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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을 새롭게 춤추어 보자! - 전현숙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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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1-05-26 20:47 조회8,77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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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을 새롭게 춤추어 보자 - 전현숙전


    자전적 소재들로 연작을 이어가고 있는 중견작가 전현숙의 일곱 번째 개인전이 광주신세계미술제 수상작가 초대전 형식으로 오늘부터 6월 4일까지 광주신세계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최근 거의 매년 개인전을 가져오고 있지만 광주시립미술관 북경창작스튜디오 체류 활동차 작년에 반년동안 모처럼 바깥바람을 쏘이고 온 뒤의 변화를 선보이는 전시다. 그 중국 반년 나들이를 다녀오면서 그녀는 그림에 대해 더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고 작업에 대한 책임감 같은 걸 더 많이 느끼게 되어, 돌아 온 뒤 거의 반년을 또 쉽게 붓을 들지 못하고 지냈다 한다.


    이번에 보여주는 작품들에서는 몇 가지 변화들이 눈에 띈다. 원래가 세심하게 다듬어 그리는 스타일이긴 하지만 전보다 더 정교하게 화면을 다루고 있고, 특히 옷의 모란꽃무늬나 문신 같은 장식적 요소들에서 치밀하게 작은 공간들을 채워내고 있다. 안정과 평안을 바라는 중년여인의 현실적 소망이 여전히 모란꽃으로 나타나면서 이전의 굵고 붉은 꽃송이들보다는 거의 선묘 형태의 장식적인 패턴으로 수놓듯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 탈춤 인형들의 등장이다. 마음 속 소망과 얘기들을 대신 드러내는 작가의 아바타 같은 분신으로 차용하였다 한다. 얼굴 하나 가득 웃음이 가득한 양반탈과 수줍은 새색시로 곱게 차려입은 각시탈인데, 그녀와 마찬가지로 가느다란 끈줄들로 연결되면서 새로 꽃을 피워보고 싶은 인생의 새내기 같은 조심스러움도 슬며시 묻어 두었다.


    아울러, 주로 다루어 온 소재인 자화상을 토끼 두건을 두른 아이의 모습들로 분하여 둥근 화면에 그려내고 있는 작품들이 여러 점이다. 잠시의 방황과 혼돈 끝에서 스스로를 추스르면서 새색시와 마찬가지로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아이처럼 새롭게 시작해보고 싶은 간절함을 담아낸 표현들이다.


    그런 자기다짐을 가져오지만 여전히 세상은 아직 불확실과 미지의 것들인 모양이다. 대부분의 화면들이 어두운 먹색이거나 무채회색으로 단순 처리되어 있는 경우들이 많다. 또 다시 스스로 거듭나기를 꿈꾸며 아름답고 평온한 삶을 소망하지만 현실 속 존재는 아직 가느다란 실 끝에 올라앉아 허공에 위태로이 떠있는 화면구성들이 많다. 그렇게 예술세계에서나 인생에서나 늘 허허로운 현실너머의 행복과 사랑을 갈망하는 그녀를 위해 그 남자는 언제나처럼 용문신 수퍼맨 몸뚱이로 강건한 버팀목이 되어준다.


    <잠시 슬프다>는 인형놀이에 몰두해있다 길을 잃어버리듯 삶과 화업에서 문득 길이 보이지 않던 암담한 어느 때의 슬픈 속내를 축 늘어진 각시인형과 함께 묘사한 자화상이다. 그런 슬픈 자화상은 <가슴앓이>에서도 마찬가지다. 흐드러지게 만개한 모란꽃들로 가득 수놓아진 토끼옷을 입고 각시탈을 안은 자신의 모습을 회색바탕 화면의 허공 가운데 가느다란 실 끝에 걸터앉혀 놓았다.


    그러나 새로운 삶의 희망을 꿈꾸는 마음의 변화는 <꽃들아! 춤을 추어라>에서 반전된 모습으로 나타난다. 마찬가지로 가느다란 실들 끝에 매달려 어두운 화면 높이 떠있긴 하지만 각시탈들은 남자탈들과 함께 너울너울 춤추고 작가자신도 춤사위로 함께 흥을 돋우고 있다. 이런 변화는 회색바탕으로 좀 더 밝아진 다른 <꽃들아! 춤을 추어라>에서 자신이 직접 분신인 인형탈들의 끈을 조정하며 화면 하단부를 채우고 있는 자신감을 더한 작품으로 보여지기도 한다.


    작가는 늘 창작의 변화를 꿈꾸면서도 인생살이 현실 삶에서는 안정과 행복을 염원한다. 미지의 예술세계 속에서 길을 찾다 어느 순간 현재마저도 잃기도 하고 다시 희망을 길을 만들어 나가기도 하는 작가의 화업에서 현실과 가족만큼은 늘 변함없는 동반자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연작들 속에 엮어져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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