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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요안 개인전 : Military-Social Compl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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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1-10-19 19:02 조회11,28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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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념촬영-Factory>. 2011. 130x162cm. 신문에 콜라쥬&유채  ▶<Military-Social Complex>. 2011. 130x162cm. 신문에콜라쥬&유채



    ▲<사쿠라 꽃이 피었습니다>. 2010. 신문에 콜라쥬&유채. 92ⅹ117cm / 72x54cm



    ▲ <母>. 신문에 유채. 2010. 117ⅹ92cm  ▶<第五列>. 2010. 신문에 콜라쥬&유채.162ⅹ130cm



    ▲ <세월은 흘러도 산천은 안다>. 2010. 캔버스에 콜라쥬&유채



    정밀한 사실주의 인물화를 주로 그려오던 최요안이 그 인물화법에 사회의식을 담아 새롭게 시도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광주롯데갤러리의 창작지원전 2부로 초대되어 ‘Military-Social Complex’라는 이름으로 10월 19일부터 11월 2일까지 두 번째 개인전을 갖고 있다.

    콜라쥬 바탕에 주변 인물들의 초상을 특별한 감정이나 의식을 개입시키지 않고 담담하게 사실적으로 그려오던 이전 작업들에 비하면 이번 작품들은 꽤나 의도적인 변신이라 여겨진다. 이를테면 형식적 리얼리즘 작업들의 반복에서 느끼게 된 작품 내적인 건조함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변화의 모색이라 할 소 있다. 큰 틀에서 최요안 다운 사실적 화면은 그대로 유지하되 표현형식이나 오브제의 관심보다는 화면 속에 담아내는 메시지, 발언, 시대의식 같은 일종의 시사성 짙은 내용에 비중을 더 두면서 그 안에 곱씹어볼 직설과 은유 또는 풍자를 드러내는 것이다.

    조직과 집단의 권력화 내지는 사적 욕망들이 공공의 영역을 다시 잠식해 들어오는 최근의 거꾸로 가는 현실 상황들을 지켜보면서 작가로서 느끼게 된 시대의식들을 이전의 사실묘사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풀어내고 싶은 생각이다. 이번 개인전은 그런 의지를 작업으로 풀어내는 변화의 계기로 삼고자 하였다는데, 전시를 기획한 롯데갤러리의 고영재 큐레이터 글을 통해 좀 더 소상하게 살펴볼 수 있다.   






    모순을 향한 적요한 싸움
    최 요 안 Military - Social Complex 展

    롯데갤러리 광주점 큐레이터 고 영 재



    무엇을 그려야 하는가!


    최요안 작가와의 그간의 시간을 돌이켜볼 때, 그에게 단 한번도 ‘왜 그림을 그리는지’ 의문을 던져본 적이 없다. 작가의 삶, 그리고 그것과 작업 세계와의 당위성, 창작의 목적 등을 유추하기도 전에, 내가 보았던 그는 살아가는 이유와 작업 세계를 동일선상에 두고 있었다. 이 점이 일찍부터 최요안 작가에게 관심을 보인 이유다. 작가의 파릇한 나이에 비추어 다소 버겁게 느껴졌던 그의 작업관은 미술 안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창작의 과정 중에 있지만 앞으로의 행보와 관련하여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안겨주는 사람이기도 하다. 대학원 시절 첫 번째 개인전을 가졌던 작가는 그 첫 대화를 ‘이 땅에 살기 위하여’라는 선문답으로 시작했다. 국가 권력의 부조리나 사회의 구조적인 모순, 인간의 역사 안에 내재되어 있는 폭력성 등을 거침없는 어조로 풀어내었고, 여전히 우리사회에 만연해있는 불편한 징후들을 형상화시키고 있다.

    최요안 작가는 스물 아홉이라는 늦은 나이에 미술대학에 입학했고, 그 이전까지 직업군인으로 복무했다. 자유로운 기질의 그가 선택한 군생활은 나름 극한의 경험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불합리와 부조리함, 혹은 집단주의적 모순 등, 작가의 사고방식과 합일될 수 없었던 당시의 경험이 그로 하여금 사회와 인간의 관계망에 대해 고민하게 하였다. 이후 그가 선택하게 된 것이 그림이었고, 붓을 들기 시작하면서 총체적인 사회 구조에 대해 더욱 성찰하게 된다. 손재주 많던 어린 시절 숱하게 떠올렸던 낭만 속의 화가보다는 사회를 보는 곁가지로써의 미술, 그리고 그것을 실천해나가는 주체로서의 미술인의 태도를 지향하고자 했다. 우리의 근현대사에서 제때 정리하지 못한 역사적 과오, 그리고 그것에 의한 현대사회의 독소와 부작용에 대해 사뭇 날카로운 시선을 유지해온 것은 이러한 사고의 확장에서 기인한다.

