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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즐거운 상상과 대중적 이미지의 유쾌한 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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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광주미연 작성일09-07-06 19:24 조회9,95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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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즐거운 상상과 대중적 이미지의 유쾌한 복제


    유머와 위트를 담아내는 조각가 고근호의 여섯 번째 개인전이 광주 나인갤러리 초대전으로 6월 23일부터 7월 5일까지 열렸다. 최근 계속하고 있는 ‘즐거운 상상’ 연작 중 ‘영웅 CompositionㆍHappy ImageㆍEpisode' 등의 철조 작업들을 주로 선보이면서 ‘바람 부는 날’ ‘꽃다방 미스김’ ‘기다리는 사람’ 등 이전 작업의 연장선에 있는 작품들과 ‘퓨전 신윤복ㆍ김홍도’의 춘화조각을 함께 선보였다.


    고근호 작업의 근간을 이루는 철조인물상들은 대중문화 모델이나 애니메이션 캐릭터, 사회문화적 유명인 등의 이미지를 철판에 레이저 커팅 기법으로 표현해낸 작품들인데, 훨씬 정교해진 기술적 처리와 풍부해진 표현력들이 눈에 띄었다. 판재를 구부려 입체감을 내고 볼트로 결합시켜 중첩된 이미지를 만들고 열도장으로 선명한 원색들을 올려 금속이라는 차갑고 딱딱한 소재의 느낌보다는 동심의 세계와도 같은 즐거운 상상력들을 불러일으키는 작품들이었다. 이번 초대전을 마련한 양승찬 관장의 말마따나 “우울한 현실 속에서 세상과 가벼운 심리적 거리를 두게 하는” 재미있는 작업들이 대중문화와 어릴 적 향수, 삶의 단편들을 무겁지 않게 돌아보게 만든다.


    이번 전시작품들에 대해 최태만(미술평론)은 “<영웅-마징가 Z>는 작가의 추억의 재생에 의해 만들어진, 따라서 실재와 상관없는 ‘흉내내기’이자 시뮬라르크(simularce)라고 할 수 있다… 영웅 시리즈는… 영웅의 부재이다. 이 부재의 시대에 매스미디어에 의해 제조된 영웅, 즉 이미지로서 영웅은 그의 작품 속에서 동일한 유형의 자기복제를 통해 증식된다… 고근호의 작품에서 ‘유쾌한 상상을 통한 풍자적 전복’은… 만화에서나 볼 수 있는 형태의 단순화와 왜곡, 뚜렷한 유곽을 지닌 평면을 채우고 있는 원색 등은 구조가 복잡해진 ‘영웅’이나 ‘구성’ 시리즈에서도 계승되고 있다…그 어떤 정치적 메시지나 주장도 담지 않은 이미지로서의 한 혁명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원본이 지닌 내러티브가 소멸하는 대신 도상만이 전면으로 돌출되고 있다… 그것 너머에서 작동하고 있는 이미지의 현실을 바라보는… 그는 모든 작품에서 심각함을 비워냄으로써 대상 자체를 하나의 이미지, 그것도 해석된 것이 아니라 그의 유머에 의해 가공된 이미지를 제시하고 있음을 주목할 때 그가 파악하고 있는 이미지의 현실이란 현실이 아니라 가상의 세계임이 드러난다… 그의 작품을 통해 우리가 잃어버린 천진함을 복원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일일 것이다”라고 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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