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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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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09-01-19 08:30 조회9,41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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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 롯데화랑이 신년 첫 기획전으로 마련한 ‘몸을 읽다’ 드로잉전이 열리고 있다. 1월 8일부터 1월 28일까지 계속되는 이 전시는 인체를 소재로 한 ‘드로잉의 표현성에 관한 이야기이며... 제스쳐에 의한 드로잉의 개방적 성질’을 보여주는 전시이기도 하다(고영재 큐레이터의 서문 중). 특히 독자적 작품세계와 함께 꾸준히 인체 드로잉을 계속해 온 선배들과 갓 대학을 마친 후배들이 함께 어울리면서 기존의 드로잉에 대한 관념을 벗어나 재료나 형식을 자유롭게 다룬 작품들이 많이 섞여 있어 눈길을 끈다.


    가령, 여체에 물고기의 머리와 지느러미 부분들을 결합시킨 비현실적 이미지를 볼펜으로 점을 찍어 형체를 이루어낸 서기오의 <모래 이야기>, 돈으로 가득 채워진 여체에 욕망의 손가락들이 뻗어나가며 날개가 되어 붙은 심현경의 <무제>, 조명이 들어있는 아크릴 반원구에 여체 먹 드로잉을 중첩시켜 겹쳐보이게 만든 김현숙의 <읽을 수만 있다면>. 작은 아크릴판에 메니큐어로 그림을 그려 허공에 매단 이지연의 <무제>, 잡지를 이어붙인 바탕에 굵은 콘테로 여체를 드로잉한 김병택의 <무제> 등은 기존 여체 드로잉의 기본을 유지하면서 좀더 색다른 재료나 작업방식을 모색해 본 것들이다.


    이들과 함께 정진희는 키 큰 와인병에 여인의 뒷태나 좌상, 옆모습, 얼굴, 인체 부분 등을 칼라로 그려 덮거나, 종이에 그린 드로잉을 투병한 유리병 안에 넣어 아크릴 상자들과 함께 설치형식으로 쌓아놓았고, 정선휘는 네모 난 색동 천에 실꾸리나 골무 모양의 흰 천을 덧대고 바느질로 단지 여체의 형태미 이상의 여인의 삶과 연관지어 여체를 읽어내고 있으며, 박수만은 초점을 흐린 여체 사진들 위에 가느다란 흰 선들로 사실성을 왜곡시킨 회화적 선묘들을 남기는 방식으로 몸을 읽어내기도 한다.


    헤아릴 수 없는 세월과 작가들이 각기 다양한 관점과 문화적 배경과 표현형식으로 다루어 온 여체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도 또 다른 분화들을 계속하면서 인체의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번 ‘몸을 읽다’는 특별한 주제의식이나 여체를 소재 삼아 세상과 사람들을 얘기하기보다는 사람의 몸 자체를 자기방식들로 읽어내는데 충실하려 한 것 같다.


    광주롯데화랑  062-221-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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