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걸음으로 만리길을 간다 > 전시비평/리뷰

본문 바로가기

전시비평/리뷰

Home > 남도미술소식 > 전시비평/리뷰
    전시비평/리뷰

    소걸음으로 만리길을 간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09-01-29 08:40 조회9,313회 댓글0건

    본문

     

    기축년 己丑年 소띠 해가 설날을 지나 힘찬 걸음을 내딛고 있다. 광주 신세계갤러리가 마련한‘우보만리 牛步萬里-소처럼 걷다’전시회도 소에 관한 작가들의 다양한 상상과 표현으로 정초부터 다짐을 새롭게 가져보는 자리가 되고 있다.


    1월 20일부터 시작된 이 전시는 2월 3일까지 계속되고 있는데, 광주를 비롯한 서울과 부산 전북 등지에서 초대된 22명의 작가들이 소를 통해 새해의 꿈과 상상과 풍자와 각오를 독특하고도 재미있는 작품들로 보여준다.


    이 가운데 강용면의 <온고이지신-온고지신 溫故而知新-溫故知新>은 세밀하게 깎고 화려한 색채의 과슈를 칠한 작은 나무조각들로 현대 문명사회의 각종 다양한 기기와 장비와 무기들 속에 인간모습들이 뒤엉킨 소의 형상을 만들어 내놓았고, 정운학은 <연상채색-소>에서 점박이 얼룩배기 황소들의 껍데기 형상들을 진한 채색을 입혀 모아놓았는가 하면, 윤남웅은 <힘찬 새해>를 통해 왕방울처럼 크고도 선한 눈이지만 힘 있게 앞을 향하는 소의 모습을 투박하고 정겨운 수묵화로 묘사하였고, 김상연은 날개달린 소떼들의 가벼운 비상을 캔버스 그림과 판화들로 벽면 가득 채우고 있다.


    또한, 이이남은 이중섭의 <흰소>를 차용하여 눈과 꼬리를 연속동작으로 움직이게 하거나 몸통 안에 다른 이미지들을 중첩시킨 미디어영상 작품을 선보여주고, 김성철은 누렇게 빛나는 <황금소똥>에 파리 모기들을 정교하게 표현해 붙여 놓았고, 한 때 황소 연작을 계속했던 황영성은 사람과 나무와 길과 바람과 하나된 소의 모습을 평면으로 단순 변형시킨 1989년 작 <가족>을 오랜만에 다시 보여주고 있다.


    새로운 출발점에서, 새로운 의지와 기대와 부담들이 뒤섞이는 연초에, 소걸음으로 만리를 간다는 작가들의 작품들을 통해 각오와 의지와 끈기를 새롭게 다잡으면서 기축년 한해를 힘차게 시작해 볼 일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 Copyright 2024 광주미술문화연구소 All Rights Reserved
    본 사이트의 이미지들은 게시자와 협의없이 임의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