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과 생명의 기이한 조합- 장호현 개인전 > 전시비평/리뷰

본문 바로가기

전시비평/리뷰

Home > 남도미술소식 > 전시비평/리뷰
    전시비평/리뷰

    문명과 생명의 기이한 조합- 장호현 개인전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08-12-22 18:34 조회11,388회 댓글0건

    본문

     

    사진과 복합매체를 결합하여 대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는 장호현의 첫 개인전이 12월 11일부터 12월 24일까지 광주 롯데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롯데갤러리의 창작지원전으로 기회를 갖게 된 이 발표전은 미니어처 정도의 작은 인형이나 생물체들의 부분들을 조합하여 설치한 소품들과 함께 이 소품들을 재연출한 대형사진 작업들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작은 새나 실험용 흰쥐, 개구리, 게, 닭발 같은 생명체들의 박제물들이 여전사 이미지의 인형이나 젤리형태의 먹거리와 결합되거나, 유리병에 표본처럼 담겨져 있다. 하나같이 기괴하게 변형된 형체여서 시각적인 충격을 주기에 충분하다. 더욱이 조형적으로는 균형 잡힌 조화와 완상용 같은 감각적 아름다움을 보여주면서도 기이하게 조합된 각 부분들의 변형은 현실과 상상을 오가면서 긴장감을 더해준다. 게다가 작품 주변을 은근히 감도는 동물들의 부패되어가는 냄새까지 더해지면서 우연히 비밀스런 공간을 들여다본 듯 한 전율을 느끼게 한다. 끝을 모르는 문명의 급속한 전개과정에서 점차 현실화되어가고 있는 ‘불건전 진화’의 확산과 잠식에 관한 작가의 경고 메시지가 오감을 통해 직설적으로 파고든다. 영역을 넘나드는 인간의 과도한 욕망과, 무한정으로 변형 확장되어가는 먹거리, 계속되는 돌연변이와 복제와 신종 생명체의 등장, 감각적 섹슈얼리티와 쾌락의 탐미들이 혼성 착종된 섬찟한 실물들을 맞닥뜨리고 있는 것이다.

    문득 비감해지는 장호현의 작품세계는 전시 카탈로그에 실린 작가의 작업메모에서 좀 더 깊이 들여다 볼 수 있다.              



    불건전한 진화론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진화한다. 진화의 흐름 속에 불필요한 구성요소는 퇴화과정을 거쳐 사라지며, 생존에 필요한 형식만을 갖추며 진화를 거듭해 나간다. 인류는 진화와 더불어 신의 영역에 도전했으며, 유전자 조작을 비롯한 무수한 실험들이 과학의 미명하에, 나아가 인류의 윤택한 삶을 위한 명목으로 자행되어 왔다. 문제의 어긋남 즉, 불건전한 진화는 여기서 시작한다.
    문명의 발달은 인간에게 조화가 아닌 조합을 꿈꾸게 하였고, 과학의 발전은 유전자 조작을 통한 배아복제로 조합의 꿈을 실현케 하였다. 그리고 현재, 그 조합의 부작용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신품종의 개발과 수리 시설의 확장, 그리고 화학비료의 사용을 포함하는 녹색혁명은 30여년을 채우지 못하고 환경오염이라는 부작용을 드러냈다. 그리고 제2의 녹색혁명이란 불리는 ‘유전자 조작 농산물(GMO)'은 생산량의 측면에서는 기립박수를 보내야 하겠지만 질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유전자 조작 생산물을 섭취한 동ㆍ식물에게 종족번식의 불능이라는 치명적인 유전자 결함을 야기 시켰다. 또한 최근의 상황을 거론한다면 공업용 화합물질인 멜라닌이 포함된 동물사료로 인해 약 5,000마리 이상의 개와 고양이들이 신장질환으로 죽었으며 분유에 포함된 분유에 포함된, 일명 멜라민 분유로 인하여 어린아이들의 생명을 직접적으로 위협했다.

    이 부작용이 일시적이며 소수의 특정한 종에 한정된 현상이라 누가 단정 지을 수 있겠는가? 나의 작업은 불협화음의 결과를 드러내는 것이 아니다. 불협화음 그 자체를 보여주고자 함이다. 우리 시대의 특정한 불협화음, 불건전한 진화, 인형의 몸에 동물의 일부분이 함께하는 구성은 조화롭지도 유쾌하지도 않다. 나의 작업은 인형 같으면서도 인형이 아니고, 동물 같으면서도 동물이 아니다. 살아있는 자체의 진화에 침강한 과학과 문명의 결과물인 이중적 존재 즉, 잡종이다. 
    나는 인류가 '진화의 쁘그덕 거리는 소리'를 듣길 바란다"


    - 장호현


    이번 첫 발표전을 갖는 장호현은 2006년 조선대학교 미술대학 판화미디어학과를 졸업하였으며, 그동안 그룹 ALL 창립전(2004, 광주 남구종합문화예술회관), 북아트기획전(2004, 광주 무등갤러리), 제2회 환경미술제(2006, 광주 문화공간 서동), 아이콘-거시기씨 오르가즘양을 꼬셔봐(2006, 지산갤러리), Art in City 2006 도큐먼트 전시 : 10+1프로젝트전(2006, 서울문화재단), 아시아 지역미술 교류 워크숍(2007, 광주문화중심도시 홍보관), 영 아트페어&옥션전(2007, 광주 롯데화랑), 광주현대판화가협회전(2008, 광주 신세계갤러리), 제대로 영역점유(2008, 광주 매개공간 미나리), 서울국제판화사진 아트페어-SIPA(2008, 서울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등의 전시에 출품하였다.


    광주 롯데화랑 062-221-1808

    장호현  011-9451-2138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Copyright 2024 광주미술문화연구소 All Rights Reserved
    본 사이트의 이미지들은 게시자와 협의없이 임의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