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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작가들 새해 날아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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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1-02-06 13:25 조회9,00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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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청년ㆍ신예작가들 날아오르다


    광주 신세계갤러리가 새해맞이 기념으로 기획한 ‘비상(飛上)’ 전시회가 열렸다. 새해 상징동물을 소재로 세화전(歲畵展)을 벌여오던 통상적인 기획에서 벗어나 청년ㆍ신예작가들의 자신과 세상에 대한 발언과 희망의 메시지를 담아내었다. 지난 1월 7일부터 20일까지 열렸던 1부에서는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청년작가 9인의 작품을, 1월 21일부터 2월 7일까지 열린 2부에서는 광주지역 신예작가 6인을 초대하여 전시를 꾸몄다.

    먼저 1부 작가 중 김상연은 최근 계속하고 있는 <풀다(解)> 연작으로 두꺼운 판자를 오리고 얕은 부조로 표면을 새겨 단색을 칠해 만든 소의 형상들을 벽면에 몇 겹으로 겹쳐 설치하여 날개달린 소떼들의 비상을 보여주었다. 이는 옛 농본사회의 상징과도 같았던 소의 우직함과 우둔함을 현대의 기계문명 속도경쟁 사회와 비교하면서 멀어진 자연생태와 느림과 순수ㆍ소박의 미를 환기시켜주려는 의도일 것이다. 김숙빈은 <날아야 하는 이유>ⅠㆍⅡ에서 그의 환경생태 주제의 곤충 동물 연작들과 같은 연장선에서 작은 쇠붙이 기계부품 폐고물과 투명수지 등을 이용해 멸종 위기에 처한 하늘도마뱀들을 만들어 벽면에 부착시켜 설치하였다. 김진화는 평면과 입체공간을 중첩시켜 결합하는 방식으로 상상과 환상의 세계를 보여준다. 정운학은 LED가 내장된 금빛 수지의 날개달린 신발들을 열을 지어 설치한 <Flying Shoes>를 새롭게 선보였는데, 우리의 꿈과 염원을 자유롭게 펼치고 날아오를 수 있도록 하늘을 나는 헤르메스의 신발을 선물하였다. 이들 외에도 수도권과 다른 지역에서 활동하는 노동식, 박상희, 성태훈, 이김천, 정국택의 작품도 함께 전시되었다.      
        

    2부는 ‘자기정체성과 존재감에 대한 나름의 소통을 시도하면서… 작품의 완결성이나 설득의 논리를 충분히 갖추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내면의 갈등과 완결을 향한 과정 속에서 잠재적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6인의 작품을 선보였다. 박설은 <무제> 연작과 <어떤 풍경>에서 넓은 여백바탕 위에 거대하게 군집을 이루며 동심원을 이루거나 부감과 원경으로 무리지어 연결되는 장중한 수묵산수를 선보였다. ‘적막함마저 감도는 검은 풍경에는 젊은 날의 암담함, 고뇌와 함께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의망을 지평선 저 끝까지 담았다. 먹의 농담에 의해 형성된 여명가도 같은 빛은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꿈과 청춘의 열정이자 내가 지향하는 바로 그 세계의 시작점’(작가노트 중)이라 한다. 백상옥은 고무신 모양 속에 주름진 노인들의 얼굴을 담아 모았는데, ‘틀에 갇혀서 살고 있는 많은 현대인들이 현실로부터 잠시 달아나 자신만의 휴식공간을 꿈꾸는 모습을 유쾌하지만 냉소적으로 표현하면서 희망적인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작가노트 중) 한다.   

    사실적인 묘사를 주로 하는 서영기는 <포장되어진 사탕> <정의하기-LOVE>처럼 일상의 작은 소재를 확대하여 재현해 보여주기도 하고, <아이러니-캔디폭력>처럼 폐허 같은 흑백마을 배경에 원색의 막대사탕들이 떨어져 박혀있는 화면을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막강한 자본력과 힘으로 전세계 수많은 국가들에 판매되며 잠식해가는 모습… 전쟁이나 자연재해에 의해 폐허가 되어버린 곳에 거대한 사탕비가 내린 모습으로 표현’(작가노트 중)하며 세상의 아이러니를 풍자하기도 한다. 마치 지난날의 빛바랜 사진첩이나 문득 들여다보게 된 일상의 단편과도 같은 인물화들을 그리고 있는 양나희는 <무지개> <Dreaming> 등에서 ‘현시대를 살고 있는 나와 함께 숨쉬는 사람들의 소재를 수많은 꽃무늬로 장식적인 문양패턴으로 배경화면을 채워 개별적 특성이나 사회적 존재로서의 보편화된 일반성을 보여’(작가노트 중)주고자 했다.

    최미연은 옛 수묵진경산수의 형세와 청록산수의 짙은 채색들을 현대의 장남감 소재들과 결합시켜 허공에 구름과 함께 뒤집어 띄우기도 하고 온통 검은 바탕에 금빛 반짝이는 석채들의 골산 사이사이에 상상력을 가미하여 <만들어진 산의 비행> <쉿!> <In my city> 등을 발표하였다. ‘생명력이 느껴지는 자연의 모습을 현대적으로 담아내면서 기법적으로는 지필묵 재료의 다양한 조형성을 구사하여 채색산수화의 새로운 미학적 탐구를 시도하고 인공적인 풍경에 관람자를 끌어들여 함께 노니는 즐거운 상상으로 우리의 산천을 재해석하고자 했다’(작가노트 중) 그런가 하면 홍원철은 다양한 표정의 두상들을 빚어낸 뒤 전화선들을 꼬아 만든 가발을 뒤집어 씌운 인물상들을 <Mechanized Human> 연작과, 역시 유리에 눌린 듯 우스꽝스러운 표정의 인물두상들을 원색을 올려 보여준 <funny man>을 전시하였다. ‘네트워크의 발달로 타자와의 관계도 변해간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의 소셜네트워크 프로그램은 마치 그곳에서의 친분이 실재관계인양 착각하게 만든다. 나의 작업은 우리가 실재라고 착각하는 허상들을 한번쯤 부정해보자는 데서 시작되었다…존재의 상실감과 정체성의 혼돈에서 오는 충격, 꾸며진 자신의 뒤에 감춰진 인간의 욕망, 두려움, 고독, 허탈감, 그것은 현실과 가상 사이에서 인간의 이중성을 나타낸다’(작가노트 중)

    두 번에 나눠 보여준 ‘비상’의 젊은 작가들의 작업은 지금의 시대문화와 일상 삶에 대한 청년작가들의 시선과 발언들을 보여주면서, 천차만별 각양각색으로 분화하고 있는 현대미술의 한 단면을 보여준 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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