 대조적으로 한 폭의 수묵화처럼 안개 자욱한 영산강변 풍경을 캔버스 천에 피그먼트 프린트로 펼쳐내었는가 하면, 허름한 시멘트블럭집 빈터에 수북이 쌓인 눈을 수묵처럼 흑백으로 담아놓았다. 또한 도예가 김두석은 적점토로 조각을 해서 장작가마에서 구워낸 소박한 미륵불 모양의 ‘숨골부처’ 연작을 설치형식으로 둘러 세워 놓기도 했다. 이 전시는 광주에 이어 2월 11일부터 안양 롯데갤러리에서 3월 7일까지 계속된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