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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의 가장자리- 옥과미술관 기획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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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08-07-19 17:15 조회9,46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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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를 벗어나 한적한 시골 숲 속에 자리한 옥과미술관에서 우리의 일상을 차분히 관조해 보는 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일상의 가장자리’라 이름한 이 전시에는 박정용 윤익 정운학 등 3명의 중견작가가 각자의 독특한 시각이미지들로 조형언어를 담아내고 있다.


    박정용은 철사를 망처럼 엮어 동물이나 남성, 거위 등을 만들고 그와 대비적으로 흙이나 돌을 이용해 공룡알, 여체, 장서 따위를 재현하여 마주세워 놓았다. 물질과 빗물질, 형상과 사유, 물리적 흔적과 정신의 기억, 원래 본질과 시간의 기억 같은 것들을 상상하게 하는 그의 작업은 때로는 작품 속에 넝쿨식물이나 작은 묘목을 심어 생명을 불어넣기도 한다. 그는 “돌이 갖는 수많은 시간과 사연들의 기억을 되짚어 보면서 영겁의 시간 속에서 마치 이방인처럼 기억의 한 페이지를 슬쩍 엿보는 미적 유희자로 참여한다.” 자신을 포함한 모든 존재들에 대한 일종의 객관화이거나, 시간의 궤적을 추적해 들어가 현상 이면의 것들을 들여다보는 내적 성찰의 작업이랄 수 있겠다.


    윤익의 작품은 이전에 선보여졌던 작품들을 재 연출한 것들인데, 네온피스를 이용한 푸른 ‘air' 문자와 물이 담긴 수반, 잔 나뭇가지, 문틀들을 조합하여 유무형의 공간을 재해석하고 있다. 전시실 한쪽의 네모난 한지 창살 공간 속에도 역시 붉은 'air' 문자들뿐 안은 텅 비어있다. 가시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air'의 존재를 시각적으로 이미지화시켜내면서 실체와 무형의 환경적 요소들에 대해 관심을 환기시킨다. “나의 주된 예술적 관심은 우리의 일상적 공간과 예술의 공간이 다르지 않다는 개념에서 출발하며, 예술의 궁극적인 기능은 진실을 표현”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정운학은 바람에 부풀어 올라 펄럭이는 듯한 부드러운 조형물들을 작업해 왔는데, 이번 작품들은 몸체가 빠진 옷가지들만이 허공에 떠다는 듯한 <쉼>연작을 선보이고 있다. 아크릴로 옷들을 만들어내고 거기에 회화적인 채색을 입히면서 더러는 속옷까지 세트로 표현해 놓기도 하였다. “나는 색채와 볼륨감의 결합을 통한 효과와 혼돈이 담긴 착시적인 작업에 몰두했던 시간이 있었다. 형식을 추구하기 보다는 다양한 방법의 조형언어와 물성적 결합을 통해서 사유적이고 감성적인 표현들을 만들어간다.” 실체를 잃고 허상들로 부유하는 익명의 존재들일 수도 있고, 전혀 다른 각도에서 존재의 무게를 털고 자유롭게 공간을 떠다니고픈 현대인들의 소망을 대변하는 상징적 무언의 형상들일 수도 있겠다.


    이들 세 작가 모두 형상성을 우선한 단순 조형언어가 아닌 유기체로서 생명존재에 대한 개념적 접근과 함께 자유로운 표현형식들로 일상에 대한 각기 다른 관점과 해석들을 보여준다. 실제로 고만고만한 산세들로 꽉 차듯 둘러싸인 골짜기의 시골스런 풍경과 짓푸른 숲향과 물과 바람 속에서 미술관에 담아낸 일상을 들여다본다는 것 자체가 일상으로부터 잠시 해찰을 하듯 벗어나 저마다의 가장자리를 되짚어 보는 일이 될 것이다.


    이 전시는 지난 5월 31일에 시작하여 7월 24일에 끝나기 때문에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
    이 전시와 함께 윗 층에서는 옥과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옛 서화와 고문화재, 아산 조방원의 작품들, 그리고 구상과 추상을 아우른 원로 중진작가들의 서양화 등 전통과 현대를 잇는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옥과미술관  061-363-7278 / www.okart.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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