    최요안은 다분히 직설적인 화법을 취하는 듯 하나, 실은 집중해서 그 면면을 보아야 한다. 518민주항쟁 당시의 계엄군과 시민의 모습을 담은 <第五列> 시리즈는 아마도 가장 직접적인 어조의 작품일 것이다. 계엄군의 군복은 ‘시민의 얼굴’로 그득 하다. 개체의 존엄성을 아우르는 듯한 특별할 것 없는 소소함의 파편들, 이는 안중에도 없단 듯이 무지막지한 폭력을 행사하고 있는 계엄군의 모습. 파편들과 행위자의 극단은 이미 그 행위가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님을 깨닫게 한다. 거슬러 5.16군사 쿠데타의 위용을 드러낸 듯한 정변의 주인공도 눈에 띤다. 그 인물 위로는 선홍색 꽃잎이 흩날리고 있다. <사쿠라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이 채 정리되지 않은 역사적 앙금, 더불어 그 찌꺼기 위로 난립한 한국 현대사의 안타까운 단면이 냉소적인 기운으로 우리를 바라본다.

    한편 작가의 모든 작품의 배경은 신문이다. 지나간 역사와 혹은 현재의 사실을 상징하는 신문지를 콜라주 형식으로 도배했다. 그림 또한 오늘의 기록이라는 그의 관점이 자연스레 읽혀지는 대목이지만, 이러한 행위를 두고 작가는 “역사와 사회에 대한 인식의 재고를 투영하는 의미이자, 더 나아가 현실의 부조리에 대한 각성을 뜻한다”고 역설한다.     

    Military - Social Complex
    _ 軍社複合體? 
    전체주의; 보이지 않는 사람, 사람들

    이번 전시의 주제 ‘Military - Social Complex’는 군산복합체[military-industrial complex, 軍産複合體]라는 용어에서 착안한 것이다. 군부와 독점 대기업의 상호의존체계를 의미하는 이 현상은 우리가 익히 인지해 온 미국 이라크 간 전쟁과 같은 국제분쟁의 시발점이다. 최요안 작가는 인간의 존엄을 간과해 온 한국현대사회의 폭력성과 전체주의적 속성을 군에서 보여주는 획일화된 집단체제에 빗대었다. 일명 ‘국민학교’시절의 빛바랜 단체사진에서 출발하는, 작품 <기념촬영-Fatory>는 무감각한 표정에 얼굴의 형태가 불분명한 어린 군상들을 보여준다. ‘전체’의 질서를 강요 받았던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보수적 성향과 그로 인한 모순을 유년시절의 군상을 통해 이야기한다. 전체주의를 향한 비평은 <Military - Social Complex>시리즈를 통해 심화, 제시된다. 현대사회에서 강요해온 질서 혹은 발전을 위한 대의명분이 그간 한국의 근현대사에서 얼마나 많은 아픔과 폭력을 양산해내었는지를 우의적인 어조로 드러낸다. 길거리를 나뒹구는 불법 전단지와 광고물로 집적된 군상 <Capital Soldiers>는 자본의 부박함과 전체주의적 질서유지가 뒤엉킨 모순의 극점을 보여준다. 더불어 화면의 전체를 붉은색으로 치장함으로, ‘색깔’이 주는 상징성과 함께 인간의식 속에 내재된 사고의 획일성, 그 보이지 않은 폭력성에 관해 언급한다.

    인물 연작 <Modern Portrait>에서는 지금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신문을 배경으로 앉아있는 인물은 오려 붙인 잡지나 파편에 둘러싸여 있다. 사회의 부속품으로 살아가거나 그마저도 여의치 않아 88만원 세대로 전락해버린 지금의 젊은이들, 젊은 기운에서 뿜어져 나오는 미래에 대한 희망 따위를 발견하고 싶지만 역부족이다. 유일한 풍경 연작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와 역사적 아픔의 현재를 보여주는 작품 <母>에서는 반복되고 지속적인 가치로서의 보편성, 그 절실함의 현재를 제시하기 위한 작가만의 노력이 엿보인다.  

    ‘사람’ _ 권리를 향한 새로운 싸움을 기대하며

    예술이 사회구조적 문제에 대처하지 못할 때, 그 역할은 궁극적으로 축소될 수 밖에 없다. 전체주의적 속성의 국가 폭력은 유토피아의 현존이 아닌 이상 죽지 않을 것이며, 다소간 잊혀지거나 다른 형태의 얼굴로 찾아올 것이다. 최요안 작가가 보여주는 떠올리기조차 지리한 폭력의 단상, 역사적 사실 등은 우리에게 항상 깨어있기를 간구한다. 미술이 메시지를 강요하거나 현대사회의 또 다른 부면의 선전 도구로 오용되는 것보다, 그것이 사회 안에서 무기력한 존재로 전락하는 일이 되려 슬픈 일이 아닌가!  

    최요안 작가의 스토리는 해석의 여지가 극명하다. 그러나
    확고하게 읽혀지는 형식이 오히려 공감하기 구차한 무색(無色)의 이미지로 덧입혀질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묻혀버린 역사에 관한 서슬퍼런 외침, 현재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는 구조적 혹은 정신사적 모순을 끊임없이 관찰해 온 작가에게, 좀 더 체감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참여적 정서를 주문하고 싶다. 전체의 모순을 보며 그 구조의 문제를 직시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이를 아우르는 ‘개체’에게 관심을 가져봄이 어떠할지…

    그간 최요안 작가가 보여줬던 사뭇 건조한 기운의 주제 표출 방식이 아쉬운 사람으로서 그 다음의 행보에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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