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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빛으로 그려낸 생명나무 - 이정록 사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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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0-06-02 20:35 조회13,46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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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빛으로 그려낸 생명나무 드로잉


    마치 낯선 세계를 여행하듯 은밀하면서도 신비감이 감도는 사진작업으로 독자적 이미지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이정록의 일곱 번째 개인전이 5월 27일부터 6월 2일까지 광주신세계갤러리에서 열렸다.

    ‘생명나무’라는 주제로 연작을 선보인 이번 전시는 대부분 그의 대형 작업실에 옮겨온 나무에 가지마다 마치 빛의 열매들이 매달려 반짝이는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는데, 자연 속에서 작업을 할 때보다 그의 기획의도와 이미지 구성을 훨씬 집약해서 연출해 낼 수 있었기 때문인 듯 작품마다 완성도가 높아 보인다. 날씨와 기후와 시간대의 제약을 벗어나 의도한 대로 빛을 밝히고 플래시를 터트리고 안개를 만들고 상황연출을 해서 작업한 결과들이다. 잎이 다 떨어진 마른 나뭇가지들을 반짝이는 어둠 속 파인더를 통해 빛의 열매들과 더불어 전혀 또 다른 생명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번 전시는 서울 소격동의 빛갤러리에서 3월 9일부터 26일까지 열린 뒤 광주로 이어진 것인데, 빛 갤러리 주용범 큐레이터의 평문을 참고로 이정록의 작품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을 것 같다.        



    치유에 이르게 하는 영적인 아우라의 거처


    이정록의 사진작업은 사진이 겪어 온 인상적인 변화의 중심에 자리해 왔다. 그는 자신의 개인적인 상황들을 다른 대상에 감정을 이입하는 형식으로 상징화해 표현한다거나 땅과 역사에 대한 집단적인 무의식을 아키타입의 형식으로 들추어낸다거나 정신적이고 영적인 분위기를 신화와 결합한 형식으로 풍경화해 보여주는 작업 등을 통해 인간의 삶을 고양시키며 치유해내는 사진이라는 독특한 작품세계를 열어왔다. 그런 그가 최근에 들어서는 보이지 않던 신화적이고 영적인 세계를 보이는 현실적인 세계 속으로 끌어들여 가시적인 세계로 변모시키는 매개자의 모습을 더 자주 보여주고 있다…
    작가는 생명나무를 중심으로 해서 영적인 이야기와 이미지들을 화면 가득 내밀하게 수놓는다. 들리지 않고 보이지 않던 이야기와 이미지들이 생명나무 주위를 은은히 감싸고돈다. 꿈결 같은 이야기와 이미지들이 찬란한 빛의 자취 속에서 명멸한다. 한때는 주어졌지만 곧 잃어버렸던 바라고 바라던 복되고 영원한 삶의 이야기와 이미지들을 화면 가득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작업은 이미 이전의 신화적 풍경, 사적 성소 등의 작품들을 통해 일부 발표되긴 했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특별히 생명나무에만 주목하고 있는 차별성을 보여주고 있다…

    작업의 과정 속에서 빛은 사진을 가능케 하는 질료로서 뿐 아니라 순간적인 깜박임을 통해 영원의 모습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매체로도 기능했다. 그 중에서도 후레쉬를 떠난 섬광은 열매나 아우라로 그리고 천사의 이미지로 다양하게 변주되어 생명나무의 주변에 흩뿌려졌다.

    특별히 이번 전시를 통해 선보이고 있는 생명나무 연작은 그 배경을 자연에서 무대로 옮기면서 이전의 작품들에 비해 한편으론 소박한 느낌이 강해졌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로는 극적인 느낌이 강해지는 나름의 변화를 겪었다. 이는 작가가 생명나무에 깃들어 있는 영적인 아우라를 강조하기 위해 배경을 제거한 채 오로지 나무와 빛의 변주에만 집중했기 때문이다. 그럼으로써 보이는 세계의 이미지는 줄어들었지만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인상과 여운은 더욱 강렬해진 색다른 결과를 만들어 낸 것이다. 이정록의 이 같은 담백하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로 충만한 사진작업은 본적은 없지만 본 듯이 알고 있는 영적인 세계를 보이는 세계 속에 펼쳐냄으로써 감상자로 하여금 인간의 삶과 역사 속에 개입하고 있는 영적인 세계를 새롭게 보고 느끼며 경험토록 하고 있는 것이다…


    - 주용범 (빛갤러리 전시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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