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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소와 사람과 삶의 소통관계 - 권승찬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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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11-03-05 15:32 조회8,77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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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소와 사람과 삶의 소통관계


    공간과 장소와 사람의 사회적 관계, 또는 개인사를 소재로 한 사적 삶의 영역과 공적 공간이나 공동체와의 관계를 주로 탐구하는 권승찬의 초대전이 담양 갤러리대담에서 열리고 있다.

    3월 3일부터 4월 19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는 권승찬의 대학졸업 후인 2002년부터 2011년까지 10년의 작업흔적들을 정리하면서 이를 토대로 한 단계 더 성장해 나가는 디딤돌을 놓는 성격을 띠고 있다. 따라서 전시작품들도 대담 공간의 거칠거나 정제된 각 공간들의 특성에 맞춰 꾸며졌는데, 입구 회랑과 옥상 노출콘크리트 벽면에 <That Place> 라이트박스 연작, 메인공간이라 할 기획전시실에 <웹-구글어스> 영상과 사진설치, <당신 생에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입니까> 폴라로이드사진 작업, 로비나 카페, 2층 게스트룸에 <자취의 현대사> 연작 등을 배치하였다.

    권승찬의 대부분 작업들은 개인의 사소한 일상으로부터 장소와 사람의 관계를 끄집어내고 시각이미지로 드러내어 사회라는 외적 범주 속에서 되비춰보고 세상에 대한 발언들을 엮어내는 연작형식들이 많다. 그것은 지극히 사적이면서도 사회적일 수밖에 없는 예술작업의 속성이기도 하지만, 개별존재로서 자기영역과 공적인 바깥세상과의 줄을 잇거나, 개인과 개인의 관계들을 연결하고 커뮤니티를 만들어가는 지속적인 시도이다. 환경과 조건이 다른 여러 현장프로젝트나 레지던시프로그램의 공공영역에 참여하면서 또 다른 세계나 존재들을 경험하고 소통의 새로운 발견과 가능성들을 체험하면서 사람과 장소와 공간에 관한 문화적 행위로서 네트워킹에 중심을 두게 된 것이다. 삶의 흔적이면서 역사를 만들어 가는 주체로서 장소와 사람의 관계를 보여주는 그의 일련의 작업들은 공간과 사람의 사회 문화적 관계에 대한 이미지화 작업이기도 하다.

    그는 자신의 작업에 대해 “한 개인으로서의 ‘나’와 타인(관람자ㆍ일반인)으로서 ‘너’의 어떤 공통성과 서로 다른 감성적 인식 차이에 관한, 흥미를 도출해 나가는 작업들”이라 한다. “극히 사적인 것들(장소ㆍ시간ㆍ습관ㆍ정서ㆍ관심사 등)을 공적인 곳에 배치하고 나열하여, 일종의 사회 병리 현상적 관점으로 생각하고 바라보기를 행하는 과정들”(작가노트 중)이라는 것이다. 콤플렉스에 의한 것이든, 사는 방식 때문이든 개인적인 삶의 영역들은 때로는 견고한 아성이기도 하고, 또 바깥세상을 향해 끊임없이 확장해 나가고 움츠려들기도 하는 유기체일 수도 있다. 세상사는 중에 자기 삶을 둘러싼 유무형의 외적 요소들과 무수한 관계를 맺고 사회공동체라는 세상을 이루어가는 개별존재, 그런 개체와 공동체 두 영역 사이에 문화적인 길트기를 계속해 나가는 것이다. 조형언어로서 사진이나 회화적인 작업을 비롯해, 광고 같은 시각이미지나 음식과 방송프로그램과 별난 이벤트들을 자유롭게 활용해서 세상 속 관계를 만들어간다. 사람과 사람사이, 개인과 세상사이, 위성에서 내려다보이는 실재이면서 비현실적인 공간 사이, 사이버공간과 세상 속 작은 공간 사이에 소통의 소재나 매체, 표현과 공유의 형식을 만들어가면서 소통의 물길을 계속 열어가는 것이다.

    이번 전시작품 가운데는 갤러리대담이 위치한 담양의 특정 장소나 현장 사람들을 전시에 연결시켜내기 위해 <That Place> 연작으로 죽녹원이나 메타세콰이어 가로수길을 찾은 신혼부부들을 주인공으로 한 라이트박스 새 작업과, 담양군수를 비롯한 군청 관계자들에게 역시 빨간 카드를 들려 촬영한 사진들을 웹-구글어스 이미지들 속에 포함하고 있기도 하다.

    사적, 공적 영역을 오가며 소통과 관계를 중요시하는 그의 작품세계 특성대로 더 많은 이들과 접속점을 만들고, 작가인생에 있어 초반 10년 작업의 한 매듭을 지으면서 앞으로의 방향을 재설정하고자 하는 그의 희망이 순조롭게 풀려나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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